중국의 대북한 전략은?,
[중국과 중국인]북한에 대한 태도는 한국, 미국과 달라
    2013년 05월 15일 10:1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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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가 최근 북한에 대해 연이어 상반된 조치를 취함으로써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대한 중국정부의 동참에 기대감을 표명하던 정부 당국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새롭게 구성된 중국 지도부가 과거와는 다른 중-북 관계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 역시 힘을 잃어가고 있다.

한편 최근 중국정부가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을 이행하기로 결정한 후 중국의 주요 국유은행들이 자신들의 은행에 개설된 북한은행의 계좌들에 대해 조사하고 이들 은행들의 불법적인 영업행위를 금지시키는 조치를 연이어 단행하고 있다.

외환거래를 담당하는 중국최대은행인 중국은행(中国银行)이 조선무역은행(朝鲜贸易银行)의 계좌를 폐쇄한 후 역시 중국 4대 국유은행 중의 하나인 중국건설은행(中国建设银行)이 조선광선은행(朝鲜光鲜银行)과 황금삼각주은행(黄金三角洲银行)의 영업을 정지시켰으며, 북한과 중국 간의 최대 무역도시인 단동(丹东)시에서도 3~4개 북한은행의 영업이 정지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엔 또는 미국정부의 대북제재 조치에 미온적이거나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과거에 비하면 북한의 3차 핵실험 이후 중국정부의 적극적인 우려표명과 유엔안보리의 대북제재 결의안에 대한 전향적인 태도는 중국정부의 북한에 대한 전통적인 입장이 변하는 것 아닌가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갖게 해준 것도 사실이다.

사실 중국정부와 일부 전문가들을 제외한 다수의 중국인들과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미국의 압박에 불편해하면서도 북한의 행동에 대해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불편한 시선으로 바라보기 시작했으며, 심지어는 북한과의 새로운 관계수립을 강력하게 주장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겉으로 드러나는 중국정부의 몇몇 조치들만으로 중국의 영토안전을 위한 보호막으로서의 북한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다거나 곧 바뀔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지나치게 낙관적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중국정부의 이런 태도변화는 중국이 주창하는 강대국외교의 일환으로서 미국과 함께 G2로 불리고 있는 중국의 국제사회에서의 임무 수행일 가능성이 크다.

특히 동북아문제에서 이미 미국으로부터 주요 협의대상으로 인정받은 중국으로서는 동북아의 가장 민감한 현안인 북핵문제에 대한 국제사회의 결정을 존중하고 또 그 결정의 집행에 동참함으로서 책임 있는 일원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동시에 미-중간의 대립에서 줄타기를 하는 북한의 새로운 권력자들에게 중국정부에 대한 확실한 입장표명을 요구한 것일 수도 있다.

이와 동시에 중국정부는 북한에 대한 포용정책을 집행해 유엔을 앞세운 대북제재에서 북한을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국가가 중국이라는 점도 확인시켜주고 있다.

북한은행들의 불법영업에 대한 제재조치와 동시에 북한과의 민간교류를 활성화시키는 조치들도 동시에 진행시키고 있는 것이 바로 그런 예인데, 최근 단동의 여행사들과 베이징시 산하의 베이징청년여행사(北京青年旅行社) 역시 북한 여행상품을 출시했다.

중국-북한

중국여행국(旅遊)의 통계(南方周末)

중국에 입국하는 북한인들의 숫자 역시 최근 몇 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중국에 입국한 북한인들에 대해 분석한 중국여행국의 통계를 보면 북한의 중국에 대한 인력수출이 꾸준하게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는데, 이들의 임금은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북한노동자들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중국정부는 중국에서 일할 북한 노동자들의 숫자를 계속해서 확대할 것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당근과 채찍. 최근 중국정부의 북한에 대한 태도를 과거와 비교하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은 확실하다. 과거와 같은 일방적인 지지나 지원은 점차 줄어들고 국제사회의 기준에 부합하는 현실적인 정책과 조치들이 집행되고 있다.

그것은 중국의 국력이 크게 신장해서 상대적으로 북한의 역할에 대한 부담이 줄어서 일수도 있고 또 날로 확대되는 중국의 국제적 지위에 부응하려는 조치들 일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중국의 북한에 대한 입장이 미국이나 한국정부에서 바라는 것처럼 북한을 일방적으로 압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기를 기대한다면, 이는 지나치게 순진하거나 자의적인 태도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중국은 중국이다. 한국도 미국도 아니다. 특히 미국이 중국을 동반자로서보다는 강력한 경쟁자로 여기고 있는 상황에서 그리고 그런 미국의 동북아 또는 한반도 정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한국의 입장을 중국이 지지해 주기를 바라는 것 자체가 비현실적인 것이다.

역지사지(易地思之). 말은 쉽지만 실행하기는 어렵다. 진짜로 중국의 도움이 필요하다면 현재 중국이 처한 상황에 대한 현실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방식으로 요청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소개
중국의 현대정치를 전공한 연구자. 한국 진보정당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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