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갑'에 대한 '을'들의 반란,
    CJ대한통운 택배기사 파업
    사측, 대화 거부한 채 고액 수수료 지급하며 대체인력 운용 중
        2013년 05월 09일 11: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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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부터 시작된 CJ대한통운 소속 300여명 택배기사들의 운송거부 투쟁이 전국적으로 확대되고 있어 8일 운송거부 차량은 1000여대로 늘어났다.

    8일 경기도 안산에서 대규모 첫 집회를 열었으며, 광주 청주 전주 천안 창원 등지에서도 산발적으로 운송을 거부하는 파업 참가자들이 늘고 있다.

    CJ대한통운택배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지역별로 선정된 대표자들을 소집해 7일 오후 전국회의를 개최했으며, 그 자리에서 △배송 수수료 950원 인상 △패널티 제도 폐지 △사고처리 책임전가 금지 등 12개 요구안을 확정했다.

    또한 전국 7개 광역 대표자를 포함한 교섭위원을 선정하고 회사 측에 교섭을 요구한 상태이다.

    택배기사의 하루, 감정+육체+장시간 노동의 3콤보

    택배기사들은 새벽녘 물류센터에 모여 출고할 상품을 분류한다. 통상 하루에 배송해야 하는 상품은 200건. 택배를 받아본 사람은 누구나 다 알겠지만 배송 전 택배기사들은 확인전화나 문자를 일일히 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부재중이니 다른 시간에 와달라, 다른 날 와달라고 요구하는 고객들도 부지기수다.

    이런 감정노동을 수백번을 거쳐 배송지에 도착하면 엘리베이터가 없는 빌라 계단을 수십번도 더 오른다. 집에 아무도 없는 경우 고객의 요청에 따라 잘 숨겨두지만 도난이라도 당한다면 고스란히 택배기사의 책임으로 몰아가는 경우도 빈번하다.

    소비자가 지불하는 택배요금 2500~3000원에서 기사들에게 돌아가는 수수료는 700~930원선. 하루 200건을 배송한다면 14~19여만원의 돈이 들어오지만 여기서 차량 유지비와 유류비 등이 빠져나간다.

    고객들과 하는 하루 수백통의 전화와 문자 등 통신비도 기사 몫이다. 교통신호 위반 등으로 벌칙금이 나온다면 대부분 기사들이 감당해야 하고 회사는 그 일부만 보전해준다.

    그렇게 하루 14시간 중노동을 반복한 결과 한 달 손에 쥐는 월급은 200만원에 못 미치는 경우가 태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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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업 중인 택배노동자들의 차량

    택배기사 뿔난 이유…컴플레인 1번에 3~10만원 벌금

    CJ대한통운은 CJ GLS가 대한통운을 지난 4월 인수 합병해 생긴 회사이다. 이 과정에서 880~930원이었던 운송수수료를 일부 지역에서 800원으로 일괄 인하했다.

    이외에도 택배 물건의 파손과 분실, 받는 사람의 부재로 물품 배송이 지연될 경우에도 패널티를 부과하고 있어 불만이 더욱 커졌다.

    고객정보 오류 등으로 물건을 받지 못한 고객이 이의를 제기할 경우 기사들은 3만원의 패널티를 내야 한다. 고객과 언쟁이 벌어져 고객이 항의할 경우에도 10만원의 패널티를 내야 한다. 물건 분실시에도 기사들의 수수료에서 물건 값을 공제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물건 분실 관련해서는 고의적으로 고가의 물건을 분실한 것처럼 속여 다시 그를 현금으로 보상받는 블랙 컨슈머(소비자)들이 있지만 회사는 이들을 철저히 가려내기는 커녕 택배기사에게 모두 전가한다.

    파업 전 협상안 이끌어냈지만 사측이 전면 백지화

    현재 CJ대한통운측은 자신들의 수수료 정책이 업계 최고 수준이며 통합 과정에서 일부 지역 수수료가 올라가거나 떨어졌지만 통합 이후 3개월간 평균 수입이 3월(통합이전)보다 낮을 경우 차액을 전원 보전을 약속했다고 주장했다.

    패널티의 경우도 최소한의 기준일 뿐 현재까지 패널티를 적용한 경우는 단 1건도 없다는 것이 회사측 설명이다.

    하지만 파업 전 CJ가 대한통운을 인수했던 시기로 올라가면 사정은 다소 다르다.

    CJ측은 협상 과정에서 이미 수수료를 건당 100원 삭감과 패널티제도 도입을 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이 때문에 택배기사들이 협상을 수차례 시도했지만 CJ측은 단 한차례의 대화도 거부한 채 4월 3일 합병만 예정대로 진행하겠다고 되풀이했다.

    이 때문에 3월 30일 광주를 기점으로 파업을 벌였으며 7시간만에 합의안을 이끌어냈다. 주요 내용으로 △수수료 40원 인하(920원에서 880원) △패널티제도 3개월 유예후 재협상 △편의점택배 4시 수거 △업무시 필요한 소모품 무상지급 등이었다.

    택배기사 입장에서 10년 넘게 인상되지 않은 수수료를 40원이나 인하해야 했지만 패널티제도를 막기 위해 자신의 임금이나 다름없는 수수료를 인하하는데 동의했다.

    하지만 CJ측은 협상 타결 후 한달도 지나지 않아 △편의점 택배 수거 6시 연장 △패널티제도 5월 시행 예고 △소모품 자비 구입 등을 강요하며 협상안을 백지시켰다는 것이 택배기사들측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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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주, 천안에 모여있는 택배 노동자들의 모습

    현재 택배기사들의 운송 거부는 구 대한통운 소속 기사들 이외에도 일부이지만 CJ소속 기사들도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며, 업무 자체가 달라 동참하고 있지 않은 기사들도 물품 배송을 타업체로 급하게 대처하는 과정에서 동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측, 땜빵 업체 119 통해 물품 배송…대화는 NO

    현재 CJ 대한통운측은 사무실 직원들을 동원해 물류센터에서 물품을 나르고, 배송은 땜빵 업체인 ‘119’라는 업체를 통해 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윤종학 비대위원장에 따르면 이 119라는 업체는 화물운송자격증은 없는 곳으로 기존 택배기사들이 다치거나 부모님이 돌아가시는 등 불가피하게 일을 할 수 없는 경우 대신하여 며칠 간 일을 도맡아 해주는 곳이었다.

    대체 업체인 만큼 건당 수수료도 1400~1500원 선인데 사측은 파업 참가자들과 대화보다는 이들을 고용해 물품을 처리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서는 건당 3천원을 지급하면서까지 파업 대체인력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비대위측의 얘기다.

    또한 사측은 파업 참가 차량이 250~300대라고 일축하며 파업 참여 규모가 작은 만큼 업무에 차질이 없다며 배송완료율이 91%에 육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윤 비대위원장은 “전산상에서 ‘강제 배송 완료’ 버튼을 누르고 있기 때문이다. 정작 배송을 받는 사람들은 배송을 받지 못했는데 ‘배송 완료’라고 떠 항의전화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측이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CJ대한통운측은 언론을 통해 택배 기사들에게 “소득 40% 인상”을 제안했다고 하지만 이 또한 거짓말이다. 현재까지 사측은 택배기사 측들과 대화를 한적이 없다는 것. 소득 40%도 ‘수수료율 40% 인상’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윤 비대위원장은 “소득 40% 인상 제안은 건당 수수료 40% 인상을 의미하는게 아닌 말장난이다. 우리가 하루에 물품을 40% 이상 더 배송하면 소득이 40%가 되는거다. 한 마디로 말 장난에 불과한 것”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현재 CJ대한통운측이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면서까지 대체인력을 운용하면서도 대화에 나서지 않는다면 파업은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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