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팔 산간지역의 열악한 교육현실
        2013년 04월 24일 03:0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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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속엔 다양한 현실이 담겨져 있다. 생활양식, 음식, 음악, 정치적 상황 등 영화 속에서 볼 수 있는 현실은 또 다른 여행이 될 수 있다.

    최근에 본 네팔 영화는 다큐멘터리였다. 제목은 <In Serch of Education>로 아직 정식 극장에선 소개되지 않았지만 만들어진지 꽤 오래된 네팔 서부 산간지역의 교육현실과 죽음을 감수하고 야살쿰부(동충하초)를 캐러 떠나는 여정에 대한 다큐로 공동체 상영 때 관람하게 되었다.

    접근성과 여러 가지 현실적 이유로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네팔 서부 산간지역에서 교육에 관한 영화를 찍은 감독이 궁금했다. 감독 Jiban Bhai 님과의 간단한 인터뷰를 통해 더 많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영화는 초반부는 네팔 교육제도와 현실에 대해, 중반부는 서부 산간지역 Karnali 의 아이들 학교에 대한 현실, 후반부는 경제적 활동을 위해 야살쿰부(동충하초)를 캐러 떠나는 여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감독 Jiban Bhai

    감독 Jiban Bhai

    Asha : 언제부터, 어떻게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는가?

    Jiban : 전공은 비즈니스 매니지먼트였다. 하지만 내 직업은 베이스 기타리스트였다. 주로 나라와 관련된 Patriotism(애국심) 위주의 노래를 하는 밴드였다. 1999년 뮤직비디오를 찍게 되고 카메라를 접하게 되면서 촬영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되어 뛰어들었다.

    2002년 공동작업으로 여행 다큐멘터리를 찍는 일을 하게 되었다. 마낭지역을 다른 계절마다 찍어 보여주는 것이었고 이 다큐를 위해 네팔 전 지역을 다녔다. 사회적 메시지로 네팔의 문화에 대해서 이야기는 여행문화다큐였고 3년이란 시간이 걸렸다.

    2005년 방영되었는데 상업적으로 성공했던 공동작업 다큐였다. 고향은 포카라인데 공동다큐 작업 후 2004년 카투만두로 이주하여 본격적으로 내 일을 시작했다. 네팔의 수입원 1위가 해외이주노동자들이 보내는 돈이다. 나의 가족도 해외이주노동을 원했으나 나는 카메라를 잡았다.

    Asha : <In Serch of Education> 다큐 작업에 대해 좀 더 설명해달라. 어떤 계기로 이런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Jiban : 3년이란 시간 동안 네팔 전 지역을 다니면서 지역의 격차를 보게 되었다. 너무 다른 상황에서 교육과 관련된 다큐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컨셉페이퍼를 천천히 쓰기 시작했다. 그 다큐가 <In serch of Education> 이다.

    2007년 카날리지역을 방문하여 42일동안 사전조사를 했다. 처음엔 배낭에 옷을 잔뜩 들고 갔으나 이동하기 불편하여 다 주민들에게 기부하고 한 개의 옷으로 42일동안 버티다가 온 몸에 알레르기가 생겼었다. 같이 작업한 카메라맨 Binod Karki 는 역사를 전공한 친구였다.

    사전조사 작업이 정말 중요했다. 카메라맨 친구가 네팔의 교육에 관한 역사를 잘 정리해주었었다. (다큐를 보면 초반 30분정도 네팔의 교육에 관한 역사를 정리해주는 것으로 할애했다.) 사전 조사 하면서 신문에서 카날리 지역에 대해 자주 보곤했다.

    약이 부족하여 간단한 치료제가 없어 죽는 사람들이 많았다. 약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열악하단 이야기를 듣고 가기 전 약을 모아 50박스 이상을 챙겨 갔었다. 카날리에서 다시 돌아와 돈을 벌어 다시 카날리의 다른 지역으로 떠나길 반복한 끝에 3년 2달만에 다큐가 완성될 수 있었다.

    Asha : 극장에선 상영되고 있지 않던데 일반인들도 DVD로 구매가 가능한가? 어떻게 상영되고 있는가?

    Jiban : DVD는 살 수가 없다. 공동체 상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끝나고 나면 극장과의 계약도 진행할 예정이다. 첫 상영 행사 때 대통령을 초대하겠다는 생각으로 대통령궁을 찾아갔다.

    대통령도 농부의 아들이셨다. 어렵게 공부했고 교육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상징적 인물이라 생각했고 대통령이기 때문에 이 네팔의 현실을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4개월동안 대통령 비서와 3번 미팅을 했다.

    어떻게 대통령을 만나겠다고 생각하냐는 답변과 이 다큐가 정치적 문제의 장면들이 있으니 편집한 후 다시 찾아오란 답변만 들었다. 첫 번째도, 두 번째도, 세 번 째도 단 한 장면도 편집하지 않고 찾아갔었다. 결국 대통령을 만나지 못했다.

    그러던 중 회원으로 있는 포카라 마차푸추레 라이온스 클럽에서 공동체 상영을 하자고 해서 포카라에서 상영했다가 큰 반응을 얻었다. 1,300명 가까운 사람들이 관람을 했다. 그 후 카트만두에 돌아와 상징적인 곳을 찾았다. 바로 Durbar 고등학교였다. (Ranipokhari 에 있는 Durbar 고등학교는 네팔에서 가장 최초로 생긴 영어학교이자 현대식 학교로 1892년 왕족 가족들만을 위해 운영되다가 1902년에 일반시민들에게도 개방되어 운영되고 있다.)

    학교는 관리가 되지 않아서 더러운 먼지더미였다. 하지만 나는 전혀 치우지도 않고 그냥 빔프로젝트만 설치해서 정부관계자와 기자들을 불러 공동체 상영을 진행했다. 2011년 이었다.

    그 전부터 미디어에서 나의 다큐에 대한 여러 관심을 표명하는 기사를 내보냈었기 때문에 많은 기자들과 관계자가 왔었다. 나는 정부관계자들이 수도 카트만두에 있는 이 최초의 현대식 학교조차 어떻게 관리가 되고 있는지 보길 원했다.

    영화 상영 이후 정부관계자들이 도와주겠다며 연락이 왔지만 나는 이미 영화를 다 찍었고 도움은 필요 없다고 거절했다. 이후 여러 학교들을 돌며 공동체상영을 이어왔다.

    poster

    다큐의 포스터

    Asha : 야살쿰바 여정에 관한 다큐 ‘Himalayan Gold Rush’를 봤다. 프랑스 사진작가이자 다큐작가인 Eric Valli 의 작품인데 똑같은 이야기가 나온다. 매년 눈사태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죽거나 다친다. In Serch of Education 에서도 눈사태에 어린아이들이 눈더미 속에서 죽은 채로 발견되는 장면이 나온다. 그 때 직접 거기에 있었던 것인가? 그리고 지금 Karnali 마을을 위한 프로젝트가 있는가?

    Jiban : 물론 봤다. 히말라야에서 나오는 가치 있는 쥬스라는 뜻인데 ‘야살쿰바’ 채집은 주요 수입원이다. 하지만 매우 위험한 여정이다. 4천~6천 미터 고지에서 추운 눈사태의 위험 속에서 안전장비 없이 그냥 아이들을 데리고 여정을 떠난다.

    아이들을 놔두고 부모만 갈 수 없으니 어린 아이들도 같이 위험한 길을 떠나게 된다. 가다가 다쳐도 병원에 갈 수도 치료약도 없기 때문에 크게 다치거나 죽게된다.

    눈산태는 거의 매년 난다. 눈사태가 났다고 들었을 때 난 마을에 있었기 때문에 거기 까기 가는데 1주일이 걸리는 곳이었다. 그래서 다른 곳에 있던 카메라맨에게 연락하고 구조대원들에게 연락하고 뉴스에서 나오는 것들을 정리하였다.

    영화에 보면 9-10학년 여학생들이 노래부르는 장면을 보았을 것이다. 학생들이 직접 가사를 만들었다. 자막에서도 보았겠지만 가사내용이 “우리는 학교 가고 싶다, 매년 아이들이 야살쿰바를 캐러가서 죽는다.” 라는 매우 비극적이고 슬픈 노래이다.

    공동체 상영을 할 때마다 사람들이 기부를 해준다. 얼마 전엔 홍콩에서 관련된 곳에서 3,500불을 기부해주기도 했다. 네팔 시스템 때문에 직접 NGO 단체를 등록했고 단체를 통해서 기부하기도 한다.

     Asha : (그의 사무실 곳곳에 네팔 영화 포스터가 있었다.) 이 포스터들은 어떤 영화인가? 직접 찍은 영화들인가?

    Jiban : (웃으며) 내가 운영하고 있는 “East channel” 도 먹고 살아야 하기 때문에 상업적인 일도 필요하다. 직원들이 7-8명정도 있다. 2개의 영화 프로모션 마케팅을 준비하고 있는데 “SSANGURO” 란 영화는 ‘좁다’ 라는 의미이다.

    네팔의 주거문화는 한방에서 다 같이 사는 문화이다. 이 영화는 한방에서 시어머니와 함께 살아야 하는 신혼부부의 긴장감과 생활에 대한 이야기 이다. 성생활부터 모든 생활을 한 방에서 시어머니와 침대 두 개를 두고 생활한다. 그러면서 일어나는 네팔의 리얼 스토리이다.

    다른 한 영화는 3개월 뒤 개봉 예정인데 “DHUWANI” 라는 영화로 수송, 이동이란 뜻이다. 네팔에서 여성들을 납치해 인도에 팔아넘기는 일들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중에 극장에서 볼 수 있다.

    Asha : 정부의 교육정책도 매우 중요할 것 같다. 네팔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그리고 이 다큐가 첫 번째 다큐인가? 다른 다큐 작업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그리고 다음 작품에 대한 계획이 있다면 알고 싶다.

    Jiban : 정부의 교육정책은 좋다. 하지만 카트만두 책상에 앉아서 짠 정책들이다. 멀리 있는 곳의 상황에 대해선 제대로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문제는 “부패” 이다. 교육정책에 관한 예산은 충분히 책정된다. 하지만 “부패의 입” 이 더 크다는 것이 문제이다.

    2008년 첫 솔로 작품으로 휘발유 위기에 대한 단편다큐를 만들었었다. 그 해 1회 단편다큐영화제가 열렸고 상을 받게 되었다. 그 뒤 지구온난화와 관련된 작품도 만들었었고 파슈파티나트사원에 가면 죽었을 때 시체를 태우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파슈파티나트 사원에서 시체를 태우는 일을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3분짜리 짧은 다큐 <Crematorium 화장장>을 만들기도 했다. (Jiban 감독님께서 본인의 노트북에 있는 3분짜리 다큐영상을 보여주시면 설명해주셨다.)

    주인공은 18년 동안 5,000개의 시체를 태웠다고 한다. 한 달에 20개에서 25개의 시체를 태운다. 여자가 남자보다 30분 먼저 탄다고 한다. 1개의 시체를 태우고 받는 돈은 850루피 (한국돈 11,000원) 정도이다.

    한쪽에선 죽은 사람을 애도하는 이들로 넘쳐나지만 이 주인공은 직업이기 때문에 시체가 올 때마다 좋다. 시체 태우는 이가 이야기 하는 장면이 나온다. “삶은 아무것도 아니다.” 라고.. 사회적 이슈에 관심이 많다. 다음 작품은 이번 영화 <In Serch of Education> 마지막 부분쯤에 가방을 메고 가는 2명의 남자아이가 나오는 장면이 기억나는가? 그 2명 남자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계획 중에 있다. <끝>

    Kuldev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

    Kuldev초등학교 학생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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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CEF에서 Deputy Executive Director로 활동하는 Kul Chandra Gautam씨가 최근 열린 교육관련 국제포럼에서 “네팔 교육현실개선을 위한 10가지 체크리스트” 라는 주제로 아래와 같이 제안을 했다.

    1)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접할 수 있는 제도를 발전시키자

    2) 쉽게 체벌하거나 훈련되지 않은 선생님, 특히 여자 아이들에게 위생적으로 더러운 학교를 학생친화적으로 만들자

    3) 양성평등과 사회정의차원에서도 여자 선생님을 늘려야 하지만 여자 아이들을 학교에 등록하게 하기 위해서도 여자 선생님을 50%까지 늘리자 (현재 초등학교는 40%가 여자 선생님이지만 고등학교로 가면 13%만이 여자 선생님이다)

    4) 소수자를 위한 제도 만들자 (현재 소수민족 지역의 어린이 중 38%, 불가촉천민이라 불리는 달릿계층 어린이 중 20%, 장애아동의 1% 만이 초등학교에 등록되어 있다)

    5) 다문화를 포함하는 교육환경을 만들자 (네팔에는 101개의 소수민족과 92개의 언어가 있다고 한다. 하지만 네팔 교과서는 대부분 네팔어나 영어가 대부분이다)

    6) 현재 6만명의 초등학교 선생님이 부족하며 교실 수는 턱없이 부족하다. 군인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니라 선생님이 더 필요하다

    7) 민간의 파트너쉽을 좀 더 강화하자

    8) 10년 내전기간 동안 학교는 전투지대였다. 아이들은 폭력과 협박 등으로 교육에 방해를 받아왔다. 이제는 학교를 평화의 지대로 전환하자

    9) 교육적 이슈가 아닌데도 네팔에서의 삶은 정지적 행동에 자주 개입된다. 교육을 정치적 압력에서 벗어나도록 하자

    10) 군사비용을 줄이고 교육에 투자를 하자, 교육은 인권일뿐만 아니라 모든 인간개발의 원동력이다. 잃어버린 시간과 기회를 찾아야 한다.

    필자소개
    서윤미
    구로에서 지역복지활동으로 시작하여 사회적기업 착한여행을 공동창업하였다. 이주민과 아동노동 이슈에 관심이 많고 인권감수성을 키우려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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