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했던 회사가
내 아들을 죽였다"
현대차 촉탁직, 계약해지 석달만에 자살
    2013년 04월 16일 11:3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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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내가 사랑했던 회사가 내 아들을 죽였다”

현대자동차에서 촉탁직으로 일하다 지난 1월 계약해지된지 석 달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공 모씨(28)의 장례식장에서 공 씨의 아버지를 만났다.

공 씨의 아버지에 따르면 공 씨는 지난 2008년경부터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에서 근무했다. 10개월 일하고 2달 쉬기도 하고, 또 다른 업체에서 산재 등의 사유로 비어있는 자리에서 몇 달간 일하기도 했다. 공 씨의 일자리는 불안정했지만 공 씨는 꾹꾹 참고 일했다. 아버지 때문이었다.

공 씨의 아버지는 현대차에서 34년동안 일하다 2010년 말 퇴직했다. 아버지는 자신의 일과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공장에서 불이 날 뻔 한 걸 막아 회사에서 포상도 받았고 한국표준협회에서 주관하는 TPM생산혁신 명장에도 선정됐다.

군대에 다녀온 공 씨를 업체에 취직시켜 준 것도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아들이 자신의 뒤를 이어 현대차에서 일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아버지는 아들에게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도 될 수있다”며 “절대 노조에 가입하지 말고 일하라”고 당부했다.

공 씨는 2011년 1월경부터 엔진변속기 공장내에 있는 하청업체 S사와 계약을 맺고 일을 했다. 16개월만인 2012년 7월 현대차는 공 씨를 직접 채용했다. 그러나 정규직이 아닌 촉탁직이었다. 그래도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이 될 수있다는 소문도 있었다. 공 씨는 그 말을 철썩같이 믿었다.

그러나 6개월만인 2013년 1월 현대차는 공 씨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언제까지만 일하라는 예고도 아니고 당장 내일부터 나오지 말라는 통보였다. 공 씨는 아버지에게 “왜 열심히 일하면 정규직이 될 수 있다고, 노조에 가입하지 말라고 했냐”며 따져물었다.

공 씨는 아버지가 새로 산 그랜저 차조차도 꼴보기 싫다고 말했다. 월급을 받으면 치킨을 사들고 와 부모님과 함께 먹던 정 많던 아들은 눈에 띠게 말수가 줄었고 웃지 않았고 짜증만 냈다.

공 씨의 아버지는 “이럴 줄 알았다면 차라리 노조라도 하라고 말할 걸 그랬다”며 후회했다. “노조가 나빠서 하지 말라고 한 건 아니었다”고 말했다. 34년동안 회사를 다니며 22년동안 반장으로 일을 했다.

사내하청업체 노동자가 노조에 가입하면 회사가 업체를 못 살게 구는 것을 많이 봐왔다. “니가 하청 노조에 가입하면 너도 힘들고 업체도 힘들다”며 노조 가입을 말렸다. 아들이 대학을 다니다 그만둔다고 했을 때도 “니가 다니기 싫은데 억지로 다니면 회사도 등록금 대느라 피해가 간다”고 말했을 정도로 회사를 아꼈다.

공 씨의 아버지는 장례식장에 찾아온 노조 간부들에게 “비정규직 쓰지 말고 정규직을 써야 하는데 회사가 이익 많이 내려고 비정규직을 써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며 한탄했다. 회사를 사랑하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했던 늙은 노동자는 이제 “회사가 원망스럽다”고 말했다.

계약해지 석달만에 자살한 현대차 촉탁직 노동자(사진=울산저널)

계약해지 석달만에 자살한 현대차 촉탁직 노동자(사진=울산저널)

[1신] 현대차 촉탁직, 계약해지 석달만에 자살

현대차 사내하청 비정규직으로 근무하다가 촉탁직으로 전환돼 지난 1월말까지 일하다 계약만료됐던 공모 씨가 14일 저녁 집에서 목을 매 숨졌다.

공씨는 14일 저녁 6시30분께 집에서 목을 매 자살했다. 공씨는 엔진변속기 업체인 사내하청 S사에서 일해오다가 지난해 7월 촉탁직 대거 전환때 같이 전환됐다가 지난 1월말 근무기간 2년이 다 돼 계약만료돼 일자리를 잃었다. 공씨는 이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실업상태로 있었다.

공씨의 어머니가 발견해 울산중앙병원 영안실로 옮겼다. 경찰은 “공씨의 어머니가 유서는 없었고 자신의 방에 의자를 놓고 장농 위의 문짝에 전기줄을 묶어 목을 맸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공씨가 신변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공씨는 사내하청 시절이나 촉탁직 시절 모두 비정규직노조에 가입한 적은 없다. 유족들에 따르면 공씨의 아버지가 현대차 엔진1부에서 2010년말 정년퇴직했다고 한다.

현대차 비정규직지회는 회사가 당시 개정된 파견법 시행에 불법파견 요소를 은폐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정규직 채용때 유리하다며 대거 촉탁직으로 전환시킨 뒤, 만 2년이 된 사람부터 계약해지해 왔기에 이런 비극은 예견된 것이었다고 밝혔다.

<기사제휴=울산저널 기사 원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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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저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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