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새 헌법에 핵보유국 명기
    [기고] 한반도 비핵화 추진에 또 하나의 난관
        2012년 06월 04일 12:36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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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개정된 헌법을 통해 ‘핵보유국’을 명기하고 공식화했다. 5월 30일 북 인터넷 웹사이트인 ‘내나라’는 지난 4월 13일 제12기 제5차 최고인민회의에서 개정된 헌법 서문을 공개하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중략) 우리 조국을 불패의 정치사상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키셨으며 강성국가건설의 휘황한 대통로를 열어놓으셨다.”며 핵보유국임을 명기한 것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 대변인은 “가장 공식적인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이나 <로동신문>을 통해 발표된 것이 아니어서 100% 확신하기는 어렵다”면서도 “지난 4월 헌법을 개정했다고 발표했고 새로운 김정은 체제가 출범한 만큼 ‘핵보유국’을 명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등에서는 ‘북한식 커밍아웃이라며 비핵화는 거짓이었다, 핵보유를 신성 불가침의 업적으로 규정했기에 돌이킬 수 없는 자물쇠를 채웠다, 6자회담 등 기존 해법은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김정일을 만난 클린턴 전 미 대통령(사진=조선중앙통신)

    북한의 핵보유국 주장은 과거에도 수차례 있었다. 하지만 2009년, 2010년 개정 헌법 등에서는 헌법에 핵보유국 등을 명기한 적이 없는 반면 이번에 개정된 헌법에 명기한 것 자체는 사실로 보힌다.

    하지만 수시로 개정되며 국가의 성격과 운영원리를 밝히는 헌법이 당-국가 체제인 북한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다.

    김정은 체제로 넘어오는 가운데 기존 김일성 헌법이 김일성-김정일 헌법으로 바뀌면서 김정일의 업적을 서술하는 가운데 그 중 하나로 명기되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이미 북한은 2005년 1월에 이미 핵보유국임을 주장했고, 2010년 4월 비망록에서는 “북한은 핵보유국이며 다른 핵보유국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국제사회의 핵 군축 노력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바도 있다. 때문에 ‘이번에 비로소 북한 측이 비핵화 혹은 핵보유와 관련한 솔직한 입장을 커밍아웃했다, 비핵화의 의지가 있다는 전제하의 기존 해법은 폐기되어야 한다.’ 등의 판단과 주장은 과도하다.

    그러면 의문을 가질 수 있다. 김정은 체제는 비핵화보다는 핵보유를 전제로 한 정책을 취할 것인가? 만약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법은 무엇인가?

    현재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상당수의 전문가들이 북핵 혹은 한반도 비핵화 조기 해결의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북한이 두 차례나 핵실험을 하고 핵능력을 스스로 강화시키는 마당에 비핵화보다는 상호 핵군축 등의 주장을 할 가능성이 높고, 그 경우 상당한 기간을 소요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제 막 권력승계 절차를 완료한 김정은 체제가 그 안정성을 위해서도 군부 등이 반대할 핵폐기가 수반되는 일괄타결을 전격적으로 추진하기에는 어려워 보인다는 것이다.

    때문에 강경론자의 경우 6자회담 등 외교적 해법이 아닌 레짐체인지(권력교체) 등을 취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을 하는데, 이런 강경책에 반대하는 사람들도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장기적 해법이 모색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비핵화 조기 타결의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그에 입각한 해법을 주장할 경우에는 기존의 단계적‧점진적 해법이 실질적으로 취하고 있는 정전체제의 관리를 전제한 비핵화 우선 해법이 아니라 비핵화-평화협정 체결-북미수교 등의 일괄타결을 위한 대담한 접근법을 펴야 할 필연성도 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핵을 보유한 북한을 실체 그대로 인정하고 교류‧협력을 강화하자 라고 할 수도 있으나, 만성적인 안보 불안에 시달리는(그렇다고 주장되는 현실에서) 한국민의 경우, 한미동맹에 대한 다른 대안을 사고하기 힘들 게 되는 것이다.

    이는 대중국 동맹, 파병 동맹으로 변환되고 있는 한미동맹의 문제점에 대해 자주적이고 지역적인 차원의 대안을 모색하려는 토대를 약화시킬 뿐만 아니라, 중국의 부상과 국제질서의 변화에 대한 능동적인 대처를 제약할 가능성이 높다.

    필자소개
    한반도 평화통일 문제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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