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연금 수급액 한달 15만원,
    2인실 병실료 하루에 18만원
    [기고]암 환자 자녀가 박근혜 당선인에게 드리는 글
        2013년 02월 12일 09:29 오전

    Print Friendly

    지난 18대 대선 선거운동 마지막 날, 박근혜 당선인은 건국대학교에서 마지막 유세를 하셨습니다. 저희 아빠는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면서 그 추운 날씨에 건국대학교에 가셨습니다. 그리곤 밤 11시가 넘어서야 들어오셨습니다.

    박후보가 이번에 꼭 당선되어야 한다는 마음에 강추위를 뒤로하고 야간유세장에 다녀 오신 겁니다. 아빠는 이미 다른 일정 때문에 부재자투표를 마치셨지만 박근혜 후보에 대한 애정표현을 하고 싶으셨던 거셨죠. 물론 이때까지는 우리가족에게 암이란 단어는 낯선 단어였습니다.

    그런 분이 지금 암 진단을 위해 A병원에 입원해 계십니다. 저는 입원한 분의 자녀입니다. ‘암’ 임을 확인하는 지난 일주일의 과정은 일 년처럼 길게 느껴질 만큼 길고 지루하고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목요일 (1.31) 동네 준종합병원에서 ‘암’인거 같다고 A병원으로 소견을 써 주었고, 금요일 의사를 만나자마자 월요일에 입원해서 검사를 하자고 했습니다. 큰 병원답게 입원 예약접수를 하면서 입원약정서와 선택진료 신청서를 써 가지고 오라며 안내서와 신청서를 각각 한 장씩 주었습니다.

    입원 예약의 주요 내용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6인 병실이 50%이상이나 환자가 많은 경우 2인실, 1인실, 특실까지도 가능하다는 것을 밑줄까지 그어 주면서 친절하게 병실의 차액까지 설명되어있었습니다.

    2월 4일 월요일,

    6인실은 바라지도 않고 2인실이라도 들어가면 좋겠다라는 생각으로 2시에 입원수속을 밟는데 (이것도 친절히 2-4시 사이에 오라는 안내를 받음) 다행히(?) 2인 병실은 있으나 시간이 조금 걸리니 병동에서 문자가 올 때까지 휴게실에서 기다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또한, 입원약정서 뒷면의 선택진료 신청서는 선택진료비가 비싼 것을 알기에 이 면에는 체크를 안 하고 서류를 제출했더니 접수처에서는 전자서명판을 보여주며 이곳에 서명을 해야 입원이 된다고 하였습니다.

    선택진료비

    ‘암’이 의심되는 환자가 검진을 위해 찾은 병원에서는 병실도, 선택진료라는 이름의 방식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강제가 되어있었습니다.

    다행인지(?) 2인실의 병실료는 18만원이 조금 넘습니다.

    그런데 이 하루치 입원료가 저희 부모님이 받고 있는 한 달치 국민연금 수급액 15만보다도 많은 금액이고, 두 분 모두에게 지급되는 기초노령연금의 한 달치 15만여원 보다도 많은 금액입니다.

    자영업을 하셨던 아빠는 전 국민 국민연금이 시작되면서 연금을 넣었고, 60세가 되었을 때 가입기간이 만 5년이 되지 않아 임의가입으로 5년을 채운 후에 연금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도 국민연금이 부실하다는 소리가 돌았고 엄마는 연금을 넣지 말자고 하셨으나 나라가 망하지 않고 다음 세대가 존재하는 한 국민연금처럼 사회연대적 성격이 강한 연금이 더욱 강화될 것이고, 저희 부모님처럼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세대에게는 꼭 필요하니 넣자고 제가 우겨서 그나마 받고 계신 상황입니다.

    최근 뉴스는 박근혜 당선인의 공약 이행방식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새로운 박근혜 정부가 지향하는 복지사회를 위해 어떻게 다가가는 가에 대한 검증이면서, 박근혜 후보를 찍은 저희 아빠같은 국민의 바람들이 표현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4대 중증질환에 대한 박근혜 정부 인수위에서 말한 내용을 확인하는 순간 앞으로 ‘암’ 치료를 위한 지난한 길이 걱정스러워졌습니다.

    암으로 확정되면 치료·시술비의 5%만 내면 되기에 부담이 없다지만, 실제는 이미 A병원 같은 대학병원에서 검진받은 모든 진료는 특진의사에 의한 선택진료비이기 때문에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영수증을 받게 될텐데…

    환자의 상태가 ‘안정가료’여서가 아니라 병원에 다인실이 없어 2인실 이상의 병실로 강제 입원되는 상황의 엄청난 상급병실료 금액이 나올 텐데…

    지금은 제가 24시간 붙어서 간병하지만 출근하게 되면 간병인까지 이용하게 된다면….

    박근혜 당선인은 원칙과 신뢰를 소중히 하시는 분으로 스스로 말씀하시고, 언론도 그렇게들 보도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 아빠는 더 강하게 믿고 기대하고 계십니다. 그런데 4대 중증질환에서 선택진료, 병실료, 간병비가 제외된다면 이건 빈 공약이고, 사기라고 생각하시게 될 것입니다.

    저는 박근혜 정부가 정말 원칙과 신뢰의 정부가 되길 원한다면 후보자 시절에 했던 이야기들을 다시 깊게 생각해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야 박근혜 후보를 선택한 51.6%의 국민과, 비록 다른 선택을 했지만 함께 나가야 할 48%의 사람들과 함께하는, 그래서 진정 100% 대한민국을 건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박근혜 후보가 당선되자 부모님께 웃으면서 “국가가 주는 용돈이 (기초노령연금) 오를 거라”고 얘기했는데, 지금 얘기되는 상황으로 국민연금과 연동방식이 된다면 전 부모님으로부터 욕을 잔뜩 얻어먹겠죠.

    연금이 없어도 40만원이고, 쥐꼬리만한 연금을 받아도 합계는 똑같이 40만원이 된다고요.

    필자소개
    전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