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속좌담3-②]진보의 현재와 미래
    진보정치의 '정체성, 구체성, 대중성', 어떻게 ? 같거나 다른 대답들
        2013년 01월 24일 01:2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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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상반기 진보정치의 주요세력들은 저마다 재창당, 2단계 창당 등 재편과 정비를 앞두고 있다. 그 과정에서 함께 할 주요 세력이나 기본적인 당 노선과 가치에 대한 토론에서 참석자 사이에서 일정하게 수렴되면서도 또 일정하게 차이를 보였다. 또 진보정치가 복원하고 재정립하기 위해 필요한 역할과 과제에 대한 우선순위에서도 미묘한 의견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2회에서는 이 부분을 많이 다루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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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탈자본주의 대안사회, 사민주의 VS 사회주의

    정종권: 현재 박근혜 당선 이후 민주당은 비대위 체제이고, 안철수 캠프도 독자 세력화를 하니 마니 하는 상황이다. 진보신당이나 진보정의당도 각 진보좌파정당으로 재창당과 제2단계 창당을 목표로 설정하고 있다. 또 노동자정당추진회의도 자기 계획을 가지고 조직을 하는 중이다. 다 나름의 자기 방향을 설정하고 진로를 모색하고 있는 것 같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상황의 하나로 진보정의당의 서기호 의원이나 노항래 전 정책위 의장은 진보정의당이 안철수 세력과 연대하고 함께 가야 한다는 주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또 어떤 이들은 민주당과 안철수 세력을 중심으로 중도통합정당의 새 흐름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한다. 이 와중에서 진보정치세력은 어디로 어떻게 가야 하는 것인지 확인해봤으면 한다. 진보정치의 재편 과정이 각자도생의 과정으로 가는 것인지, 일정하게 수렴하고 대화하는 과정을 밟을 것인지 등에 대해 의견을 듣고 싶다.

    김종철: 진보정의당에 대해 오해 없이 냉정하게 말하고 싶은 게 있다. 저는 유시민 전 대표가 정의당을 주도하지는 못하지만 관리하는 수준은 된다고 본다. 그런데 노무현이 집권하고 그 정부에서 했던 정책적인 것들도 있고 또 정책적인 측면에서 진보로 온다 하더라도, 크게 봐서는 민주당의 개혁과 변화 흐름과는 결이 다른, 진보의 독자성이 무엇인지이다.

    노선적으로 다른 정치를 하는 건 위험하다는 판단, 정책의 기조와 노선이 (자신들이 볼 때)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할 때는 그 흐름을 통제를 해야 한다는 입장, 그것이 국참계의 역할이고 정신이라 본다. 민주당은 싫지만 뭔가 민주당의 개혁 버젼이 있다면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그 범주인 것 같다. 대표적으로 민주당으로 가진 않더라도 안철수와는 같이 하자는 것이다. 물론 안철수와 함께 못 가고 그 흐름과 구별되는 독자정당을 만들려는 것이 (진보정의당 내의) 중요한 흐름이라 본다. 그렇다면 그것에 대해 당 내부 노선 투쟁이 있을 수 있는데 자기 목소리를 강하게 낼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다. 그런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고 본다.

    정종권: 진보정의당에게 안철수 세력과 함께 할 것이냐, 아니냐를 물은 것으로 보인다.

    김종철: 민주당과 정책으로 구분되고, 장기적으로 독자적 대중 진보정당을 추구하는 세력이 되려면 자본주의 극복의 원칙과 비전이 있어야 하고, 당 내 패권주의도 일소하는 게 핵심이다. 또한 이에 동의하는 세력과 하나로 묶어보자는 토론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런 기준으로 봤을 때 현재 노동정치세력이나 녹색당과도 만나야 한다. 진보교연, 민교협 등도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현실적인 대중적 눈높이에서 보면 통합진보당을 제외하더라도 정의당이 어떤 위치를 차지할 것이냐, 이 논의 과정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지금 제가 판단하는 것은 정의당 내부적으로 노선과 기조에 대한 합의가 되지 않는 한, 기존의 진보좌파세력과는 일정하게 거리가 생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종권: 이성우 위원장 또한 이후 진보정치 재편과정에 대해 의견 있으면 말씀을 해달라.

    이성우 노동자정당추진회의 운영위원

    이성우: 선거시기에 야권연대가 명확히 드러나긴 하지만 사실 일상적인 정치공간 속에서도 야권연대는 늘 내재해 있는 거다. 결국은 보수정치를 뛰어넘으려 한다면 그들과의 연대든, 무엇이든 기본적으로는 이를 차단하고 독립적 입장에서 시작해야 한다.

    만약 새누리당에서 민주당으로의 정권 교체에 1차적 의미와 가치를 둔다면, 민주당이나 안철수 신당과 합당이든 무엇이든 그 방향으로 하려는 경향이 커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정의당이나 통진당은 그런 점에서 혼재되어 있는 것 같다. 정권교체냐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이냐에 대해 내부도 혼란스러운 것 같다. 새누리당만을 타겟으로 삼는 정치는 안했으면 좋겠다. 새누리당이나 민주당이나 똑같이 넘어서야 할 보수정당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진보정당의 독자적 길을 걸어야 한다고 본다.

    재편 과정과 연결되는데, 진보정당이 치열한 자기반성을 통해 새롭게 같이 가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노동자 독자후보로 내세웠던 김소연 후보 진영도 진보적 대중정당 운동을 하겠다면 같이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치운동이 대중의 신뢰와 지지를 얻어내는 투쟁의 과정이라면, 아마추어적인 정치운동의 습성과 기조를 극복해야 한다. 진보정당도 프로가 되자는 것이다.

    이도흠: 김종철이 말한 자본주의 극복, 당 내 패권주의 극복이라는 기본 방향에 동의한다. 그리고 조직은 기층에서부터 다시 시작하고 세워냈으면 좋겠다. 노조도 노조 자체의 조직율을 높이는 과정, 풀뿌리 조직화 과정이 중요한 것 같다.

    담론투쟁도 해야 되는데 노동을 중심으로 두되, 21세기의 새로운 흐름들인 복지, 평화, 사회정의 등의 담론을 수렴하는 투쟁도 해야 한다. 그리고 쌍용차나 희망버스 등 현장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야 한다.

    저는 국참당 세력을 제외한 진보정의당 등 비통합진보당 세력들 전체를 아울러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 이후 안철수 당이건 민주당이건, 중도보수와 필요할 때 선거연합 정도를 하는 것이 기본 방향 아닌가 한다.

    이정미: 3가지 정도 이야기 하겠다. 저는 먼저 그걸 묻고 싶다. 진보적인 대중정당으로 재창당 해야 하는데, 그 기준이 (김종철은) 사회주의의 이상 실현, 반자본주의라고 했다. 진보정당이 이런 사회를 지향하고 대중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국가사회주의를 지향하자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사회주의 국가의 어떤 모델을 지칭하는 것인가? 반자본주의라고 하면 자본주의 이후의 다음 체제를 구상한다는 것인데, 그 구체적 상이 무엇이며, 그것이 당면한 목표라고 대중들에게 제시한다는 것이다. 그러면, 구체적 답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본다.

    한국 사회에 다양한 이념적 스펙트럼 가진 분들 중에는 아주 급진적 의식을 갖고 있는 분도 있지만, 그렇진 않더라도 사회의 진보적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도 있다고 본다. 투표를 통해 점진적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조건에서 추상적이고 급진적인 가치와 언어로 국민 대다수를 묶어내고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이정미 진보정의당 대변인

    정의당이 현재 가장 주력하고 있는 것은 과연 진보정당이라는 추상적인 개념과 가치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실현할 것이냐에 대해 국민들에게 구체적인 답을 내놓는 걸 당면한 과제로 보고 있다. 국민들에게 진보정당은 국가를 어떻게 운영할 것이라는 비전, 그 밑그림을 제대로 그리고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

    그런 토대에서 국민참여계 문제를 말씀하셨는데, 참여당 등은 정체성에 대한 합의보다는 작년 한 해 당 내(통진당) 민주주의라는 걸 함께 지키고 싸우면서 뭉친 혈연적 관계가 됐다.

    다음 단계도 마찬가지이다. 한 때 유시민 전 대표가 유력 대선주자 중의 한명이었기에 사회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다고 보지만, 통진당 사람들도 좌파세력들도 유시민을 너무 과대 평가하고 있다고, 본다. 그 분도 진보정의당 기반 위에 있는 정치인이라는 것이다. 이 안에서 어떤 방향으로 갈 것인지는 한 부분일 뿐이다. 유 전 대표도 소중한 진보정의당 당원의 한 분이다.

    우리 내부에서 이야기하는 건 이런 것이다. ‘NL과 PD, 노무현도 다 지우자는 거다. 그리고 진짜 이 시대에 진보정의당이 어떻게 할 것인지 답을 만들자’는 것이다. 이정도면 상당 부분 진척된 것이라고 본다.

    안철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노항래 전 의장은 안철수 세력과 ‘합당’을 모색해야 한다고 표현하지는 않았다. ‘연대’라고 했다. 그 연대의 의미가 당을 함께 하자는 것인지, 당 대 당관계에서 거리감을 좁혀가자고 하는 것인지, 속을 다 까고 이야기해본 적은 없지만 그런 논의의 밑자락에는 이런 문제의식 있는 것 같다. 민주당이라는 한국 정치 구조적 제약 때문에 많은 한계가 있었는데, (안철수 세력의 등장으로) 양당 구도가 흔들리는 것이 진보정치 세력이 성장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보는 것 같다.

    안철수 세력이 신당 창당 등을 모색하고, 견고한 민주당과 새누리당 양당 구도를 허무는 정치지형이 된다면, 진보정의당이나 진보정치세력들이 새롭게 자기 위치를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본다. 그 정도의 판단일 뿐이다.

    진보정의당은 당 내부에 여러 가지 정체성들이 있을 수 있지만, 정말 제대로 된 진보정당 이 되기 위한 정체성은 정말 무엇인지, 그 정체성 확립에 모든 것을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종권: 진보정의당의 2단계 창당의 구체적 목표는 무엇인가

    이정미: 1단계 창당할 때는 단순하고 명쾌한 목표였다. 통진당에서 분당을 느닷없이 했다. 당원들은 (통진당에서) 막 나오고 있었다. 이렇게까지 급조해서 창당하는 게 맞냐는 비판적 의견도 있었지만, 탈당하고 밖으로 나오는 당원들을 책임지기 위해서 급하게 창당했다. 그 급박한 과정에서 함께 하고자 하는 사람과 세력을 다 모셔오지 못했다. 그런데 그 이후 또 대선이 곧바로 닥쳐왔다. 그래서 이번 2013년의 2단계 창당은 원래 저희들이 함께하고자 했던 세력들을 충분히 모으고 함께 하는 과정을 만들어가는 것이 목표다.

    정종권: 핵심은 2단계 창당 과정에서 진보정의당이 함께 하려는 세력과 주체들이 누구냐는 것이다. 그들은 누구인가?

    이정미: 노동세력이다. 몇 가지 정체성에 대한 원칙이 있다. 노동에 기반한 진보정당, 정파적 폐쇄성 극복, 시민참여 대중정당, 진보의 가치 확장 등이다. 저희가 추구하는 가장 기본적인 지향 중의 하나가 노동에 기반한 진보정당이다.

    이도흠: 반론 제기하겠다. 국가사회주의가 가능한 것이냐 아니냐는 고민의 지점인 것 같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말씀하신 것처럼 진보적 정당을 지향하면서 반신자유주의라는 이념적 지향까지도 회의하는 것은 진보가 아니다.

    이정미: 반신자유주의라는 대 원칙을 부정하는 진보세력은 없다. 그런데 그 반신자유주의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대중화하고 정책화할 것이냐의 문제에 대한 대답이 ‘사회주의적 이상’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미이다.

    이성우: 민노당 창당 때부터 10년 정도 자본주의를 극복하고 대안사회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크게 논란이 되었던 적은 없다. 그런데 그런 기본 방향과 지향을 추상적이고 전복적인 가치라고 하니깐 당황스럽다. 그것은 노동중심의 대중정당이 지향하는 가치와 방향에 동의한다고 하지만, 그 보다는 현재의 보수양당 구도에 파열구를 내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두기 때문인 것 같다. 지금 진보정당들이 쪼개지고 나뉘었지만 그런 개념(자본주의 극복, 사회주의의 이상 계승)으로 논쟁하지는 않았다. 우리가 쪼개져 있다고 해서 진보정당은 기존의 공감대와는 다른 어떤 것이라고 하는 건 조금 곤란하다.

    이정미: 진보정당이 10년동안 합의해왔다는 그것이 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것 자체가 불투명하고 추상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면 왜 노동자후보로 김소연, 김순자 후보가 따로 나간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해야 한다. 각자가 추구하는 지향을 충분히 합의할 수 있는 이념적 기반이 취약했다는 것 아닌가. 막연한 사회주의 이상이라고 하는 것이 구체적인 실천의 영역에서는 달라지는 것 아닌가? 그 구체적 경험은 없지 않았나.

    이성우: 사회주의의 이상에 대해 구체화했던 여러 과정들은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그 지향과 가치를 구체적 정책 속에 전부 포함할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가치와 지향 문제와는 다른 차원의 것, 정치적 실력의 문제라고 본다. 그런데 실력이 안되었다는 지적은 할 수 있지만 진보의 가치와 지향이 무엇이냐고 회의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이도흠: 방법은 고민해야 하지만 가치나 비전, 이념마저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정미: 그것이 사회주의인가?

    김종철: 그게 사회주의건 사민주의건 이념을 정확히 밝히는 건 굉장히 중요하다. 정당은 아주 현실만 보고 살 수도 있지만 미래에 계속 투자해야하는데, 나름대로의 자기 이상을 규정하는 합의점이 있어야 한다.

    내가 왜 사회주의의 이상을 진보가 가져가야 한다고 보냐면, (민주당 등) 보수정당의 대안이라는 게 크게 보면 사민주의로 가는 게 좋다는 대안이 많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런데 복지국가 핵심은 시장 영역을 떼어내서 국가나 공적으로 관리하자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대학 국유화, 의료의 공공서비스화 등이다. 한 마디로 공적 영역을 계속 넓혀가는 방향이다.

    따라서 복지국가든 무엇으로 표현되든, 그것을 사회주의의 이상으로 표현할 것이냐의 문제가 남는 것이다. 때문에 사회주의를 선택하든 아니든 상관은 없지만, 진보정당이라면 그 방향을 선택하고 추구해왔던 것이 오랜 진보정당의 역사였다. 사민주의 해도 좋다고 본다. 그런데 어떤 영역을 강조할 것이냐는 명확히 하자는 것이다. 교육 문제가 가장 큰 문제면 대학을 국유화하고 무상교육으로 하겠다는 주장은 사회주의적 조치인데 이런 걸 내걸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종권: 새누리당-민주당 양당구조 외부의 독립적인 정당들도 있었다. 민노당만 있는 게 아니다. 자민련, 정주영의 국민당, 유시민의 개혁당 이런 것들도 양당 구조에 포섭되지 않은 나름의 자기 정체성을 가진 정당들이었다. 그런데 양당 구조 밖에 있었다고 하지만 그들 사이에 이념과 지향의 공통점은 없었다.

    양당 구조에 포섭되지 않는 제3당인 동시에 ‘진보’정당이어야 하고, 그래서 그 ‘진보’의 가치와 지향에 대한 것이 중요하고 그게 모호해지면 안된다는 지적을 김종철 등이 한 것 같다. 이정미는 진보정당을 하려면 진보에 대한 추상적 접근이 아니라 국민들에게 구체적으로 이해되고 인식될 수 있는 진보의 정체성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견인 것 같다.

    궁금한 건 각 세력마다 재창당을 모색하고 있는데, 그 과정에서 구체화해야 할 것이 정책과 이념이라면 함께 할 세력은 어디인가?

    이정미: 이념적으로 말하자면 다들 제기하신 국민참여계와의 결별 속에서 해야 한다는 말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사회는 제대로된 자유주의도 정착해본 경험도 없다. 그 자유주의자들 속에서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스스로 표현하기로는 진보적 자유주의자가 있다. 정의당에는 사회주의, 사민주의, 진보적 자유주의를 지향하는 세력들 모두가 참여하는 정당이다. 이 3가지의 이념들은 충분히 다양한 토론 등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것이 가능하다고 본다. 그래서 어느 한 부분을 배제시키는 새로운 좌파정당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이도흠 민교협 공동의장

    이도흠: 반론을 제기해야겠다. 노/심/조는 진보의 소중한 자산이다. 중요한 건 이 사회 안에서, 국가나 기득권층, 보수세력과 자유주의자들에 맞서 어떻게 진보운동을 담보할 것이냐이다. 정의당 안에 3가지 이념이 있다고 했지만 그 틀로는 진보정치세력으로 역할을 하는데 부족하다는 것이다. 김종철이 말했듯이 유시민을 비롯한 국참당은 진보정의당의 노선과 정책을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을 중심으로 한다지만 오히려 노동세력들의 투쟁들을 오히려 진보정의당에서 완충하는 역할을 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진보정당은 이념이 뚜렷해야 한다. 진보진영이 분열했을 때 강령 투쟁 없이 분열했다. 그래서 강령에 근거하여 정책을 만들고 담론투쟁을 하고 적록보의 연대를 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또 노동에서는 생태, 소수자 등 새로운 담론을 수용할 자세가 되어야 하고, 자본주의에 대한 문제제기 없는 생태적 접근도 한계가 많다는 점도 강조되어야 한다.

    김종철: 이도흠 교수님 말씀에 100% 동의하지는 않는다. 국참계랑 조직적으로 결별하라는 요구는 무리한 요구이다. 사람들이 생각할 때는 노선이 달라서 결별한다고 하더라도, 대중들이 보기에는 그냥 또 분당인 것이다. 만약 그렇게 나뉘어질 것이라면, 애초 우리가 가는 길이 달랐다고 평가하면서 아름답게 이별해야하는데, 그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 교수 의견에 찬성하는 부분도 있다. 아까 말한 우리가 생각하는 진보정당의 가치와 방향은 이것(사회주의의 이상 계승)이지만 사민주의를 하겠다면 대화할 여지는 있다고 본다. 그런데 과연 진보정의당이 그렇게 자기 자신을 규정하고 조직 내부의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냐는 것이 관건이라고 본다.

    이정미: 현재가 그 실험의 경과 과정이라 본다.

    조직노동 중심의 민주노총 혁신 방안과 노동정치

    정종권: 진보정치가 궤멸적 상태에 처한 것은 노동정치의 고민이자 민주노총의 존재감 문제와도 연결되는 것 같다. 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어떻게 새롭게 해야하나?

    이성우: 민주노총은 진보적 정권교체라는 묘한 말로 정치방침을 정했고, 결국 아무것도 모으지 못하고 현장은 철저하게 다 분열됐다. 민주노총은 다른 누구 탓 할 처지가 아니다.

    현재 민주노조 운동이 어떻게 계급 대표성을 확보하고 민주노조 운동을 복원하고 혁신하느냐는 문제는 계속 제기되어왔던 문제인데, 이제 거의 마지막에 와있다고 본다. 각 산별연맹들의 상황을 보더라도 그렇다. 진보정치의 현실은 아무 것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그렇다고 주저앉을 수는 없다.

    노동이 지역과 현장으로 재편되어야 한다. 지역에서부터 산별을 넘어서고 또 정규직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연대할 수 있는 틀을 만들면서 현장 사이의 벽을 없애야 하는데, 산별노조의 실패는 지역운동과 연결되지 못했던 결과이다.

    산별의 틀을 낮추어야 한다. 그래서 노동이 지역정치를 위한 실질적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민중의 집 같은 것도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다. 비정규 노동자들을 세워내고 조직하지 못하면 모래성일 뿐이다. 흩어져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지역 공간 내에서 하나의 틀에서 모아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진보정치를 고민하고 노동정치를 고민하는 활동가라면 정치운동은 중앙으로 달려가는 게 아니라 현장에서 일을 벌이고 그 현장의 투쟁을 엄호하는 것이 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 교수가 투쟁하는 노동자 중심을 말하기도 하는데 그 말이 약간 걸린다. 우리의 시각이 사회적으로 부각되어 있는 큰 투쟁 중심으로 쏠려있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사실 한국 사회 노동자들은 모두 투쟁의 최전선에 있다. 정규직 내에서 직접고용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을 엄호하는 것들도 곳곳에 있는데, 그 규모가 작아서 보이지 않을지 모르겠지만 많은 곳에서 그런 투쟁들도 존재하고 있다.

    그런데 투쟁하는 노동자들 중심이라는 말이 혹시 드러나고 사회적으로 부각된 투쟁 중심으로만 이해된다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울산 현대차 비정규직지회, 한진 중공업, 쌍용차 등 큰 흐름을 만들어가는 투쟁도 중요하지만 우리 주변의 작은 현장에서의 투쟁과 실천들도 놓치지 않은 것이 필요하다.

    심각한 문제는 노동정치 얘기를 꺼내면 현장에서 고개를 절래절래한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의지를 가지고 단기적 성과에 연연하지 말고 10년을 내다보고 노동정치를 계획하고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도흠: 현장에서 활동하고 밑으로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말이다. 노조 자체도 자기 이기주의에 빠지는 내부적 요인이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노동세력 내부의 긴밀감과 유대감을 강화하고, 조합의 조직율을 높이는 노력과 과정이 필요하다.

    김종철: 이성우 위원장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진보신당에서 ‘민중의 집’ 운동을 하려고 한다. 지역 주민이면서 노동자인 분들을 조직하려고 한다. 그런 운동이 일어나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단결이나 조직화에 정당이 기여할 수 있고, 또 이들과 조직노동자들을 연결시키고 연대하게 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이정미: 저는 지금 당장 노동의 상층이나 중앙이 무언가 새롭게 결의해서 일거에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가 일어날 거라고 전혀 기대하지 않는다. 진보정당도 차근히 자기를 변화시켜야 하는 만큼 노동진영 자체에서도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

    이미 조직된 정규직 노동자들도 피해자의식, 패배의식을 빨리 극복하고 애초에 노동운동을 시작하고 확산시켰던 그 시기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본다. 물론 상황은 굉장히 어렵지만 노동자들은 다수이고 또 중심세력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저는 단순히 노동조합의 역할 과제 등에 대해서 여러 고민들이 있어야 하지만, 투쟁 문화 같은 지점에서도 고민될 부분이 있다고 본다. 광화문이나 대한문 앞에서 집회나 농성을 하는데, 국민들 입장에서 왜 광화문에 농성장 차리는지 이해가 잘 안될 것 같다. 우리가 이렇게 억울하게 탄압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대중들을 설득하기 위해 나간 것인데, 거기 모인 3~40명이 자족적인 투쟁 구호를 외치고 노래(투쟁가요)를 부르는 것은 좀 생각할 여지가 있다고 본다.

    그런 맥락에서 되짚어 보면 사회적 변화를 가장 느리게 받아들이는 영역이 노동문화 아닌가 라는 생각도 한다. 이런 방식으로는 우리 투쟁이 아무리 정당하더라도 대중적 지지를 받는 것이 어렵다는 생각도 해본다.

    한편, 정규직 노동자들의 권리도 확보되어야 하는 건데, 정규직 노조들의 여러 활동모습을 보면 국민들에게 자기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근원적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동력도 생겨날 수도 있다. 정당도 노동조합의 투쟁을 단순히 지지해주고 몇 가지 법안을 대신해서 만들어주는 게 아니어야 한다. 진보정당이나 노동운동이 현 시점에서 같이 쇄신해 나갈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한다.

    2014년 지방선거 대응 방안

    정종권 : 지난 지방선거와 총선, 대선에서의 유행이었던 ‘연합정치’에 대한 평가를 하고, 이후 2014년 지방선거는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이야기해봤으면 한다. 현재 진보정당을 자임하거나 추진하는 세력만 하더라도 통합진보당 진보정의당, 진보신당, 녹색당, 노동자정당추진회의, 계급정당 추진모임 등 6개 정도이다. 이도흠 교수는 중도세력과의 선거연합 정도는 고려할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앞으로 다가올 지방선거를 진보세력은 어떻게 준비해야 한다고 보나?

    이정미: 진보정당이 지금 당장 집권할 만큼의 힘이 없기 때문에 진보정치의 가능성을 키워나갈 수 있는 방향의 전략이 필요하다. 복합적 전술일 수밖에 없다.

    2012년에 있었던 총선에서 야권연대는 진보정당이 잘 선택한 방향이었고 나름의 좋은 결과도 만들어냈다고 본다. 그 이후 더 발전시킬 수 있는 과정을 우리 스스로가 깬 것이지만 그 연대 전술 자체가 잘못되어서 그런 결과가 나타났다고 보기는 힘들다. 준비가 부족했던 과정이라 본다.

    앞으로도 연대라는 것도 습관적이고 상시적인 게 아니라 여러 가지로 상황과 조건을 판단하여 선택할 문제라고 본다. 야권연대 때문에 진보정당의 존재를 허물거나 없애는 방향은 아닐 것이다. 대선 이후의 현재 상황을 봤을 때 당분간은 전면적인 야권연대는 쉽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향후 몇 년간의 과정은 진보세력의 자기 정체성이나 독자성을 강화하는데 힘써야 할 것이다.

    김종철 진보신당 전 부대표

    김종철: 저희도 선거연대와 관련해 2010년 지방선거에서 강경한 입장(서울시장 독자 완주)으로 한 건데, 이후 총선과 대선에서는 선거연대는 열어놓고 간다는 입장이었다. 선거연합은 여전히 그때 그때 상황에 맞춰서 해야 한다는 건 동의한다.

    다만 2012년 총선에서 통진당이 했던 선거연대를 옆에서 볼 때, 통합진보당 내 모든 세력은 선거연대에 강한 의지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대부분 민주당과 경선을 해야 했었다. 결국 선거연대는 우리의 의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철저히 정치적 관계의 힘의 결과이기에 순진하게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언제든 우리는 독자로 갈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오히려 길게 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이정미: 진보정의당도 어떤 정체성을 갖고 무엇을 할지 모색하는 과정이기에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에 대해서는 좀 더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이성우: 개인적으로 선거 때마다 피곤하다. 현장에서 지지와 지원을 조직하는 것도 예전과 다르게 쉽지도 않고, 또 이리저리 분화된 조건에서는 더더욱 현장을 설득하는 게 쉽지 않다. 저도 선거에 나갔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지만 그 과정이 갈수록 힘들고 피곤해진다. 지난 총선 때도 그런 고민을 했었다. 그래서 결국 노동정치운동의 통일이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고 본다. 그걸 어떻게 만들어갈지가 당면한 숙제이다. 현장의 노동자들에게 노동정치세력들이 통일되고 하나의 목소리로 다시 노동정치를 시작하자고 하지 않는다면 어떤 설득력도 공감대도 만들지 못한다.

    그래서 저는 적어도 노동정치, 진보정치를 포기하지 않는 활동가와 단체, 세력이라면 노동정치운동의 통일을 최우선 과제로 인식해주었으면 한다.

    이도흠: 저는 학자로서 바란다면, 선거연대를 할 거냐, 안 할 거냐의 문제 이전에 우리가 이번 2014년 지자체 선거에서는 진보세력의 공통의제로 어떤 한 가지는 반드시 공통으로 제기하고 해결하자는 마음으로 임했으면 한다.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문제가 어디서 기인하고, 무엇을 극복할 것인지, 신자유주의가 나의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를 집중적으로 부각했으면 한다.

    정종권: 마지막이다. 각 자 상대방들에게 덕담 한 마디씩 하는 것으로 정리하자.

     

    김종철: 저는 솔직히 말하면 민노당 분당할 때 큰 책임이 있는 사람인데, 그 때 분당하면서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 ‘우리가 지금 갈라서지만 길게 보면 다시 합치지 않고서는 어렵다는 마음을 갖고, 노선은 다르지만 이후는 같이 갈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하자’고 말했었다. 그 과제가 여전히 쉬워보이지 않고 그런 마음만 가지고 있지만, 진보정치가 제3세력으로 우뚝 서서 대안세력으로 가는 방향을 염두에 두었으면 한다.

    이정미: 진보정치나 진보진영이 밑바닥까지 내려갔다. 땅을 뚫고 더 밑으로 추락했다. 뼛속까지 질문을 던져보고 있다.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이전 과정의 불편함이나 갈등이 많다고 하더라도 그런 근본적인 성찰과 고민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 근본적인 질문들을 서로 나누면서 무엇이든 모색해 나가고 싶다.

    이성우: 선배들이나 여러 활동가들이 자기 조직, 자기 정당, 자기 정파를 뛰어넘어 노동정치의 통일을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으면 한다. 서로 다르더라도 그런 노력들이 큰 틀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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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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