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보정의당, 어떤 사민주의인가?
    진보정의연구소, 당 주요간부 1차 의식조사 결과 발표
        2013년 01월 23일 05:1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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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정의당 부설 진보정의연구소(이사장 최순영, 소장 조현연)가 당대표 및 최고위원부터 광역시도당 위원장 및 지역위원장까지 포괄하는 주요 간부 263명을 대상으로 벌인 ‘당 주요간부 1차 의식조사’ 결과, 당이 추구해야 할 바람직한 복지국가 모델로 ‘스웨덴형 복지국가’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창당 당시 내걸었던 당의 4가지 기본 방향인 △노동기반 대중정당 △시민참여 진보정당 △현대적 생활정당 △진보 대표정당 중 가장 중요한 방향으로 ‘시민참여 진보정당(39.5%)을 우선 순위로 꼽았다. 2순위는 ‘현대적 생활정당’이었다.

    ‘현존하는 나라 가운데 가장 바람직한 나라 모델에 있다면 어떤 유형의 나라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91.6%가 스웨덴형을 꼽았고, 영국형과 미국형은 각 2.1%, 1.4%의 선호로 나타났다.

    또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할 당 현안 문제로 ‘진보정당으로서의 정체성 수립’을 꼽아, 이번 의식조사가 당 정체성에 관한 주요한 지표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의식조사는 18대 대선 이후 안철수 세력과의 연대, 중도정당의 성격 강화 등 당 내 목소리가 혼재된 상황에서 ‘사민주의 노선’을 당 정체성으로 세우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진보정의연구소는 지난 대선평가와 관련한 1차 집담회 때, 후마니타스 박상훈 대표의 발표로 ‘사민주의 정당 성격 전면화’를 제기했다.

    노회찬 공동대표 또한 14일 최고위원회에서 “지금 2단계 창당을 앞두고 있는 당사자로서 진보정의당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할 바는 우리는 누구인가 하는 점이다. 정체성이 지금과 같이 애매하거나 또는 왜곡되기 쉬운 그런 상태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사민주의 노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진보정의연구소 대선평가 1차 집담회(사진=김제남의원 블로그)

    당 관계자들은 서기호 의원이나 노항래 전 정책위 의장의 친 안철수 세력과의 연대 발언은 세력 재편 과정에서 안철수 세력과 합치자는 의견이 아니라 정치개혁이라는 국민 바람에 함께해야 한다는 정도의 발언이라고 해석했다. 또한 일부 의견일 뿐 당 내 혼란이 발생했거나 갈등 국면은 아니라고 일축하기도 했다.

    박원석 원내수석부대표 또한 23일 기자간담회에서 “연구소 의식조사 결과 90%가 넘는 당 간부들이 스웨덴형 복지국가를 원한다”며 이념 노선에 있어 내부 결속이 된 상태이고, 일부 안철수세력과 연대나 우클릭 등의 주장은 다양한 의견 중 일부라고 말했다.

    또한 진보정의연구소는 오는 25일 오전 ‘진보정의당의 정체성 찾기’라는 주제의 집담회를 개최하기로 했으며, 주제 발표에 노회찬 공동대표가 직접 나서 이같은 해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당일 토론에도 참여연대에서 복지정책과 이슈를 담당했던 박원석 원내수석부대표와 이남신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소장, 이상구 복지국가소사이어티 공동대표, 이정미 최고위원, 홍기빈 글로벌정치경제연구소장 등이 참여해 진보정의당의 사민주의로의 정체성 확립을 공론화하는 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사민주의, 어떤 사민주의?

    사민주의라고 하더라도 스웨덴식 복지국가를 만들어갔던 사민주의 좌파의 흐름과 제3의 길로 불리우는 독일 사민당의 슈뢰더와 영국 노동당의 블레어 노선과 같은 우파 사민주의를 나누어 보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제3의 길이나 우파 사민주의의 경우 미국 민주당과 유사하거나 동일한 성격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그래서 진보정의당 당 간부 90% 이상이 스웨덴식 복지국가 모델을 지지했다고 해서 이것이 곧 사민주의의 특정한 경향을 드러내는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진보정의연구소의 조현연 소장은 “설문조사의 질문을 설계할 때 구체적인 이념 노선보다는 복지국가별 모델로 설계했다”며 “그래서 90% 이상이 스웨덴 모델을 답한 것이 어떤 의도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사민주의 이념을 전제로 답한 사람도 있지만 복지국가 모델을 전제로 답한 사람도 있을 수 있다”며 차후 토론과 이야기 과정에서 명확히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일부 사민주의적 경향성을 띠고 있는 민주통합당과의 차별점 문제와 관련해 조 소장은 “박근혜 당선인이나 문재인 전 후보나 공약집에는 사민주의적 정책들이 다 뒤섞여 있었다”며 “민주당이 사민주의 가치에 있어 진보정당의 역할을 인정하고 존중할 건지에 따라 그 의미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민주당은 우파 사민주의도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개인적으로 사민주의는 이념이 아니다. 그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라며 “한국 사회에 아직 사민주의 정체성을 가진 정당은 없었다. 그런데 진보정의당은 사민주의 노선으로 갈 것이라며, 사민주의 노선의 옳고 그름을 떠나 일단 다 열어놓고 이야기 해봐야 한다”며 당 내 사민주의 노선에 대한 열린 토론을 기대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취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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