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의 발걸음을 걷는 여행자들
    2013년 01월 16일 11:0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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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천여개의 섬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나라 필리핀.

오랜 스페인 식민 지배를 받아 카톨릭 국가이지만 미국-스페인 전쟁 후 미국의 식민지배 또한 받게 되고 대중적 문화는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 농구와 올드팝을 즐겨 듣고 부른다.

크리스마스는 전 국민이 가장 기다리는 휴가라 더운 날씨에도 몇 달 전부터 온 동네가 크리스마스 장식이다. 혹자는 필리핀의 팥빙수인 ‘할로할로’로 필리핀을 표현한다. 어느 하나로 규정할 수 없고 많은 섬과 종족과 문화가 섞여 있다고 표현한 것이다.

필리핀에 머무는 동안 공감만세라는 대학생들이 만든 사회적기업 여행사에서 주로 진행하는 세계문화유산 계단식 논(Rice Terrace) 복원지역 여행에 동행했다.

손수건 없인 견딜 수 없는 교통수단 지프니의 매연 가득한 수도 마닐라에서 밤버스를 타고 9시간 정도 올라가면 루손 섬 북부 중앙을 가로지르는 코딜레라 산맥이 걸쳐 있는 이푸가오주(州)에 다다른다. 인간사냥꾼이라 불렸던 이푸가오족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이다.

이푸가오의 바나우에(Banaue)에서 내려 지프니로 다시 1시간 30분을 간다.

지프니 지붕 위로 멋지게 올라타고 울퉁불퉁한 길에 엉덩이가 아프든 말든 자연을 먼저 느껴본다. 계단식 테라스식 논은 세계 8대 불가사의 가운데 하나이며, 총 길이가 2만 4400㎞에 이른다고 한다. 지프니에 내려 이젠 어떤 교통 수단도 들어갈 수 없는 작은 길을 따라 숲속을 걸으니 바타드(Batad) 라는 지역의 자연 속에 꽁꽁 숨겨진 계단식 논이 눈앞에 아슬하게 펼쳐진다.

관광객의 발길과 개발로 파괴되어 가는 계단식 논이 안타까워 여행자들을 데리고 복원작업도 하고 이푸가오족과 저녁잔치도 벌이면서 문화를 보존하고 알려나가는 여행.

여행자의 발걸음이 파괴가 아닌 복원의 발걸음이 되는 순간이다.

필자소개
서윤미
구로에서 지역복지활동으로 시작하여 사회적기업 착한여행을 공동창업하였다. 이주민과 아동노동 이슈에 관심이 많고 인권감수성을 키우려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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