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압승 민주당 참패,
일본 총선 결과와 함의
한국 대선을 앞두고...일본 민주당의 참패가 주는 교훈
    2012년 12월 17일 02:30 오후

Print Friendly

12월 16일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이 압승하고 민주당이 참패했다. 16일 실시된 일본 총선에서 자민당이 단독과반수(241석)을 대폭 상회하는 294석을 획득해 3년 3개월만에 재집권했다.

자민당과 연립을 구성하기로 한 공명당의 31석을 합치면 양당은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을 재가결할 수 있는 3분의 2(320석)를 확보한 것이다.

민주당은 총선 공시 전의 230석의 4분의 1에도 못미치는 57석에 그쳤다. 참패이다.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가 대표이고, 또다른 극우 인사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 등이 이끄는 일본유신회는 54석을 획득, 제3당으로 부상했다.

공산당은 9석에서 8석, 사민당은 5석에서 2석으로 줄어 그 존재가 갈수록 쇠약해지고 있는 상태이다.

마지막 잔여 1석이 자민당으로 가서 최종 294석이 되었다.

일본의 우경화 가속화와 동아시아의 국가주의적 갈등 심화 우려

자민당의 총재인 아베 신조는 약 6년 만에 총리로 복귀할 것이 확실시 된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 등을 인정한 고노 회담을 부정하고, 역사 교과서 심의시 주변국을 배려한다는 ‘주변국 조항’을 삭제하고 자랑스러운 역사를 가르쳐야 한다거나, 첫 총리 재임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지 않은 것이 크게 후회된다는 등 퇴행적 역사관 혹은 우익적 역사관을 드러냈던 정치인이다.

아베 총재는 일본 매파 보수주의의 태두라고 할 수 있는 기시 노부스케 전 총리를 외할아버지로, 사토 에이사쿠 전 총리를 작은 외할아버지, 아베 신타로 전 외상을 아버지로 둔 보수파 정치가문의 후예이다.

또한 평화헌법을 개정해 자위대를 국방군으로 바꾸고, 동맹국이 공격받을 경우 일본이 공격받은 것으로 간주해 반격할 수 있는 권리인 집단적 자위권 행사가 가능하도록 국가안전보장기본법을 제정하기로 공약하기도 했다.

그리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시마네(島根)현의 지역 행사인 2월 22일의 ‘다케시마(竹島)의 날’ 행사를 국가 행사로 승격하고, 중국과 갈등을 빚고 있는 센카쿠열도(댜오위다오)에 공무원을 상주시키는 한편 등대와 항만 설치 등으로 주변 어업환경 정비를 검토하겠다고도 밝혔다.

이러한 일본의 우경화는 한국, 중국 등의 반발을 낳을 것이고 그렇지 않아도 분출하고 있는 동아시아의 국가주의적 경쟁과 갈등을 심화시킬 우려가 아주 크다. 자민당이 공약한 무제한의 금융완화(통화발행과 재정 확대) 정책이 낳을 엔화 가치 하락이 낳을 환율이나 무역 문제 등도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 각국에 상당한 충격을 줄 가능성이 높다.

이런 일본에 대응해 어떤 대일 정책, 일본을 포함한 동아시아 정책을 추진해나갈 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치밀한 정책 검토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본의 과거사 부정 등 우경화에는 국제사회와 공조해 확실히 대처하면서도 일본 위협을 빌미로 한 국내에서의 국가주의의 분출과 핵무장이나 군비강화 등 미래가 없는 악순환의 정책 역시 확실히 경계해야 한다. 갈등의 업그레이드는 아베 정권이 바라는 것이기도 하다.

자민당이 헌법개정에 비판적인 공명당과 연립을 추진하기에 평화헌법 9조의 개정은 어려울 것인지, 아니면 미국 중국 등과의 갈등을 무릅쓰고 일본유신회와 연합해 전전과 같은 우익국가로 폭주할 것인지의 여부에 대해서도 면밀한 주시가 필요한 시점이다.

일본이 군사대국화하더라도 후쿠시마 사태 이후의 반핵 분위기 속에 핵무장 등을 추진하기는 여의치 않다고 보여지지만, 미일동맹이 독자적 군사대국화는 누르면서도 집단적자위권 등을 통해 합리화하고 부추기고 있는 양가적 측면 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복합적인 이해와 대응 필요하다.

탈냉전 이후 일본의 군사대국화 등 우경화에는 국제정치에서의 대국화 욕구나 중국에 대한 경계감도 깔려 있었지만,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일본인 납치 등 이른바 ‘북한 위협론’이 크게 작용하고 활용된 면이 있다. 북한 변수는 한국의 대선보다는 일본의 총선에 더 큰 영향을 끼친 것이다. 그러므로 일본 우경화 저지와 동아시아의 새로운 미래를 위해서라도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하루빨리 성과를 이루어내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된다.

일본 민주당의 참패 원인과 함의

2009년 8월31일 총선에서 하토야마 유키오가 이끄는 민주당은 중의원 480석 가운데 308석을 얻어 1955년 결당 이후 한 번도 제1당 자리를 내준 적이 없는 자민당을 119석의 힘없는 야당으로 밀어내고 명실상부한 정권교체를 이루었으나 이번에 참패를 당했다.

미국, 중국과의 외교 관계 및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핵발전소 폭발 대응 과정에서의 정책 혼선과 리더십 부재 등 무능한 집단으로 국민들에게 인식되었다.

또한 아동수당 등 복지 공약의 불발과 세금을 인상하지 않겠다는 공약과 반대되는 소비세 인상의 주도와 가결, 자민당과 별 차별성이 없는 노다 내각의 우경화 등 집권 과정에서 당의 정체성 자체가 크게 흔들린 점 등 우왕좌앙, 무능, 비전의 부재가 민주당 참패의 원인이었다.

무엇보다 자민당에 대한 반감과 탈토건 복지, 아시아 중시 외교 공약 정도로 집권을 했지만, 복지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 등에서 구체성이 떨어진 점이나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응과 미국과의 불평등 관계 개정이라는 외교 관계에서의 복잡성을 간과한 안일한 인식과 후텐마 기지, 센카쿠 사태 대응 등에서의 혼선 등 일본 민주당의 추락과정은 우리에게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

이명박 정부의 실정은 정권 교체를 위한 기본 동력이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차기 정권의 성공을 보장하지는 못한다.

국제 경제의 불안, 국내 재벌과 수구 언론의 집요한 반대 등에도 불구하고 일관되고 과감하게 경제민주화와 복지 및 노동 친화, 북한 및 주변국과의 평화·협력 정책을 추진해나갈 강단과 치밀한 정책적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은 일본 민주당의 화려한 등장과 그보다 더 비침한 추락과정을 보며 우리가 배우고 무엇을 준비해야 할 지를 시사하는 지점이다.

필자소개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문제를 연구하는 정책가이며, 진보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