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의 선전이 반가운 이유
    마이너들도 메이저 눈치 안보고 살 수 있는 세상은?
        2012년 05월 27일 10: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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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가 방가! 프로야구 보시나요? 넥센 요즘 잘하죠?

    저는 롯데 팬입니다만 올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반가운게 넥센의 선전입니다. 시즌 전엔 저도 넥센이 잘하면 4강권까지 가능하겠다 싶었지만 이 정도로 잘할 줄은 못했죠. 전문가들도 마찬가지겠죠. 넥센 선수들이 눈이 반짝반짝하면서 의욕적으로 달려드는걸 보면 가슴이 뿌듯하고, 점수내고 좋아하는걸 보면 코가 찡해지기도 하네요.

    넥센 선전이 반가운 이유

    제가 넥센의 선전이 반가운 이유는 약자를 응원하는 동정심, 꼴찌의 반란이란 드라마 등등이 있겠지만 프로야구를 포함한 스포츠 문화의 변화, 나아가 정치, 경제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너무 거창한가요? ㅋㅋ)

    작년 8위에서 올해 1위로 달리는 넥센(사진=넥센 히어로즈)

    아시다시피 넥센은 한국 프로야구 리그에서 유일하게 오너쉽과 스폰서쉽이 분리된 팀입니다. 다른 팀들은 오너와 스폰서가 결합된, 소위 재벌의 계열사들이죠. 프로야구 출범 당시엔 정치적인 이유 때문에 재벌들이 억지로 팀을 떠안았지만 프로야구가 엄청난 인기를 얻고있는 지금 야구팀은 이들에게 엄청난 부가가치를 제공하고 있고, 그래서 이들 재벌들은 웬만해선 팀을 내놓지 않을겁니다.

    적자라고요? 전혀 아닙니다. 삼성이 프리미어리그 첼시에 1년간 200억 이상을 제공합니다. 단지 유니폼에 삼성의 로고를 붙히는 정도의 댓가로 말이죠. LG와 토튼햄도 마찬가지고요.

    물론 첼시와 프로야구단 삼성의 가치가 같지는 않겠지만 1년에 구단운영비로 비슷한 돈을 삼상야구팀에 제공한 댓가로 삼성그룹은 상상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부대이익을 챙기고 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지금 재벌들이 야구단에 내놓는 돈은 아주 적은 것이고, 많은 구단들은 이미 상당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겁니다. 소위 모그룹 차입금이란 건 빌리는게 아니라 당연히 받아야할 스폰서비용인거죠.

    그런데도 재벌들은 마치 자신들의 희생으로 프로야구 리그가 운영되고 있는 양 생색을 내고 선수 대우, 관중, 리그 운영등의 측면에서 독선적이고 반시장적인 담합을 유지하고 있지요. 이대호 7억 안 줄려고 그 지랄했던 거 보셨죠? 적자 운운하면서…

    시장원리 내세우는 자들이 실은 시장을 속이고 있는거죠.

    이런 재벌들 눈에 넥센의 성공은 참을 수 없는 도전이겠죠. 리그의 질서 자체를 뒤집는 폭거인거죠. NC의 1군 진입과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이면에도 넥센에 대한 견제가 깔려있다는 해석도 있자나요. 재벌이 아니라도 프로야구단 할 수 있다는 게 증명되면 프로야구 풍토는 많이 달라질 겁니다. 재벌의 야구시장 독점은 다른 소비재 시장이나 제조업의 그것과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KBO총재를 정부에서 승인하는 형태도 시장의 불공정성을 방조하는 관의 모습 바로 그것이고요.

    더 많은 시민구단이 생기기를…

    아시다시피 유럽의 상당수 클럽팀들은 스폰서와 오너가 분리된 형태로 운영되자나요. 우리나라도 프로축구는 시민구단 형태로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프로야구도 이제 그런 형태가 필요하지 않을까, 최소한 재벌 카르텔 형태의 리그는 벗어나야하지 않는가 합니다.(일본프로야구에는 히로시마 카프라는 시민구단이 있습니다.)

    물론 군소 자본이 야구팀을 운영하다보면 팀 해체나 매각 등으로 리그전체가 불안한 상황이 오지 않을까 걱정도 되겠지만 일본이나 미국도 매각은 수시로 이뤄지는 거고, 시장형편에 따라 팀의 수는 어느 정도 조절되어 운영될 거고 그렇게 정상적인 야구시장, 야구기업, 야구문화가 형성되어가야한다 그렇게 보는거죠.

    글고 꼭 1군 리그 아니라도 ‘고양 원더스’ 같은 구단들이 더 많이 생겨 미국 일본의 독립 리그, 지역 리그 같은 군소 리그를 운영하고, 관중은 마이너들의 경기를 즐기면서 응원하는 팀을 정하고… 그런 것이 관중과 선수가 주인되는 스포츠 문화를 만들어가는거 아닌가 생각합니다.

    메이저들만 주목받는 구조는 소수의 독선적인 메이저와 다수의 비참한 마이너들을 양산하는 거죠. 미국의 경우 잘 보시면 지역 리그들이 모여서 큰 리그를 만들고, 큰 리그끼리 교류전을 하고, 최종적으로 챔피언전하고… 이런 구조입니다. (고양 원더스 허 대표…제 대학야구부 후배입니다만ㅎㅎ, 독립리그를 1군 리그의 하부구조처럼 말하던데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독립리그는 말 그대로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어야죠. 그게 마이너들도 메이저 눈치 안보고 제 힘으로 살 수 있는 세상인거죠.)

    마이너들의 연대

    살짝 엉뚱한 얘기지만 재벌의 마트 중심으로 형성된 우리의 소비재 시장도 이렇게 마이너들이 살아나서 다양하고 자발적인, 생명력 있는 시장으로 제 모습을 되찾아야한다… 생각해봅니다. 정치에서도 첨부터 전국구 정당만 만들게 아니라 지역정당, 군소정당들이 많이 생기고 그들끼리 연대하기도 하고, 연합하기도 하고, 그래서 하나의 정책을, 인물을 밀기도 하고, 연합해서 정권을 담당하기도 하고… 거대 정당, 전국구 정당들만의 카르텔이 아닌(그런 구조는 필연적으로 정당하지 않은 야합, 통합, 담합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니) 그런 정치 구조를 만들어야한다…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그럴려면 정당법(17조)부터 개정해야겠지만…. 정치인 중에 정당법 개정에 관심을 갖는 놈 한 놈도 없지만…

    암튼 이건 야구나 경제나 정치나 구조의 문제, 기회의 문제, 독점과 봉쇄의 문제 등등 공통의 문제를 안고있는거다…. 뭐 이런 거창한 생각도 살짝 끼워봅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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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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