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후보 외교안보통일 공약 비판
    2012년 11월 06일 01:5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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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후보가 11월 5일 외교안보통일 공약을 발표했다. 그 주요 내용은 신뢰를 키워드로 해서 불신과 대결을 넘어, 신뢰와 평화의 새로운 한반도를 만들고, 궁극적으로 통일 한국을 만들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공약의 3대 기조는 ‘지속가능한 평화’, ‘신뢰받는 외교’, ‘모두가 행복한 통일’이고 7대 공약은 첫째 대한민국의 주권과 안보 사수 둘째 북핵문제는 억지를 바탕으로 협상의 다각화를 통해 해결 셋째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를 통해 남북관계를 정상화. 넷째 (경제통합의) 작은 통일에서 시작하여 (정치통합의) 큰 통일을 지향 다섯째 동아시아 평화와 유라시아 협력 여섯째 경제외교를 업그레이드하고 신성장 동력을 발굴 일곱째 “매력 한국”건설을 위한 “국민외교시대”개막이다.

신뢰를 회복할 구체적 정책이 부족

박 후보는 새로운 한반도를 건설하기 위한 출발점에 필요한 것이 신뢰라고 말하고 있다. “남북 간 신뢰를 위해서는 우선 약속을 지켜야한다. 기존 합의에 담긴 평화와 상호존중의 정신을 실천하며, 세부 사항은 현실에 맞게 조정해 나갈 것이다”라는 말은 6.15와 10.4선언을 무시했던 이명박 정부에 비해서는 일견 전향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남북 간 합의 중 무엇을 존중하고 이행하겠다는 것인지는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음으로써 양 정상선언의 불이행에 따른 남북간 불신의 문제를 확실히 타개하겠다는 의지가 박약한 것으로 보인다. 5.24조치 해제, 금강산 관광 재개 등 이명박 정부 시대에 엉클어진 남북간 관계(신뢰)를 회복할 우선적 조치로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는 것은 아예 언급 자체가 없다. 그런 상황에서 북의 호의를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인 것이다.

91년 남북기본합의서 체결 당시의 모습

남북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북한의 지도자와도 만나겠다고 했으나 신뢰가 회복된 다음에 하겠다는 것인지,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 하겠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전자라면 구체적으로 어떤 조건이 충족될 때 하겠다는 것인지, 후자라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논의하기 위해 하겠다는 것인지도 불분명하고, 이러한 불투명한 제안이 북의 호응을 끌어낼 수 있을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북핵 문제를 해결할 구체적 비전과 참신한 정책 부재

북핵문제를 보다 큰 틀과 넓은 시각에서 풀기 위해 남북관계 발전과 동북아 차원의 협력을 함께 추진해 나가겠다는 것은 선핵 폐기를 앞세워 남북관계를 파탄내고 말았던 것에 비해서는 전향적이라고 볼 수 있다. .

하지만 6자회담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겠다고 하지만 그것은 추상적인 의지의 천명에 불과하고, 한미중 3자 전략대화의 활성화 정도만이 기존과는 새로운 접근일 뿐이다.

문제의 해법에 있어 “비핵화 진전에 따라 상응하는 정치·경제·외교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함으로써 여전히 평화협정 체결 등에 대해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는 모습이다.

북이 핵보유를 헌법에도 명시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평화체제의 구조화, 북미수교 지원 등을 병행 추진하겠다는 확실한 언급과 의지의 천명이 필요한 상황인데 이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또한 관련 국가들내에 이미 일정한 합의가 있다고 할 수 있는 9‘.19공동성명에서의 일괄타결’을 힘있게 추진하겠다는 언급도 하지 않은 공허안 공약이다. 평화협정 체결 등과 관련해 전향적인 언급, 적극적 정책 없이 이 문제와 연동된 비핵화의 진전은 힘들 것이 될 수밖에 없다.

미-중 갈등적 상황에서의 합리적 행위가 필요

박근혜 후보 말대로 “미국 및 중국과의 조화롭고 협력적인 관계는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그러나 한미 관계를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심화·발전시키는 것과 중국과의 관계를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에 걸맞게 업그레이드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다.

중국 견제를 위해 아시아에 귀환하겠다는 미국에 협조하는 MD가입 추진 등 대중국 동맹으로 한미동맹이 변신하는 것에 대해 중국의 반발은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한중관계를 한미관계와 대등하게 업그레이드시키면서도, 한미관계를 탈냉전의 시대적 흐름에 부응하는 미래 지향적 관계로 변화시켜야 하는 것이다. 그러지 않으면 미-중 사이에서 고뇌하는 전략적 딜레마에 빠져 허덕이는 것에서 나아가 미-중 대결 혹은 해양세력 대 대륙세력 간 대결의 전초기지가 될 수도 있는 것이 한반도의 현실이다.

특히 북한의 중국에 대한 정치·경제적 밀착이 함의하는 전략적 선택의 가능성 및 남과 북 각각이 미국과 중국의 영향력에 깊숙이 편입되는 현재의 경향에 브레이크를 걸고, 한반도 및 동아시아 차원의 평화와 공영을 이룰 보다 적극적 외교·안보 구상이 필요한 시점인데 이에 대해서는 공백이다.

또 이런 외교안보 구상의 현실화를 위해서도 조기에 한반도의 비핵화·평화체제를 이룰 적극적이고 창의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갈등 상황의 지속은 필연적으로 미-중 등 강대국의 영향력을 더 크게 하고, 각각의 강대국에의 남과 북의 의존을 강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필자소개
한반도와 동아시아 평화문제를 연구하는 정책가이며, 진보정당에서 활동하고 있는 연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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