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주노총, 문-안 캠프행 노동계 비판
    "입신양명 욕망과 이미지 정치"
        2012년 10월 25일 05:51 오후

    Print Friendly

    민주노총이 최근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행을 선택한 전현직 간부들과 대선후보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25일 성명을 통해 “대선을 앞둔 중차대한 시기, 노동정치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진보정당 통합의 실패와 분열을 막지 못한 채, 내부적으로 중심을 세우지 못한 민주노총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전체 노동대중과 소통하고 조합원과 결속된 활동 기반을 다져오지 못했기 때문”이이라고 밝혔다.

    또한 “최근까지 민주노총의 상층 간부로 활동했던 일부 인사들이 문재인과 안철수 대선캠프에 일신을 의탁하는 깜짝 행보는, 노동정치에 대한 현장의 불신을 부추긴다는 점에서 비판받아 마땅하다”며 하지만 “최근까지도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함께 논의하고 보수정치를 비판했으며, 서로 노동운동의 동지라 칭했던 이들이 떳떳하게 이탈해나가는 모습은 누가 봐도 민망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은 “특히 노동운동 내부에 어떤 문제의식도 던지지 않고 공개적인 토론과 소통과정도 없는 그들의 행보는 정치공학에 익숙한 관료집단 특유의 입신양명일 뿐 민주노총과는 어떤 인연도 없다”며 “자신들의 이름 석자를 어디에 내걸건 그들 자유지만, 바라건데 더 이상 노동운동과 민주노총의 이름을 빌어 행세하지 않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또한 “자신들의 입신을 위해 민주노총과 조합원을 동원하려고 한다면, 그것 역시 기본적인 예의를 벗어난 일”이라고 덧붙였다.

    대표자 수련회 참석자 사진들으로 만든 민주노총 로고(사진=민주노총)

    민주노총은 문재인과 안철수 캠프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노동계 일부 인사들의 정치적 욕망을 이용해 이미지 효과를 노린 대선캠프들도 진정성이 없긴 마찬가지”라며 “대선후보인 자신이 노동문제를 해결할 적임자임을 내세우고자 한다면, 비정규직과 정리해고 문제, 노조파괴 공작, 노동자 참정권 박탈 등 당장 눈앞에서 벌어지는 부당한 현실부터 해결하는 실천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노동정책을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실천의지로서 노동계의 신뢰를 얻고자 노력하기 보단, 전․현직 노동관료들의 직함을 앞세워 노동계를 포괄하는 양 모양새를 갖추려는 것은 득표를 위한 정치적 과시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민주노총은 “민주노총의 투쟁이 지금 당장은 진보정치의 왜곡으로 사분오열됐지만 노동 중심의 진보정치는 결코 멈출 수 없는 민주노총의 중요한 과제”라며 “진보정치로서 노동 중심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전통적 합의와 흐름에 반하는 이탈은 결코 위협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이들은 “민주노총은 지난 시기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반성 그리고 현장 토론에 기초하여 새로운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정치는 노동을 영입의 대상이 아닌 정치의 주체로서 인정하게 될 것인바,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추진할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방향은 여전히 굳건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뒤늦은 민주노총의 입장은 ‘버스 지난 뒤 손 흔드는 꼴’이라는 비판적 지적도 많다. 민주노총이 통합진보당에 대한 지지방침을 철회한 이후 대안적 정치세력화나 새로운 정치방침을 만들 노력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 비판의 근거이다.

    새정치특위를 중심으로 대선에 노동자 민중의 독자후보를 출마시키고, 이를 중심으로 다시 노동 중심의 새로운 진보정당을 건설하려는 움직임이 일부 있었지만 찻잔 속의 태풍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중집이나 산별대표자들 수준에서도 민주노총의 중심성은 강조했지만, 특정한 정파적 이해관계 등으로 인해 새로운 노동정치에 대한 움직임에 소극적이거나 오히려 제동을 거는 분위기가 많았다. 최근 무산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는 대선에 대한 정치방침이 올라가지도 않은 상태였다.

    대략 민주노총 지도부와 주요 산별들의 태도는 새로운 노동정치에 대한 논의와 계획은 물론이고 대선과 관련한 어떤 조직적 방침이나 실천도 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어 있다. 정치방침은 고사하고 대선 관련한 노동정책 중심의 정치실천단 논의도 전무한 상태이다. 대선이 빨리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형국이다.

    문재인이나 안철수 캠프 행을 선택하는 이들의 자기정당화의 근거도 민주노총이 어떤 조직방침도 결정하지 못한 상태이고, 진보정당을 지리멸렬한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나름의 노동정치를 실현하겠다는 입장을 근거로 제시하기도 한다. 다만 그 실현의 장이 예전에는 진보정치와 진보정당었다면 봉인이 풀린 지금은 자신의 정치적 입장에 따라 문재인, 안철수 캠프에서 실현하겠다는 입장들이다.

    이들 전직 지도급 인사들의 행보에 대한 비판적 입장이 뒤늦게 나온 이유에 대해 박성식 부대변인은 “굳이 개인의 입신양명에 대해 왈가왈부하기 좀 그랬는데, 새정치특위는 이들의 행보가 개인적인 캠프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향후 노동현장에 대해 조직적으로 관계를 맺으려고 할 수 있기에 민주노총의 조직적 차원에서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고 밝혔다.

    필자소개
    장여진
    레디앙 취재기자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