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시대정신은 무엇일까
[책소개]『시대정신과 지식인』(김호기 저/ 돌베개)
    2012년 09월 15일 10:1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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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시대는 저마다 그 나름의 절박한 시대적 요청이 있어왔다. 그 시대적 요청을 누구보다 앞서 인식하고 몸소 실천해온 이들이 있다. 통상 이들을 지식인, 지성인, 학인, 사상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지식인과 지식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던 김호기 교수는 전공인 시민사회와 민주주의 외에도 10여 년 전부터 지식인과 시대정신을 다루는 작업들을 꾸준히 해왔다.

이 책은 그 첫 번째 결실로, 각 시대를 대표하는 두 명의 지식인을 선정하여 먼저 인물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 후 그들이 치열하게 탐구하고 추구했던 시대정신의 맥락을 짚어나가면서 그 현재적 의미를 밝힌다.

신라시대 원효와 최치원을 시작으로 조선시대 이황과 이이, 박지원과 정약용 등을 거쳐 지금도 우리 사회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박정희와 노무현에 이르기까지 24명의 인물들을 통해 당대의 시대정신과 지식인의 역할을 고찰한다. 박정희와 노무현의 경우 지식인이라기보다 정치가였지만 산업화와 민주화라는 시대정신을 구현한 대표적인 인물이어서 포함시켰다.

“시대정신이란 한 시대의 문화적 소산에 공통되는 인간의 정신적 태도와 양식 또는 이념을 말한다. 시대정신은 한 사회의 발전에서 북극성의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시대정신을 주조하는 이들이 곧 지식인이다. 지식인은 지식 또는 진리 탐구를 자신의 직업으로 하는 이들이다. 과거를 성찰하고 현재를 독해하는,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전망하는 게 지식인의 본분이며, 이를 한마디로 정의한다면 시대정신 탐구라 할 수 있다. ” (본문 15~16쪽 부분 발췌)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식 아래 자신의 시대에 의연히 맞서서 새로운 미래의 빛을 당당히 탐구해간 이들로 원효와 최치원, 김부식과 일연, 정몽주와 정도전, 이황과 이이, 박지원과 박제가, 정약전과 정약용, 이건창과 서재필, 최제우와 경허, 신채호와 이광수, 함석헌과 장일순, 황순원과 리영희, 박정희와 노무현을 꼽고 이들의 시대정신을 사회학자의 눈으로 조명한다.

그 어떤 인물도 자기가 살아갈 시대를 선택할 수는 없으며 시대적 구속과 한계를 완전히 뛰어넘을 수도 없다. 이 책에서 다루어지는 24명의 지식인들 역시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들의 삶의 궤적과 사상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적잖은 울림을 주고 있으며 비판적 성찰의 계기도 마련해준다.

‘시대정신’이라는 주제로 저자가 많은 고뇌 끝에 엄선한 이 인물들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우리 역사 속에서 뜨거운 시대의 쟁점이 되었던 사상들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한 줄로 꿰어지는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단순한 사상사적·역사적 접근이 아니라 지식사회학적 관점에서 논의를 풀어나가기 때문에 사회학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여러 개념과 학자들의 이론을 접목하여 시대정신을 고찰하는 신선한 시각도 얻을 수 있다.

저자인 김호기 교수는 연세대학교 사회학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빌레펠트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2년 이래 연세대학교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정치사회학, 시민사회론, 현대사회론, 진보와 보수 등을 가르쳐오고 있다. 미국 UCLA 사회학과 방문학자를 지냈고, 참여연대 정책위원장, 참여정부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최근에는 한국정치사회학회 부회장, 복지국가민주주의싱크네트 운영위원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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