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박 시험’ 때문에 아이들만 죽어난다”
    By mywank
        2008년 10월 08일 01:4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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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3학년을 대상으로 한 ‘기초학력 진단평가’가 치러진 8일 오전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와 전교조는 각각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과 세종로 교육과학기술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일제고사 시행을 규탄했다.

    우선 참교육학부모회는 이날 회견문을 통해, “풍성한 계절 가을이지만, 학생들에게 풍성한 것은 연속되는 시험뿐”이라며 “이른바 ‘명박 시험’이라고 불리는 일제고사 때문에, 아이들이 ‘짱 난다’고 말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어 “아이들은 지금도 너무 많은 시험으로 힘들어하고 있다”며 “계절을 느낄 틈은커녕 가을 시 하나 떠올릴 여유조차도 없는 학생들을 학교로 학원으로 내몰고, 반복적인 문제풀이의 선수를 양산하는 교육을 학부모들은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교과부는 전국단위 일제고사가 학습부진 학생을 최소화하고 학력 격차를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하지만, 일제고사 결과 공개 이후 나타날 학습부진 학생을 위한 대책, 지역별 교육격차 해소 대책은 없다”고 강조했다.

    표집 대상 이외 선택 자율권 주어야

    이들은 이어 “오히려 2010년 실시되는 학교별 성적 공개와 맞물려, 전국단위로 학교를 서열화하고 고교등급제 시행의 자료로 악용될 수 있다”며 “일제고사 실시 이후 공개될 학교별 성적은 각 시도 교육청과 학교별 경쟁을 부추길 것이고, 사교육비 부담은 고스란히 학부모와 아이들의 고통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회견 모습 (사진=손기영 기자)
     

    이들은 또 “전국단위 일제고사를 정부가 나서서 획일적으로 지시하고 시험을 실시하지 않는 학교에 대해서는 강력히 징계하겠다는 엄포가 학교 자율화인가”라며 “표집평가 대상이 아니면 학교단위에서 전국단위 일제고사 시험 실시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초등학교 3학년 딸의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거부한 홍경표 씨는 “아이가 일제고사 전부터 저한테 ‘걱정된다. 시험을 보기 싫다’며 심한 부담감을 호소하며,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며 “결국 아이와 의논 끝에 일제고사를 보지 않고, 함께 체험학습을 가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씨는 이어 “하지만 오늘 새벽에 갑자기 개인적인 일이 생기고 아내 역시 직장 일이 있어, 어쩔 수 없이 딸과의 체험학습 약속은 지키지 못했다”며 “지금 딸은 학교에서 일제고사를 보지 않는 대신, 집에 자습을 하고 있는 상태”이라고 밝혔다.

    홍 씨는 또 “정서적 교육을 통한 바른 인격을 함양하는 게 초등학교 교육의 목표이지, 서열 확인을 통해 아이들에 심리적 부담감을 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내신 때문에, 왕따될까봐"

    초등학교 6학년,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김희영 씨는 “일제고사 이야기만 나오면, 아이들 때문에 가슴이 아프고, 사교육비 걱정에 등골이 휜다”며 “우리 아이들의 경우 14~15일에 일제고사를 보는데, 이 기간에 중간고사 기간이 겹쳐 있어 너무 힘들어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씨는 또 “체험학습을 갈지에 대해 아이들과 의논을 했는데, 고1 아이는 ‘내신에 출결상황이 중요해, 시험 안보면 내신을 망친다’, 초등학교 6학년 아이는 ‘친구들 사이에서 외톨이가 되기 싫다’는 말을 하며, 보기 싫어도 어쩔 수 없이 시험을 보겠다는 눈치였다”며 “이런 아이들의 모습을 봐야 하는 부모의 마음은 참담하다”고 밝혔다.

       
      ▲한 회원이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손기영 기자)
     

    전교조도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전국의 모든 학교가 동시에 같은 문항으로 시험을 보는 평가방식으로는 우리 교육현실에서 정도 이상의 학력 경쟁을 유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답안지 작성조차 서툰 학생들에게 지필고사로 학력을 진단하겠다고 하면, 우선 학습지 시장부터 커지는 게 현실”이라며 “이런 현실을 무시하고 필답식 일제고사를 통해 기초학력 부진학생을 선별해 내겠다는 교육당국의 평가 방식은 후진적”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또 “오는 14~15일 초6, 중3, 고1을 대상으로 진행될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역시 시도교육청 간, 학교 간, 학생 간 과열 경쟁을 조장하고 있다”며 “이미 일부 학교에선 성적을 높이겠다며 보충수업을 강화하거나 사전 모의고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내신 성적에 반영하겠다고 학생들을 다그치고 있는 등 각종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전 전교조 서울지부, 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전국학부모회 등 6개 단체로 구성된 ‘일제고사를 반대하는 서울시민 모임’은 일제고사를 보지 않기로 한 160여명의 초등학생, 50여명의 학부모들과 함께 경기도 포천에 있는 평강식물원으로 체험 학습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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