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유럽, 자본주의와 함께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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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04월 27일 01:0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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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릴 때부터 "신문을 읽는 소년"으로 커서, 매일매일 신문읽기는 아마도 저의 가장 버리기 어려운 개인적 습관 중 하나입니다. 학교 시절에는 제가 제 소속 학급의 정치교육을 맡은 적이 있어 매일매일 당 정책이나 결정, 미제의 새로운 악행이나 자본주의 체제 속의 빈민들의 고통(그 때에 "이게 다 선전이다" 싶어서 저도 믿을까 말까 했지만, 지금 보니 그 당시에 제가 쏘련 신문에서 읽은 서방 자본주의 모순에 대한 이야기의 대부분은 그다지 사실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등에 대해 먼저 본인이 배우고 나중에 급우들에게 이야기해야 했지만, 한국이나 노르웨이에서 살 때에 "언어 훈련"이라는 잇점까지 겹쳐져서, "신문 읽기"는 일종의 "의례"로서 제 일상에서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리스 시위대와 경찰 

고통과 전운이 감도는 미래

그런데 요즘은 솔직히 신문 펴기가 무서워졌습니다. 제가 구독하는 <계급투쟁>지 같은 신문은 물론, 온건 부르주아 자유주의 일간지 <아프텐보스텐>지마저도 보기가 무서워졌습니다. 지상에 보이는 해외 소식마다 상상하기도 끔찍한 인간들의 고통과 전운이 감도는 미래만 보여줘, 보다보면 하도 심장이 아파지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최근의 대표적인 신문 해외 새소식은 이런 것들입니다.

– 그리스 청년실업률은 이제 51%에 달했습니다. 즉, 젊은 사람 두 명 중의 한 명은 일거리도, 미래도 다 빼앗긴 상태입니다. 신자유주의적 "구제책"으로 희랍의 경제 규모는 지난 4년간 이미 5분의 1은 줄어들었고, 앞으로도 일자리 창출의 희망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독자 여러분 편의를 위해 영문 자료 링크를 제공하겠습니다).

– 그리스 빈곤율은 40%를 향해 치닫고 있는 중입니다. 더이상 식량을 살 돈이 떨어진 과거의 중산층들은 이제 자선단체들이 나누어주는 약간의 음식에 기대어 하루하루 어렵게 연명합니다.(관련 내용)

– 한 때에 유럽 복지주의의 전형이었던 바로 "그" 스웨덴에서의 청년실업률은 25%나 돼, 불란서와 호형호제의 수준입니다(관련 내용). 한국과 다를 게 없이 절망에 빠진 스웨덴 청년들은 비정규직,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면서 사는 것이고, 상당수는 미래에 대한 꿈이 거의 빼앗긴 상태입니다. 일부 부르주아 정객들은 절망에 빠진 청년들을 끝까지 잘 착취해보려고 특별한 "청년형 최저 임금"을 정상적인 최저임금의 75% 정도로 책정해 청년들에 대한 초과착취를 획책하려 하지만, 노조들은 결사 저항을 하고 있습니다.(관련 내용)

– 한 때에 구쏘련에서 가장 잘 살았던 공화국이었던, 그러나 이제 유럽연합의 주변부로 편입된 라트비아에서 빈민의 한 자녀가 영양실조로 죽을 뻔했다가 극적으로 구출됐습니다 (죄송하지만, 러문 출처만 있습니다:). 라트비아의 빈곤율은 약 26%, 근로인구의 4분의 1은 유럽연합 핵심부의 국가에서 가장 힘들고 위험한 일을 해가면서 어렵게 연명하는 것이고, 가난과 전망의 절대적 부재 속에서 점차 기근의 유령은 다시 돌아옵니다.

자본주의 최악 위기 핵심부까지 번져

위의 소식은 세계 자본주의 체제의 핵심부에 속하는 "유럽"으로부터의 소식들입니다. 제3세계에서 일어난 각종 참사들에 대한 소식은 원래부터 흔히 보였지만, 신자유주의적 자본주의의 최악의 위기가 핵심부로까지 번진 지금에 와서는, 제3세계라고는 따로 없습니다.

유럽연합 전체에서는 약 17%의 인구는 빈민들이지만, 남유럽 청년의 경우에는 안정된 정규직을 갖는 "장차의 중산층"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빈곤, 준기아, 절망 등이 바다의 물처럼 퍼져가는 것입니다. 그나마 약간 남아 있는 복지제도 덕분에 기근의 만연을 어느 정도 방지할 수 있는 것이지, 정규직 고용이 청년들에게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안정된 직장없이 주택구입을 위한 융자를 받는 일 등이 불가능해지자 "노동하는 중산층" 위주의 전통적인 복지국가의 사회구성은 몰락해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리스 시위대와 경찰 

중산층은 점차 다시 한번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수준으로, 즉 고임금 전문가군이나 중소부르주아군 정도로 줄어드는 추세고, 그 중산층 밑에서 사회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버리는 것은 빈민과 준빈민("워킹푸어")들입니다. 비공식부문의 고용의 규모가 조금 더 작고 대지주와 토지없는 농민과 같은 요소들이 없어서 그렇지, 많은 면에서 유럽의 사회구조는 점차 남미와 비슷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케인스주의, 복지주의의 절명의 위기와 점차적 몰락 속에서 당연히 자본주의 황금기(1945-1973)와 같은 "대형 온건 우파, 대형 사민주의 정당" 중심의 정치판의 균형도 깨져갑니다. 희랍처럼 반제, 반독재 무장 투쟁의 전통이 깊은 사회에서 급진(사민당보다 왼쪽에 있는) 좌파 정당들의 전체적 지지율은 42% 정도지만,(관련 내용) 불란서 같은 경우에는 "유럽 연합 탈퇴, 유로존 탈퇴, 보호주의 정책 재개, 재공업화 추진"이라는, 실업자와 비정규직들에게 가장 친근하게 들리는 구호들을 극우파가 전유해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러니까 장차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이 "실력 대결"로 가버리면 그 대결에서 꼭 좌파가 이기리라고 보장하기가 어렵습니다. 그리고 사회주의가 선택되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최악의 야만이 선택되어질 것은 불문가지의 일입니다.

유럽, 폭발 직전 화산

국내에서 아직도 "사민주의"나 "유럽모델"을 이야기하시는 분들이 계시지만, 지금 제가 목전에 보는 유럽은 폭발되기 직전의 화산에 가까운 것입니다. "좋은 자본주의", "지속 가능한 발전 모델" 등에 대한 꿈들은 그저 미몽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우리가 이제 직시해야 합니다.

이윤추구의 논리에 기반하는 시스템은 안정될 수도, 지속가능할 수도, 좋을 수도 없습니다. 이윤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는 이 시스템은 결국 파멸로 가게 돼 있는데, 사회 전체가 이 잘못된 시스템과 함께 파멸로 가게 돼 있는 것은 문제입니다.

자본주의 시스템이라는 <타이타닉>을 지금 우리가 "구제"하려 한다는 것은 그 침몰의 시점을 연기시킬 수 있을지 모르지만, 침몰 그 자체를 방지할 리는 없습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일단 침몰할 배를 탔다는 것을 이해하고, 빨리빨리 모두들이 탈 수 있는 구명보트를 준비해야 합니다.

이 구명보트란 무엇인가요? 민주적 국가를 통해서 사회가 공공화된 주요 공업시설과 은행 등을 관리하고, 사회임금 등을 통해서 모무들의 생존, 기아 방지부터 보장해주는 "생명, 생존 위주의 시스템"입니다. 그 시스템에서는 은행은 수익사업에서 정책적으로 운영되는 "편의 시설"로 바뀌어야 하고, 주식과 배당금의 개념이 점차 사멸되어 잉여를 사회가 민주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그리고 "발전" 대신에 탈핵, 탈원전, 환경파괴 방지, 모두들의 생존과 의료 등 생활혜택이 사회적인 경제 관리의 주된 원칙이 돼야 됩니다. 우리가 이와 같은 "비이윤적"시스템으로 바꾸지 못하면 이 <타이타닉>과 함께 야만의 바다 속으로 침몰될 것만은 뻔한 일입니다. 그리고 구명작전할 수 있는 시간도 인제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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