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청년임금, 우리에게 의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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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04월 08일 11:40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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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과 최저임금

정치 참여를 통해 새로운 모색을 시도하는 활동가의 관점에서 이번 총선과 대선은 축복일 수 있으나, 조직의 자체 사업을 추진해야하는 활동가의 관점에서 정치의 계절은 재앙일 수 있다. 청년유니온 또한 같은 딜레마에 빠져 있는데, 이는 바로 최저임금 사업이다.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유일한 기구인 최저임금 위원회(줄여서 최임위)는 4월에 구성된다. 노사정 각 9명이 위원으로 구성되며, 현장 조사와 토론 과정을 거쳐 6월 말까지 다음 연도 최저임금을 발표한다. 최저임금 위원회가 구성되는 4월과, 19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총선이 진행되는 4월이 동일 인물이라는 점에서, 최저임금 운동의 딜레마가 자리잡고 있다.

최임위를 광장으로

최저임금은 한 사회의 경제를 관통하는 최대 규모의 이슈라 할 수 있다. 청년층과 노년층의 상당수는 최저임금의 직접적인 영향력에 놓여있고, 상대적으로 소득이 높은 이들도 최저임금 노동자를 근거하여 간접적으로 임금이 결정된다. 뿐만 아니라 사업주 또한 최저임금을 둘러 싼 이해관계에 놓여 있다. 이해당사자의 범위가 이토록 광범위한 의제를 찾기가 힘들 정도이다.

그러나 이렇게 중요한 최임위의 논의 과정은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된다. 국민들의 다음 연도 재정 설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위원회에서 어떠한 논의와 주장이 오고가는지 알 길이 없다. 대체 어느 전지전능한 인물이 최임위에 이러한 권능을 부여했단 말인가.

최임위를 광장으로 이끄는 당위는 너무도 강력하지만, 최임위를 밀실에 봉인하자는 당위는 너무도 소박하다.

최저임금은 청년임금이다

아울러 최저임금 위원회에 청년 당사자가 포함되지 않는 것 또한 큰 문제라 할 수 있다. 최임위에 청년 당사자를 포함시키자는 주장의 근거는 간결하며 명확하다. 최저임금이 바로 청년임금이기 때문이다. 최임위는 ’29세에서 34세 단신 노동자의의 생계비’를 기준으로 다음 연도 최저임금을 책정한다. ‘29세에서 34세’, 그냥 청년이다.

3000만 원의 학자금 대출과 함께 대학 졸업장을 득템하고, 너는 왜 번듯한 곳에 취직을 못하냐며 구박을 받다가, 가산디지털단지의 중소 IT업체에 취직되어 인간 자유이용권으로 굴려지고, 아침이면 구로 언저리의 1.5평 남짓의 고시원에서 눈을 뜨는, 바로 그 청년이다. 청년들의 임금을 결정하는 위원회에 청년을 포함시키자는 당위에 그 누가 의문을 제기할 수 있으랴.

양대노총에 제안한다

"최저임금 위원회에 청년 당사자가 포함되면, 최저임금의 결정 과정이 극적으로 개선 될 것이다."라는 판타지를 주장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그간 10년이 넘게 교착 상태에 빠진 최저임금 위원회에 신선한 돌파구가 마련 될 것임은 확실하다.

작년에 민주노총이 주창한 ‘최저임금 국민임투’라는 메시지는 청년세대와의 파트너십을 통해서 완성할 수 있다. 노동계에 배정 된 9명의 위원에 청년 당사자를 포함시키는 것은 ‘가격 대비 성능비’가 대단히 높은 기획이란 뜻이다.

정치의 계절을 맞이하여 굉장히 다양한 의제와 과부화가 난무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기획이다. 아니, 정치의 계절이기에 더더욱 중요한 과업이라 할 수 있다. 양대노총 위원장과 청년유니온 위원장의 공개 면담을 제안한다. 국민적 무관심이라는 암초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는 최저임금 운동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계기로 삼아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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