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정치 무엇이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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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02월 02일 09:3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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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1월 31일 열린 52차 민주노총 정기대대는 정족수 부족으로 안건 6 ‘국가재정 활용방안’에서 멈춰섰다. 안건 7이었던 정치방침은 논의조차 하지 못하였다. 대의원대회가 유예되면서 주요 결정은 이후 임시대대를 열어 처리하겠지만, ‘선거방침’은 중집을 통해 논의하고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중집에서 정치방침(배타적 정치방침)과 선거방침(4.11 총선)을 구분하여 정리하고, 1월 정대에서 정치방침을 결정하고 선거방침은 중집에서 논의하여 결정하기로 한바 있기 때문이다.

이날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민주노총이 두 번 다시 정치방침으로 인해 분열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저의 유일한 정치방침"이라고 하며 정치방침의 합의 결정을 강조했지만, 민주노총의 노동정치는 유예라는 방식을 통해 또다른 봉합의 길로 접어들었다. 

민주노조운동에서 노동정치의 형성 흐름 

민주노조운동이 활성화되면서 노동운동은 노동조합내 경제적 투쟁에 멈추는 것이 아니라 노동대중이 진정으로 역사의 주인이 되는 새로운 세상 건설로 나아갔다. 하지만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역사는 ‘독자적 정치세력화’라는 길목에서 항상 좌절되거나 동요되어 왔다. 

한국 사회에서의 정치세력화의 쟁점은 독재정권에 맞서는 보수야당과의 관계 문제였다. 70년에서 80년대 초반까지 파쇼적 지배체제하에서 민주화투쟁은 모든 쟁점을 아우르는 주장이었다. 그 당시 민주노조 결성도 민주화투쟁과 맞물릴 수 밖에 없는 조건이었다. 

87년 6월 항쟁과 노동자 대투쟁 이후 형성된 직선제 개헌을 통한 대통령 선거시 민주화운동세력은 ‘보수 야당후보에 대한 비판적지지’, ‘후보 단일화’, ‘독자후보’라는 세 개의 의견으로 분열하면서 대립하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소위 운동권 출신들은 보수야당으로의 ‘젊은 피’ 수혈의 형식으로 민주당으로 소위 영입되었는데, 이는 민중당의 실패와 더불어 확대되었다. (민중당 출신들은 보수야당이 아닌 민주정의당의 후신인 민자당과 신한국당-한나라당의 전신-으로 입당했다) 

이러한 것들에 환멸을 느낀 노동자들은 96/97 노개투 총파업을 통해 힘을 바탕으로 민주노총의 독자 진보정당 결성으로 나아갔다. 그 결과로 만들어진 것이 민주노동당이다. 즉, 80년 중반 이후 한국 자본주의 발전과 더불어 형성된 노동자들이, 부르죠아지들의 대립관계가 주인 한국사회를 계급갈등이 주인 사회로 전환시켜가는 시동을 걸었던 것이다. 

대중조직에서의 정치방침 

민주노총은 1999년 8월 23일 15차 대대에서 ‘민주노총은 민주노동당을 통해 정치세력화를 이룩한다’라는 정치방침을 결정하였고 이 방침은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대중조직의 물적토대와 기반으로 민주노동당은 2004년 총선에서 10석의 국회의원을 당선시키는 성과를 낳는다. 97년 노개투 총파업 당시 ‘노동자국회의원 1명만 있었으면’ 하는 열망은 그 10배의 국회의원 당선을 통해 원내진출의 성과를 낳았다. 그렇지만, 민주노동당은 ‘종북주의 소동과 패권주의 논쟁’으로 분열되고 2008년 총선에서는 5석으로 줄어들게 된다.

이런 현실을 개탄한 민주노총은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진보정치 대통합’을 촉구하고, 이를 위해 고군분투했지만 현실은 민주노동당, 통합연대, 국민참여당이 통합한 통합진보당의 결성으로 귀결되었다. 한편, 한나라당과 정책연합을 했던 한국노총은 민주통합당과 함께 하고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개념을 ‘노동중심성이 확고한 대중적 진보정당 건설’, ‘대중적 진보정당이 원내에 진입하고 집권을 현실화하는 과정을 튼튼히 뒷받침해 주는 것’으로 정리한다. 그리고 민주노총이 지향하는 노동자 진보정당은 ‘당연히 선거를 통한 집권, 현실적인 집권정당이 되기를 꿈꾸는 정당’으로 정리한다. 동시에 통합진보당의 관계설정을 ‘한국노총처럼 확실한 실리관계는 아니고, 명확히 이념관계라 하기에도 어려운 점이 있다’고 정리한다.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대한 논의는 진보정당운동 10년의 세월보다 훨씬 이전부터 있어왔다. 그 핵심은 대중투쟁을 기반으로 진보정당을 구성하는 것, 기존 지배질서를 바꿔가는 것, 그리고 노동대중을 정치의 주체로 성장시켜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기 때문에 민주노조운동 내부에 치열한 토론과 풍부한 논의를 통해 대중조직내 이견을 좁혀내고 정치적 실천을 도모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바뀐 한국사회의 정치질서와 구조, 여기에 대응하는 민주노조운동의 정치방향은 새롭게 구성되어야 할 것이다. ‘배타적 정치방침’이라는 정치방침은 현실에서 이미 낡고 작동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상황에 맞게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진보정치는 항상 진보적인가? 

한때 민주노조운동을 비롯한 진보진영은 사회적으로 진보적 권위를 가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진보세력은 추락하고 있다. 추락의 가장 큰 이유는 민주노조운동이 정권의 신자유주의 공세에 변변한 투쟁을 조직하지 못하면서, 우리 사회가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자본이 압도하는 세상으로 변하는 것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체적 측면에서 본다면 민주노조운동이 정규직 중심으로 활동하고, 실리주의적 활동을 하고 게다가 도덕적으로 실추된 행위를 하면서 세상의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보정치도 다를 바 없다. 계속 시대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세상의 변화를 이끌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민주통합당은 민생정치를 한다고 왼쪽으로 기울고 있는데, 진보정치는 말바꾸기가 횡행하고, 상식적인 정치를 하지 못하면서, 대중에 다가간다는 논리와 실리획득이란 미명하에오른쪽으로 향하고 있다.

청년유니온이 민주통합당 청년 비례대표에 출마하면서 밝힌 “민주당과 통합진보당이 비슷하고 큰 차이 없습니다. 물론 이론적으로 가면 차이는 있죠”라는 말은 진보정치의 현주소를 표현해 주는 하나의 사례일 뿐이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진정성과 일관성없는 정치를 구사하는데서 비롯된 것이다. 한나라당 조차 청년세대에게 ‘나눔’의 정치를 제기하는데 통합진보당은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낮다는 것이다. 

노동정치 구현을 위해 

한국자본주의를 이끌고 있는 자본가들은 한국 노동계급들의 노동해체를 추진하기 위한 제도를 구축해 왔고 완성의 길목에 들어섰다. 즉, 제도화를 통해 노동의 해체를 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대해 우리는 어떤가 되돌아 보아야 한다. 민주노총 대대에서는 “민주노총을 강화하는 것이 진보를 강화하는 것이다”라는 어느 동지의 발언이 있었다. 

그렇다. 진보세력의 강화를 위해서 민주노총 강화가 필수적이다. 그렇지만 민주노총이 그동안 얼마나 강화되었는지 뒤돌아 볼 때다. 의무금 납부율이 60%에 그치고 미납액이 58억에 이르는 현실, 올해 직선제 도입을 앞두고 있는데 정리되기 보다는 계속되는 논란, ‘국가재정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2년째 논란을 벌이고 있는 내부의 현실을 돌아 볼 필요가 있다.

현실은 민주노총 강화의 길이 만만치 않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강화의 길을 가야 한다. 그 길은 2012년 투쟁을 제대로 조직하는 것이다. 민주노총은 ‘노동법 재개정을 포함한 10대 요구 실현을 위한 총파업’을 올해 주요 사업계획으로 설정했다. 

우리는 이 투쟁이 성공하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민주노총이 강화되도록 해야 한다. 대중투쟁과 민주노총의 강화가 준비되지 않을 때 노동정치는 말장난에 불구하고 그 귀결은 의회적 제도정치로의 종속이다. 

노동정치는 결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노동대중의 고난을 함께 돌파하는 가운데 생기는 것이다. 과연 민주노조운동이 올해 결의한 투쟁 결의를 현실화시키느냐의 여부는 총연맹의 질적 발전이냐 협의체 수준으로 추락이냐와 맞물려 있다. 이는 노동정치의 발전적 생존과도 직결된다. 그렇기 때문에 노동정치는 결단코 ‘꼼수정치’를 멀리해야 한다.

* 이 글은 금속노조 노동연구원 뉴스레터 ‘금속희망’에 실린 글입니다. 필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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