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총제 손댄다고? 경제지들 박근혜에 발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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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01월 20일 10:3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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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지들이 20일 주목한 화두는 ‘출총제’였다.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출자총액 제한제(폐지로 인한 부작용)를 보완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기업 집단의)미래 성장 동력 강화를 위한 출자 부분은 인정해야 하지만, 대주주가 사익을 남용하는 부분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위원장은 본회의장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주주의 사익 추구라든가 남용된 점이 있어 그 부분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출총제쪽에서 보완할 수도 있고 아니면 공정거래법을 보완 또는 강화하는 방법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출총제는 재벌에 경제력이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대기업 집단 소속 회사가 국내 다른 회사 주식을 소유하는 것을 제한한 제도다.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고자 마련된 대표적인 규제 방안이다. 1986년 도입 후 폐지-재도입-완화 반복하다, 두 번의 폐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외환위기 직후 1998년이며, 두 번째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표방하며 지난 2009년이다.

    이 같은 박근혜 위원장의 출총제 보완 계획에 대해선 언론들은 ‘MB노믹스’와 선을 긋는 행보(경향), 재벌개혁(한겨레)로 분석했다. 경제지쪽에서는 재계쪽 입장을 담아 ‘대기업 때리기는 안 된다’(매경)고 벌써부터 주장하기도 나서, 향후 추진 과정에서 반발이 예상된다.

    다음은 20일자 전국단위 경제신문 머리 기사다.

    매일경제 <“출자총액제 보완해 재벌 사익남용 차단”>
    머니투데이 <연초 한국경제 이상징후?>
    서울경제 <“日서 받은 예금 한국서 운용말라”>
    아주경제 <쇠고기값 왜 비싼가 했더니…백화점·대형마트 ‘폭리’>
    파이낸셜뉴스 <백화점, 시장보다 두배 더 비쌌다>
    한국경제 <박근혜 “정통부·과기부 부활”>

    출총제 관련 박근혜 위원장의 발언이 아주경제를 제외한 경제신문 1면에 실렸다. 매경 <“출자총액제 보완해 재벌 사익남용 차단”>, 머니투데이 <박근혜도 “출총제 보완” 재계 긴장>, 서경 <박근혜도 “출총제 보완해야”>, 파이낸셜뉴스<박근혜 “재벌 사익남용 막기 위해 출총제 보완해야”>, 한국경제 <박근혜 “정통부·과기부 부활”> 등이다.

       
      ▲20일자 머니투데이 1면. 

    출총제 이외에도 이들 경제지들은 박 위원장의 ‘재벌’에 대해 밝힌 입장을 전하기도 했다. 한경은 3면 기사 <“시장경제에만 맡기면 영세상인 피해”>에서 이날 오찬간담회 질의응답을 전했다. 박 위원장은 ‘출총제 폐지에 대한 보완을 얘기했는데 재벌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변했다.

    “사회의 일부를 죄인 취급하며 편을 가르는 건 반대한다. 문제가 있다면 실질적 내용을 정부와 의회가 나서서 고치는게 좋다. 카드수수료 등이 그런 것이다. 편을 가르는 정치인들이 이득만 챙기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또 하나의 포퓰리즘이라고 생각한다. 문제가 있다면 고쳐 나가는게 중요하다.”

    박 위원장은 ‘앞으로의 정책 방향’을 묻는 질문에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과 중견 기업 위주로, 세제도 중립적으로, 성장률보다는 고용률을 중시할 것”이라고 답변하기도 했다.

    이같은 입장에 대해 일부 경제지들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를 전했다. 매경은 3면 기사<출총제 보완 주장에 정부도 “억~”>에서 “재계는 물론 정부 내부에서조차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경은 이 기사 첫 문장을 “제도의 실익이 없어 폐지한 경제정책을 잘못된 정치 논리로 접근하는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썼다.

    매경은 “무엇보다 경제 논리가 아닌 잘못된 정리 논리로 대기업 규제 정책에 접근할 경우 행정력 낭비는 물론 자칫 다른 효과적 대안마저 무력화될 수 있다는 염려가 짙게 깔려 있다”며 “재계 역시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제기되는 출총제 부활론에 대해 마뜩지 않다는 표정”이라고 전했다.

       
      ▲20일자 매일경제 3면.

    머니투데이는 <박근혜도 “출총제 보완” 재계 긴장>에서 익명의 재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박 위원장의 입장에 우려를 전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4월 총선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표심을 의식해 기업들을 압박하기 시작했다”며 “다들 출총제가 마치 재별개혁의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얘기하는데, 한국산업 전체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냉철한 방안을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은 1면 기사 제목으로 출총제가 아닌 과기부와 정통부를 언급해 다른 경제지들과 대조를 이뤘다. 다만 한경은 머리기사에서 “여권 실세로 떠오른 김종인 비대위원도 이날 기자와 만나 ‘출총제 폐지에 따른 문제가 많다’고 말했고, 민주통합당 등 야권도 상위 10대 재벌에 한해 출총제를 부활하고 공정거래법의 상호출자 금지 조항을 강화하는 방안을 요구하고 있어 출총제 문제가 새로운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전망했다. 한경은 출총제 관련해 분석기사를 싣지 않았다.

    출총제 관련 사설을 실은 곳은 매경이 유일했다. 매경은 사설<출총제 부활 논의 성장동력 확추 염두에 둬야>에서 “대기업들이 몸집을 불렸지만 신수종 산업에 대한 투자나 일자리 창출 등에서는 실망스러울 정도”라며 “대신 재벌가 3-4세들은 목 좋은 곳에 빵가게나 차려 동네 빵집을 몰락시키고 라면 도넛 물티수 등까지 수입해 계열 백화점에 맘대로 입점하는 특혜를 입고 있다”고 밝혔다.

    매경은 “출총제 부활 논의는 재벌들의 무분별한 상행위가 초래한 자업자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매경은 “정치권은 기왕 출총제 부활 논의를 한다면 보복하듯 단행하기보다 진지하게 접근하기 바란다”며 “박근혜 위원장이 보완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한 만큼 그 방식이 중요하다. 무조건 재벌을 때려잡듯 출자를 전면 금지해서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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