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1523명, 통합진보당 "안돼"
    2012년 01월 05일 05:05 오후

Print Friendly

민주노총이 1월 31일 개최될 대의원대회에서 새로운 정치 방침 확정을 앞두고 내부 논쟁이 뜨겁게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전현직 간부를 비롯한 조합원 1,523명이 5일 ‘선언문’을 발표하고 3자통합당(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방침에 대한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노동자 착취와 탄압의 주범 국민참여당과 통합한 통합진보당은 노동자 정당이 아니므로 지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통합진보당, 노동자정당 아니다"

이들은 97년 이후 집권한 민주당, 열린우리당 정권 시기에 발생했던 정리해고, 쌍용차 매각, 공무원노조 사무실 폐쇄, 필수공익사업장 파업권 원천봉쇄 등 반노동자 정책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앞세워 온 민주노동당이 국참당과 통합하고서, 노동자들의 지지를 요구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3자통합당 강령은 5.31 합의사항이었던 ‘자본주의의 한계와 폐해를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사회를 건설한다’는 내용조차도 반영되지 못했다.”며 이에 따라 3자통합당이 내거는 지향은 자유주의정당과 다를 바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3자통합당의 이른바 ‘5대 비전’에는 ‘노동’이 없다.”며 “민주노동당은 의결권의 55%를 차지하여 국민참여당을 흡수 견인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내용에서는 거꾸로 국참당에 흡수견인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노동당이 민주노총 대의원대회 결의에 의해 창당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민주노동당을 해산하고 국민참여당과 통합하는 과정에서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의사를 묻지도 않고 저들 마음대로 당을 해산하고 국민참여당과 통합해 버렸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이와 함께 “지금까지의 노동자정치세력화는 실패했다. 조합원들의 토론을 통해 올바른 노동자정치세력화를 위한 원칙과 방향을 수립하고 정치방침을 새롭게 정립하자.”고 제안했다.

민주노총, 내부 논의 중

민주노총은 지난 달 28일 오는 31일 열리는 대의원대회 정치방침 사전 논의자료를 현장에 배포했다. 이 자료에 제시된 방침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사회당 등 진보정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 △민주노총 중심의 새로운 정당 건설 △특정 정치방침 불채택 등 네 가지다.

이번 선언에 참여한 측들은 현재 민주노총 지도집행부의 상당수는 첫 번째 안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조직 내부 분란을 우려해 두 번째 안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이번 선언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노동계 한 인사는 "현재 민주노총 집행부 다수는 특정 정파적 경향을 가진 사람들이며 이들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에 찬성하고 있지만, 핵심 지도부에서는 조직 내부 상황을 보며 애매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의 주요 간부는 "통합진보당에 대한 입장을 두고 갈라진 양측에서 상황을 예각적으로 몰고 가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며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첨예한 내부 갈등이 증폭되기보다는 중앙집행위원회 등을 통해 조정안이 합의 도출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 간부는 "현재 현장에 내려간 내용은 토론 지침이지 성안된 안건이 아니기 때문에 앞으로 각 조직별로 논의된 의견이 대의원대회 이전까지 수렴 과정을 거칠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단일 조정안이 나오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 복수안이 올라가 대의원대회에서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방침, 대의원대회 이후 논의 가능성도

민주노총은 오는 12일과 18일에 각각 중앙집행위와 중앙위원회를 열어 이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며, 대의원대회 전에 중앙집행위원회를 또 한 차례 열어 정치방침 안건 단일화를 위한 조정 작업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민주노총 안팎에서는 이번 대의원대회에서는 총선과 대선 방침을 우선 결정하고 정치방침 논의는 추후 과제로 미루는 방안이 될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번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반대하는 데 앞장 선 사람들의 경우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를 반대하는 것에는 이견이 없으나, 두 번째 안에 대해서는 내부에서 일부 이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 정당 건설과 정치방침 정하지 말자는 의견은 상대적으로 소수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오는 14일 선언자대회를 열고 새로운 정치방침 결정을 위한 토론회를 열 예정이다.

현재 민주노총 대의원들의 경우 상대적 다수가 통합진보당에 대한 배타적 지지안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번 발표된 선언문에서 “민주노총 정치방침은 과반수 참석, 참석자 2/3 이상 찬성으로 결정되어야 한다.”고 나와 있는 것도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언에 참여한 사람들은 진보신당, 사회당, 사노위 등 다양한 정치조직의 회원들로 구성됐으며 특히 쌍용자동차, 기륭전자, 유성기업, 현대차 비정규직 등 권력과 직접 맞서 싸운사업장의 조합원들이 다수 포함됐다.

한편 진보신당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통합진보당의 탄생으로 민주노동당은 소멸한 만큼 정치방침을 재논의하는 것이 당연한 이치"라며 "현재 통합진보당은 구성 세력부터 노동정치의 전망까지 창당 당시 민주노동당과는 달라도 너무 다른 당"이라고 말해 통합진보당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내보였다.

진보신당은 이어 "민주노총이 진정 노동자가 주인이 될 수 있는 정당이 누구인지, 노동자의 정치세력화를 이룰 수 있는 정당이 무엇인지 현명하게 판단"해줄 것을 요청했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