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BBK 판결문 입수하고도 뉴스 안 내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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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12월 06일 04: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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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미 FTA 축소보도 등으로 시민들의 외면과 질타를 받았던 MBC의 내부에서 이번엔 메인뉴스인 <뉴스데스크>가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의 영향력을 “죽었다 깨도 따라가지 못한다”는 신랄한 평가가 나와 주목된다.

MBC 노조 민실위(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6일 발표한 민실위 메모에서 “‘나꼼수’의 영향력이 방송 3사 뉴스를 넘어섰다는 이야기는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라며 “MBC 간판 <뉴스데스크> 역시 현재로서는 나꼼수의 영향력을 ‘죽었다 깨어난다 해도’ 따라가지 못한다”고 진단했다. MBC 민실위는 “왜 그럴까”에 대해 지난 주말 있었던 미국 법원의 BBK 판결문 입수 관련 보도과정을 사례로 들었다.

MBC 민실위에 따르면, 윤도한 MBC LA 특파원이 한국 특파원으로는 처음으로 BBK 관련 판결문을 입수해 지난 3일(토요일) 오전 ‘미국 법원, BBK 덮는다’는 리포트를 발제했다. 이 리포트는 그날 처음에는 <뉴스데스크> 큐시트에 중간 정도 순서로 잡혀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순서가 점점 뒤로 밀리더니, 뉴스 방송 직전에는 맨 뒤로 밀렸고, 끝내 방송진행 중에 ‘방송 시간이 오버됐다’는 이유로 방송되지 못했다고 민실위는 전했다.

또한 MBC 국제부 기자들은 다음날인 4일 같은 리포트를 발제했으나 전날 상황처럼 <뉴스데스크> 큐시트 중간쯤에 잡혀있다가 맨 뒤로 밀리더니 역시 ‘방송시간이 오버됐다’는 이유로 빠졌다는 것. 결국 이 리포트는 5일 아침 <뉴스투데이>에서 방송됐다.

   
  ▲지난 5일 아침 방송된 MBC <뉴스투데이> 

이 소식을 현지 주간지가 처음 알린 이후 MBC LA특파원이 판결문을 수소문해 입수하는 등 적극적인 취재에 나선 데 대해 민실위는 “국내에서 이미 마무리된 BBK 사건이 미국에서도 마무리되는 순간이었을 뿐 아니라, 세간에는 ‘나는 꼼수다’를 진원지로 해서 ‘이명박 정부가 한미 FTA를 통과시켜 주고, 대신 BBK를 미국 쪽에서 완전히 정리하는 식의 이면 합의가 있다’는 의혹이 파다하게 퍼져있었기 때문”이라며 “따라서 미국 법원이 BBK 사건을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국민들의 커다란 관심거리였다”고 평가했다.

이런데도 MBC 간판 뉴스인 <뉴스데스크>는 이 소식을 두 번이나 미루다가 아예 보도를 하지 않았고, 아침뉴스인 <뉴스투데이>로 넘긴 것이다. 지상파 방송3사 가운데엔 아침뉴스에서라도 유일하게 리포트한 것이지만, 메인뉴스에서 두차례나 올랐던 아이템이 누락된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MBC 기자들의 지적이다.

MBC 주말뉴스 담당 지휘부는 “메인뉴스에서 방송 안됐다는 것보다 방송사 가운데 유일하게 리포트한 곳이 MBC라는데 초점을 맞춰 생각해달라”며 “<뉴스데스크> 뒷부분에 배치한 것은 시청률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고 민실위는 전했다.

민실위는 “상당수 기자들은 ‘정권에 부담이 되는 뉴스를 일부러 메인 뉴스에서 두 번 씩이나 뺀 것 아니냐’는 의심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MBC 민실위는 MBC 수뇌부가 진정 시청률을 걱정한다면, 생각이 달라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꼼수가 이름없는 팟캐스트였다가 6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성장한 이유는 중요한 이슈를 정면으로 다뤘기 때문이라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 5일 아침 방송된 MBC <뉴스투데이>

민실위는 그 예로 지난달 6일 방송된 MBC <시사매거진 2580>의 ‘부동산 명의신탁’ 편의 경우 11분여 짜리 이 아이템 앞 부분의 1분40초 동안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내용이 언급됐을 때 당시 실시간 시청률이 13%까지 치솟았으나 내곡동 얘기(이명박 대통령의 명의신탁)가 끝나고 다른 이들의 명의신탁으로 넘어가자 서서히 시청률이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민실위는 “시청자나 청취자들이 그런 뉴스에 목말라 있다는 증거”라며 “생활밀착형 아이템 발굴과 심층 뉴스를 방송하는 것이 시청률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지만, 뉴스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가 나오지 않는다면 시청자로서는 굳이 그 뉴스를 볼 필요가 없다. 이런 뉴스를 빠뜨리면서 시청률을 올리기 위해 하는 노력들은 결국 꼼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철호 MBC 보도국장은 6일 전화통화와 문자메시지를 남겼으나 "얘기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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