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여당 통합 원안, 가결해 달라"
        2011년 09월 21일 04:4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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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길, 천영세, 강기갑 민주노동당 전 대표가 21일, 9.25 당 대회 때 국민참여당 합당 안건에 대해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가운데,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가 같은 날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안건을 통과시켜줄 것을 호소하는 글을 발표해 당 대회를 앞두고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는 ‘당대회를 앞두고 당원들과 대의원들에게 보내는 글’을 통해 “대의원 493명이 발의한 원안 그대로 가결시켜달라”고 요구했다. 이 대표는 “더 이상 (통합을)미룰 수 없는 때”라며 “2012년에 이기기 위해 통합진보정당을 만드는 것은 어길 수 없는 약속으로 11월 노동자대회 전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하는 결실을 만들어내자”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참여당에 대해 “통합 대상이 아니라 보시는 분들도, 당이 우경화된다고 우려하는 분들도 많으나 우려의 근거를 일일이 논박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미래를 함께 만들 힘이 우리 당원들에게 있느냐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떤 결론이 나오든 함께 가자”며 “내가 제안한 방향과 달리 결정된다 해도, 나는 평생을 민주노동당과 함께, 민주노동당이 만들어내는 모든 것과 함께 하며 당원 여러분의 결정에 복종할 것으로 순탄하지 않은 통합 논의 과정에서 당원 여러분이 고통을 겪으신 데 대해, 이 일을 이끌어온 대표로서 언제 어디에서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이정희 대표의 글 전문

                                                      * * *

    [9.25당대회를 앞두고 이정희 대표가 당원들과 대의원들에게 보내는 글]
    당원들의 힘을 믿고 먼저 손을 내밀어 진보의 바다에 함께 갑시다

    존경하는 대의원 여러분, 당원 여러분,

    9월 25일 대의원대회를 앞두고 온 길을 돌아봅니다. 참으로 길고 험했습니다. 통합진보정당을 만들면서도 그 주역인 당원들의 토론과 참여를 활발히 하지 못한 부족함이 매우 컸습니다. 이 과정을 통합정당에 자리 잡아야 할 합의제 존중의 원칙에 스스로를 단련시키는 시간으로 삼자 여겼지만, 저부터 때로 거칠고 급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제가 모자란 탓입니다. 걱정을 드려 죄송합니다.

    우리 모두가 뜻을 모으려 노력했습니다. 절차 이의도 다 받아들였고, 아무리 힘든 토론이어도 언제나 수임기관 대다수의 합의안을 냈고, 그것조차 바꿔가며 대의원들의 만장일치를 만들어냈습니다. 하지만 이번 당 대회를 앞두고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찬반 의견이 각각 강한 상황을 걱정하시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두 가지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먼저,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제기한 정당으로서 국민들께, 우리 당원들 모두에게 함께 책임지자는 것입니다. 둘째, 우리 당원들의 힘을 믿자는 것입니다.

    첫째, 책임에 대해서입니다.

    민주노동당 국회의원이 되면서, 제가 눈물이 많아졌습니다. 아직도 박종태 열사 사진만 보아도 눈물이 납니다. 쌍용차 조합원들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이 내려앉습니다. 힘들다고 느낄 때도 많아졌습니다. 국회에서 겪는 일 때문입니다. 한나라당의 조롱과 야유 때문이 아닙니다. 그쯤은 이미 익숙해졌습니다.

    정말 힘든 것은, 사장 한 명 국회 증인으로 부르려 해도 민주당 손 빌려야 하고 한나라당이 버티면 불가능한 상황의 무력감입니다. 허공에서 계절을 몇 차례 바꾸는 노동자들에게 어떤 의지도 못 되는 것이 억울합니다. 정부 여당의 반서민 질주를 막겠다고 다짐하지만 결국 한 마디 회의록에 남기는 상황이 속상합니다. 노동자들이 거리에서 지새는 시간, 그 어느 한 때도 죄책감에서 놓여나는 때가 없습니다. 이것밖에 못 해, 늘 스스로를 질책합니다.

    진보정당이 더 이상 언제까지 무력하게 국회 안에 존재하는 것에서만 의미를 찾겠습니까. 진보정당을 만들어준 노동자 농민 민중들은 진보정당이 힘을 가지고 자신들을 지켜내기를 요구합니다. 힘을 키워라, 이것이 이분들의 명령입니다. 서러움, 힘겨움, 죄책감, 다 털어내려고 2012년을 준비해왔습니다. 기필코 총선에서 이겨서, 국회를 뒤흔들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노동자들이 키워낸 정당이 노동조합법 최저임금법 고쳐내는 모습 보란 듯이 만들어내고 싶습니다. 정권교체 해내어 다시는 경찰이 노동자들 못 때리게 못 가두게 하고 싶습니다.

    국민들은 희망의 정치세력을 기다립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더 이상 기대하지 않습니다. 국민들과 함께 고생한 진보정당이 빨리 큰 힘을 만들어 돌풍을 일으키기를 바라십니다. 합치기만 해라, 우리가 표 찍어주고 이기게 해 줄 테니, 제발 합치기만 하라고들 하십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때가 되었습니다. 2012년에 이기기 위해 통합진보정당을 만드는 것은 어길 수 없는 약속입니다. 복잡한 상황에서 누구도 발을 떼지 못했지만, 논의를 촉발한 우리가 먼저 걸음을 내디뎌 11월 노동자대회 전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하는 결실을 만들어냅시다. 그것이 먼저 제기한 사람으로서 책임을 다하는 길입니다.

    국민참여당의 합류 문제가 제기되면서 진보신당과 통합이 늦어지고 어려워졌고 그 책임이 제게 있다는 질책이 많습니다. 꾸지람 그대로 다 받겠습니다. 한 톨의 빚이라도 제가 언제까지든 다 갚겠습니다.

    지금 당대회를 하기보다 진보신당에서 통합을 추진하던 분들이 먼저 오시도록 하자는 의견의 충정을 이해합니다. 10년 진보정당 함께 해오던 분들께 먼저마음 돌리는 것 당연합니다. 저 역시 통합정당에 오시려는 분들에 대한 반가운 마음 변함없습니다. 진실한 동지가 될 마음의 준비는 이미 다 되어 있습니다. 저를 더 낮추고 낮추어 모시겠습니다.

    국민참여당의 합류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그분들의 의견도 정말 귀합니다. 분당의 위기에서 함께 당을 지켜온 우리이기에, 이번 당대회에서 입장을 결정할 경우 올 충격에 대한 고심도 크실 것입니다. 하지만 다수 당원들이 우리 당의 입장을 이번 당대회에서 확인하기를 바랍니다.

    시간을 더 보내다가는 국민들의 기대는 더 흩어져, 내년 총선과 대선의 돌풍은 생각조차 할 수 없다 보기 때문입니다. 어렵더라도, 이제는 2012년 권력교체기를 어떻게 맞이할지 함께 토론하고 결정해야 이 시기의 역사적 과제를 수행할 수 있다는 많은 분들의 판단도 이해해주시길 바랍니다. 이것은 당원으로서 같은 당원들에게 져야할 책임이기도 합니다.

    둘째, 믿음에 대해서입니다.

    지금 통합문제의 고민이 깊지만, 이것도 우리 힘이 만들어낸 상황의 변화에 따른 것임을 고려해주십시오. 작년 말에는 진보신당만이 논의의 대상이었습니다. 올 상반기 국민참여당이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습니다. 이 모두, 2010년 지방선거에서 얻은 국민의 신뢰로 가능했습니다. 논의의 진전 역시 4.27 재보궐 선거의 성과 위에서 이루어졌습니다. 난파선이라 조롱당하고 종북주의라 손가락질 받던 때가 엊그제이지만, 민주노동당은 통합과 연대의 중심에 서 있습니다.

    국민참여당의 성찰이 부족해 통합 대상이 아니라 보시는 분들도, 통합되면 당이 우경화된다고 우려하는 분들도 많으십니다. 저라고 어떻게 걱정 한 조각이 없겠습니까. 하지만 우려의 근거를 놓고 일일이 논박하는 것보다 지금 더 중요한 것은, 미래를 함께 만들 힘이 우리 당원들에게 있느냐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그것만 있으면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그 우려가 통합진보정당에 좋은 약이 되어 진보의 정책을 갈고 닦게 하리라 봅니다.

    이렇게 보는 근거는 특별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우리 당원들을 믿기 때문입니다. 언제 한 번 작은 이익에 눈 돌린 적 없고 어렵다고 포기한 적 없는, 세상어디에도 없는 우리 당원들이 있기에, 통합진보정당의 기틀로 합의된 진보의 원칙은 흔들리지 않을 것임을 확신합니다. 민주노동당 공직자들이 민중의 요구에 따르도록 이끌어온 당원들의 힘이, 통합진보정당의 주요 인사들 역시 민중 앞에 겸허히 서게 할 것이며 당원들의 결정에 따라 행동하게 할 것입니다.

    지난 대의원대회에 진보신당과 합의한 안을 내놓을 때도, 저는 오직 이 믿음 하나만 생각했습니다. 통합 뒤 당 운영에서 생길 어려움을 당연히 예측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도 어려워 보였으나 간절히 바랬던 진보신당과 당 대 당 통합을 할 수 있다면 어떤 고통도 감수하자고 결심하고 진보신당 안을 온전히 수용했고, 대의원 여러분께 승인을 요청 드렸습니다. 제 결심은 확고했으나, 당원들께는 죄송했습니다. 그러나 합의안을 만장일치로 승인하던 순간에 흘렀던 전류를 기억합니다. "민중이 원하는 것이라면 민주노동당은 무엇이든 한다"는 우리 당원들의 의지와 자신감을 저는 그 순간에 확인했습니다.

    기필코 통합진보정당을 만들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승리해서 노동자들은 하늘로 올라가고 여성농민들은 머리를 깎는 서러운 일 다 털어내고 보란 듯이좋은 세상 만들어보겠다는 우리 당원들의 결심을 저는 믿습니다.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우리 당원들이 결심하면 못할 일이 없습니다.

    시대는 진보의 방향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은 분당의 위기를 극복하고 진보의 흐름을 이끌어낸 초유의 일을 만들어낸 장본인입니다. 당원들의 힘을 믿고 먼저 손을 내밀어 진보의 바다에 함께 갑시다. 대의원 493명이 발의한 원안 그대로 가결시켜주시기를 간절히 호소 드립니다. 그래야 우리가 2012년의 역사적 책무를 이행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존경하는 당원 여러분, 이제 우리는 중대한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터놓고 토론합시다. 걱정도 설레임도, 반대도 찬성도 모두 우리 당을 지키고 키우려는 사랑에서 비롯된 것임을 믿고 받아들입시다. 거친 말, 지나친 비난은 삼가되, 동료의 말이 불편하더라도 그 본뜻을 이해하려 노력합시다. 그 의견 모두가 통합진보정당이 더 바르게 자리 잡고 더 폭넓게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 될 것입니다. 저부터 당원 여러분의 모든 비판과 의견을 겸허하게 받아 성찰과 숙성의 계기로 삼겠습니다.

    어떤 결론이 나오든 함께 갑시다. 분당의 위기에서 민주노동당을 구하고 통합과 연대의 중심, 통합진보정당 건설의 동력으로 세워온 제1의 비결은, 우리는 함께 결정하고 함께 간다는 원칙입니다. 제가 제안 드린 방향과 달리 결정된다 해도, 저는 평생을 민주노동당과 함께, 민주노동당이 만들어내는 모든 것과 함께 하며 당원 여러분의 결정에 복종할 것입니다.

    민주노동당의 이름으로 살아온 시간, 길지 않았지만, 제 삶의 어느 때보다 자랑스러웠습니다. 격려도 비판도, 당원들이 주시는 것 모두 고맙게 쌓아두겠습니다. 순탄하지 않은 통합논의과정에서 당원 여러분이 고통을 겪으신데 대해, 이 일을 이끌어온 대표로서 언제 어디에서든 책임을 다하겠습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당대회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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