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노, '양당 합의문' 만장일치 통과진보신당, 전국위 승인…당 대회로
        2011년 08월 28일 09: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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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동당은 28일 오후 영등포 타임스퀘어에서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이 합의한 ‘새로운 통합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잠정)합의문’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날 대회에 참석한 대의원들은  ‘국민참여당을 포함하여 통합 진보정당 건설과 관련된 일체의 권한을 수임기관에 위임’하자는 집행부 원안을 놓고 장시간 격론 끝에 이의 통과를 저지했다. 

    이날 대의원들이 제기한 문제의 핵심은 수임기구에게 전권을 위임하는 것은 당 지도부에 의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가능성을 열어놓는 것이라는 지적이었다. 대의원들은 “자칫 국민참여당에 대한 합류를 공식화하거나 그 근거로 활용될 수 있는 내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지도부 원안과 대의원들의 반발

    이날 대의원대회에서는 결국  ‘진보신당과 합의하였을 시’라는 단서 조항을 둔 수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킴으로써 참여당을 제외한 진보정당 통합 우선 방침을 분명히 한 셈이다.

    특히 당 지도부가 이날 제출한 원안은 민주노동당의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합의한 것으로, 대의원들의 반발로 이 안건이 수정 통과됐다는 사실은  참여당과 통합하는 데 대한 민주노동당 대의원들의 여론은 당 지도부의 입장과는 크게 다르다는 점을 반증해주는 것으로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날 대의원대회에서 최종 통과된 수정안의 내용은 ‘합의문 2항을 이행할 권한과 진보신당과 합의하였을 시 참여당을 포함한 통합을 추진할 권한을 수임기관에 위임’하는 것으로 됐다. 대의원들이 지도부, 특히 당권파가 참여당 합류를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수 없도록 분명한 당의 방침을 마련해놓은 것이다. 

    진보양당의 ‘합의문 2항’은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은 국민참여당 참여 문제에 대하여 합의하기 위해 진지한 논의를 하되 합의가 되지 않더라도 새통추에 참가한 개인과 세력을 중심으로 9월 25일 창당대회를 개최한다”는 내용이다.

       
      ▲민주노동당 대의원대회(사진=정상근 기자) 

    이정희 대표 호소도 안 받아들여

    이날 회의는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합의한 내용으로 안건이 이루어져 비교적 쉽게 끝날 것으로 예상됐지만, ‘수임기구 전권위임’ 부분이 논란이 돼 3시 30분 경에 시작된 회의가 8시 경에 끝나 4시간 이상 진행됐다.  

    논란이 진행되는 동안 당 지도부는 “(수임기구 전권위임이라는)원안이 통과된다고 국민참여당 합류 문제가 당론으로 정해지는 게 아니”라며 “참여당 문제는 이정희 대표가 말한 대로 진성당원제와 당원 민주주의의 원칙으로 결정하게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양 당 합의대로 참여당 합류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정당법 상 국민참여당의 명칭이 기입되어야 한다”며 “어떠한 정치적 의도가 아닌 실무적인 부분이며, 이런 관점에서 만장일치로 통과시켜 달라"고 호소했으나 대의원들은 이를 거부했다.

    이정희 대표도 “당장 9월 25일 창당해야 하고, 10월 재보궐 선거를 치러야 한다”며 “하지만 참여당과 통합에 대한 당론이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대의원대회에서 법적으로 문제가 없도록 국민참여당을 명시하고 협상을 수임기관에 위임해 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통과를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 지도부의 이 같은 설명과 호소에도 불구하고 대의원들은 “국민참여당 문제에 대해 전적으로 수임기구에 위임을 한다면 이는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의 길을 열어놓는 것”이라며 “이미 양당 통합이 결정된 상황에서 왜 국민참여당 문제가 재론이 되어야 하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진보신당, 혼란스럽게 해서는 안돼"

    당 지도부가 “원안이 통과된다고 해서 (국민참여당과의 통합)당론이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대의원대회에서 ‘국민참여당’을 명기하면 자연스럽게 통합의 대상이 되는 것”이라며 “표결을 통해 참여당 합류여부를 위임한다고 안건을 제출해놓고 이것이 당론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다수 대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실무적 논의’를 위해 국민참여당을 통합 대상에 명기하고 이를 가결시킴으로써, 향후 진보신당 당 대회 결과에 따라 수임기관이 당원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을 결정하고, 또 협상에 나설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려 한다는 점을 우려했다. 

    김인식 대의원은 “국민참여당에 대한 당론을 결정하지 않았고 지난 당 대회에서도 ‘진보신당 등’을 통합 대상으로 포함했지만 지도부는 이 문제는 논의된 바 없다고 해서 만장일치로 가결을 시켰던 것”이라며 “그런데 왜 갑자기 이 문제를 수임기관에 위임을 하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대의원도 “지금 진보정당 통합에서 걸림돌이 되는 것이 참여당과의 논의”라며 “진보신당에서는 참여당과의 통합을 전제하지 않는데 굳이 민주노동당 내에서 이 부분을 주요 안건으로 수임기관에 위임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진보신당 혼란스럽게 만들 여지가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당 대의원들의 저항에 밀려 민주노동당 수임기구는 원안에 단서조항을 달아야 했고, 그제서야 대의원들은 만장일치로 해당 안건을 통과시켰다. 한 대의원은 “참여당에 대한 당 지도부의 행보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가진 당원들이 많다”며 “수임기구가 원하는 실무적 유용성은 인정하되 단서를 달아놓은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민노당 당대회 결정 환영"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의 결정은 참여당의 참여 문제는 양당의 합의를 전제로 해야 한다는 민주노총의 결정, 27일 합의정신 등에 비춰 볼 때 적절하다”며 환영했다. 그는 이어 “이 결정으로 참여당 문제는 양당이 창당대회 이전까지 진지하게 논의하되 진보신당 동의 없이는 참여가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 명확해졌다”고 말했다.

    앞서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모두발언을 통해 “9월 한 달 동안 폭넓은 통합진보정당을 완성하고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국민의 기대와 열망에 응답해야 한다”며 “민주노동당은 그동안 많은 것을 양보했고 때로는 우리의 자부심과 긍지를 양보해야 하는 순간도 있었지만 선택의 갈림길에서 언제나 헌신과 희생의 길을 선택해 왔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떠한 상황에서도 우리가 버리지 말아야 할 것은 우리가 버티고 성장할 수 있는 힘, 진보정치가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커나갈 수 있는 힘은 바로 우리 당원들에게 있다는 진리”라며 “진보정치 세력을 더 넓게 더 강하게 모아 가는 길의 근간도 역시 당원 민주주의를 전면적으로 구현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당 대회 직전에 열렸던 민주노동당 수임기관 회의에서도 참여당 동시통합파인 당권파와 진보대통합 우선파인 비당권파가 이 문제를 놓고 논쟁을 벌였다. 

    민주노동당의 한 관계자는 “당권파 측에서는 애초 국민참여당 문제를 놓고 당원 총투표를 벌이는 것으로 안건을 제출하려 했다”며 “하지만 비당권파에서 이에 강하게 반발했고, 참여당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서는 정당법상 당 대의기구에서 참여 대상을 명기해야 하는 것을 근거로 이번 제출된 원안이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이날 대의원대회의 결과는 형식적으로는 당권파와 비당권파가 합의한 안건을 대의원들이 거부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실제로는 참여당 통합을 밀어붙인 당권파와 이정희 대표를 향해 대의원들이 ‘경고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진보신당도 같은날 오후 2시 대방동 여성플라자에서 전국위원회를 열고 5.31합의문, 패권주의 극복과 민주적 당 운영에 관한 부속합의서2, 당명·강령·당헌 등 2차 협상결과를 포함한 최종합의문을 승인하는 것을 골자로 한 안 ‘조직진로에 대한 최종 승인의 건’을 만장일치로 가결시켰다. 진보신당은 9월 4일 임시당대회에서 이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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