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참여당, 왜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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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7월 15일 12:44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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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한국 공식 정치를 지배해온 것은 자본가 정당들이다. 한나라당은 대자본가의 지원을 받는 우파 정당이라면, 민주당은 상대적으로 부차적인 자본가들의 지원을 받는 중도우파 정당이다. 진보정치세력은 자본가 정당들의 주도력을 진보의 그것으로 대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 노력이 성공하려면 진보정치세력들이 연합해야 한다.

    민주노총으로 표현되는 조직 노동계급 중 상당수가 진보정치세력의 단결을 요구하는 것도 그래서다. 요컨대, 노동 중심적인 새 통합진보정당이 자본가 정당들이 주도해 온 한국 공식 정치의 지형을 진보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 진보 통합의 핵심 동인이다.

    그렇게 봤을 때, 국민참여당은 진보 통합의 대상이 될 수 없다. 그 당이 진보 정당이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국민참여당에는 진보적 성향의 당원들도 있다. 진보정치세력은 국민참여당 당원들이 진짜 진보정당에서 정치적 안식처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러러면 국민참여당 지도자들이 진보와 보수가 첨예하게 갈등을 빚는 쟁점들(한미FTA, 전쟁, 노동자 투쟁 등)에서 불철저하거나 동요하며, 배신의 전력을 갖고 있었음을 입증해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고 일부 민주노동당 지도자들처럼 국민참여당 대표 유시민을 은근히 진보로 포장해 주는 태도는 그 반대의 효과를 낼 것이다. 자당 대표가 진보 정당에게서 진보 칭호를 받는데 굳이 ‘진짜’ 진보로 정치적 고향을 옮겨야 할 까닭이 있겠는가.

    그런데 일부 당원들이 진보적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해서 국민참여당 자체가 진보 정당인 것은 아니다(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 당원들 중 일부가 설령 자유주의 성향을 갖고 있다고 해서 이 당들이 자유주의 정당이 아닌 것과 같은 이치다). 국민참여당은 진보 정당이 아니라 친자본가적 자유주의 정당이다. 진보 정당은 노동자 운동과 피억압 대중의 운동 속에 있는 정치 세력이기 때문이다.

    국민참여당의 계급적 성격

    어떤 당의 (계급적) 성격을 규정할 때, 세 가지 요소를 봐야 한다.
    첫째, 당의 강령과 이데올로기다. 국민참여당 강령은 “보편적 복지제도 실현”을 약속하지만, 그와 동시에 매우 분명한 친자본가적 내용도 담고 있다. “건강하고 활기찬 시장경제를 만들”고 “국민경제 혁신과 적극적인 대외개방으로 선진통상국가를 구현”하며 “기업 설립의 요건을 단순화하고, 기업활동에 부당하게 개입하지 않으며, 기업의 행정편리를 개선하고, 실효성 있는 지원대책을 추진해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보장한다.”

    그래서 국민참여당이 자신들의 강령을 유지하면서 연석회의의 최종합의문과 20대 주요 정책 과제를 동의한다고 하는 것은 자가당착이다. 한 예로, 연석회의의 20대 주요 정책 과제는 “한미FAT 한EU FTA 반대”를 적시해 놓고 있는 데 반해, 참여당 강령은 “적극적인 대외개방으로 선진통상국가를 구현”하겠다고 한다.

    또, 연석회의의 최종합의문은 “보수세력, 자유주의세력과 구별되는 진보정치세력의 독자적 발전과 승리”를 말하고 있는데, 국민참여당 대표 유시민은 자유주의자를 공공연히 자처한다.

    둘째, 당의 사회적 구성이다. 진보 정당의 지도부가 노동계급 출신이 아닌 경우가 있지만(민주노동당만 하더라도 이정희 대표는 변호사 출신이다), 당원의 사회적 구성은 압도적으로 노동자들이다.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은 둘 다 노동조합 기반을 갖고 있다.

    반면, 국민참여당은 (당 지도부에 노동조합 출신 인사들이 더러 있지만) 노동조합 기반이 없다. 국민참여당이 강령에서 “3.1 만세운동과 항일독립투쟁, 4∙19 혁명, 5∙18 광주시민항쟁, 6월 민주화 대행진”을 말하면서도 1987년 7~9월 노동자 대투쟁을 “역사의 물줄기”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셋째, 계급투쟁 속에서의 실천 문제다. 곧, 노동자∙민중 운동과 일상적으로 어떤 연계를 맺는가 하는 문제다. 민주노동당이나 진보신당과는 달리 국민참여당은 하나의 당으로서 노동자들과 피억압 대중의 투쟁에 꾸준히 참가하고 연대하지 않는다.

    요컨대, 국민참여당의 강령은 명백히 친자본가적 요소들을 갖고 있고, 그 당의 공직선거 후보자들은 대체로 (하층 중간계급이 아니라 상층) 중간계급 출신이 많으며, 그 당의 일상 활동은 노동자 투쟁과 거의 관계 없다. 그래서 국민참여당은 진보 정당이 아니다.

    유시민이 이라크 파병과 한미FTA를 여전히 옹호하는 것은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는 당의 이런 계급적 성격 때문이다(이정희 유시민 대담집 ≪미래의 진보≫에서 유시민은 “FTA에 대해서는 원론적으로 찬성”한다고 했고, 파병도 반대하지 않았다). 따라서 국민참여당 대표 유시민이 진보진영에 몇 마디 아부했다고 해서, 그리고 그 당의 중앙위원회가 5.31 최종합의문에 동의했다고 해서 그 당이 갑자기 진보 정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

    노무현 정부의 배신이 이명박 정부를 등장케 해

    그리고 진보진영이 절대 잊어서는 안 되는 한 가지 사실이 있다. 이명박 정부 등장의 일등공신은 다름아닌 노무현 정부의 개혁 배신이었다는 점 말이다. 노무현 정부가 신자유주의 정책과 파병 정책을 강행해 대중의 개혁 염원을 배신했고, 그로 말미암은 광범한 환멸이 이명박 정부가 등장할 수 있는 정치적 토양이 됐다.

    국민참여당은 그런 노무현 정부의 계승자를 자처하는 당이다. 7월 10일 국민참여당 중앙위원회는 “참여정부가 좌절한 바로 그 자리에서 노무현 대통령이 못다 이룬 꿈을 안고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을 우리의 운명으로 받아들인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노무현 정부가 신자유주의와 파병 정책을 강행한 것은 불가피하거나 불가항력적인 것이 아니었다. 노무현은 한국 자본주의 국가의 수장으로서 정확히 그 길을 선택했다. 따라서 노무현 정부의 개혁 배신을 “좌절”로 묘사하는 것은 진실 왜곡이다.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시도를 좌절시켜야

    그래서 국민참여당이 “성찰과 좌회전, 검증, ‘유시민 대선 후보’ 불출마”를 충족시키면 통합할 수 있다는 생각은 무원칙하고, 기회주의적인 자세다. 진보신당과의 통합 마무리 후 국민참여당의 합류 문제를 다루자는 것도 전자와 별반 다를 바 없는 기회주의다.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는 사람들을 두고 “협량하다”고 말하는 것도 틀렸다. 이게 도량의 문제인가. 진보의 원칙 문제다.

       
      ▲필자.

    민주노동당 당권파는 얼마 전에 당의 강령을 대폭 삭제했다. 사적 소유 제한이 사유재산 인정으로, 노동계급의 정치세력화가 노동존중 사회로, 사회주의의 이상과 원칙이 진보적 민주주의로 등으로 후퇴했다. 이것이 현실 정치에서는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시도로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고 민주노동당이 더는 진보정당이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당의 우경화가 가속화할 것은 분명하다. 이런 식으로 대중적 진보정당이 우경화하게 되면 노동자들의 사기를 떨어뜨려 노동자 투쟁을 약화시킬 수 있다. 그리 되면 노동자 투쟁의 방식으로 이명박 정부에 도전하는 것이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므로 “보수세력, 자유주의세력과 구별되는 진보정치세력의 독자적 발전과 승리”를 바라는 사람들은 함께, 단결해 민주노동당 지도부의 국민참여당과의 통합 시도를 좌절시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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