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파 하나로, 헤쳐 모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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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년 07월 12일 11:1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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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돌아가는 상황은, 뭐랄까, 음습하달까 묘하달까, 암튼 심상찮습니다. 유시민의 전농 방문과 FTA 사과, 대선 불출마 발언은 어떤 흐름을 암시합니다. 국민참여당은 5.31 합의문을 수용하고, 진보대중정당 노선 채택을 당원들에게 제안했군요.

    자유주의 세력과 민노 당권파의 노림수

    때마침 ‘문재인-유시민-이정희’의 연대설이 돌아다니네요. 굳이 이 ‘설’이 아니더라도, 돌아가는 상황은 진보신당과 사회당, 민주노동당 일부를 배제하고 ‘진보개혁세력’이라는 큰 덩치로 가겠다는 낌새구요. 민주노동당 게시판은 참여당과의 통합을 둘러싸고 논쟁 중입니다. 참여당 게시판은 유대표의 진보대중정당 제안을 지지하는 입장이 대세인 가운데 일부가 반발하고 있고요. 일정이 구체적이고 계획적이라는 거죠.

    우리의 조 대표가 “유시민, 사과 아닌 변명”이라 인터뷰했죠. 대중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그나마 이런 반응이라도 있는 게 다행일 지경입니다. 조만간 이마저도 사라질 거니까요. 대중에게 우리는, 마치 열외 꼬맹이가 꼴찌 벗어나기 위해 툭탁거리는 것처럼, 구시대적인 좌파 논리로 현실에 ‘딴지’ 거는 철부지쯤으로 비칠 뿐입니다. 이대로 우리끼리 치고받다가는 어느 순간 구멍가게 옆에 떡 하니 자리 잡은 SSM을 속절없이 보게 될 겁니다.

    진보 양당의 수임기구 간 논의는 흐지부지될 것이 분명합니다. 민주노동당 지도부에게 이 논의는 개혁세력과 손잡는 데 활용할 좋은 카드일 테죠. 노력했는데 안 됐다, 국민의 열망을 도저히 외면할 수 없어 개혁세력과 손잡겠다는 식으로 말이죠. 국민은 환호할 테고, 우리는 찌그러들 밖에요. 무엇보다 문제는, 연석회의가 유명무실해진다는 겁니다. 바로 이것이 저들 자유주의 세력과 민노당 당권파 연합의 노림수입니다.

    국민참여당의 5.31 합의문 수용, 무슨 뜻일까요? 어떻게든 끼어들겠다는 겁니다. 너네가 만들어놓은 절차에 따르겠다는 거죠. 합의문에 동의한 이상은 연석회의가 저들을 내칠 명분은 없습니다. 진정성이 없네, 과거에 대한 불철저한 반성입네 하는 건 우리끼리나 통하는 논리죠.

    그러나 국민참여당으로서는 합의문 내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습니다. 일례로 합의문은 ‘자유주의세력과 구별되는 진보정치세력의 독자적 발전과 승리’를 명시하고 한미FTA에 대한 반대를 분명히 하고 있거든요. 스스로 자유주의를 표방한 유대표인 만큼 어떻게든 ‘전향 고백’은 피하고 싶겠죠. 민주노동당 당권파로서도 부담스럽긴 마찬가집니다. 이대로라면 참여당과의 통합이 합의문 정신을 훼손하기에 명분에서 밀리거든요.

    독자 대 통합 싸움, 한가해 보여

    제일 좋기는 연석회의를 무력화하는 겁니다.(그래 시종 진보신당이 합의문을 승인하지 않았다는 걸 부각하는 겁니다) 어떻든 우리 당과의 통합을 무산시키는 것만이 연석회의라는 걸림돌을 치우고 국민참여당과 폼 나게 합당하는 가장 좋은 길입니다. 바야흐로 ‘좌파 뺀 진보’가 등장하는 겁니다.

    상황이 이런데 통합/독자로 갈라져서 싸우는 건 아주 한가해 보이지 않나요? 지금은 진보통합이 의제로 걸려 있으니까 지지도 받고 비판도 듣지요. 제법 폼도 나지요. 어떻게든 니들이 잘 결정해라, 격려 반 추궁 반에 책임감 같은 것도 생기죠. 막상 저들이 큰 집 차려버리면, 이런 호시절도 끝입니다. 그래도 좌파의 재구성은 될 테죠. 갈 곳 잃은 사람들끼리… 극좌파, 분열주의자라는 오명을 덮어쓴 채…

    자, 이제 뭔가 결정을 해야 할 땝니다. 이대로 우리끼리 싸우다가 튕겨난 잉여들끼리 떠밀려서 얼기설기 모일 건지, 아님 쌓인 앙금 훌훌 털어내고 먼저 공세적으로 좌파의 결집을 이룰 건지를요.

       
      ▲필자.

    상황은 언제나 양면적입니다. 그간 우리를 힘들게 했던 연석회의가 이번에는 우리의 든든한 원군일 수 있습니다. 연석회의 합의문을 글자 그대로 투철하게 관철하자는 것이 우리의 모토여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민주노동당 지도부와 국민참여당의 설계도를 찢든가, 그래도 합칠 양이면 좌파 명찰 떼는 것이자, 당 안팎의 좌파를 헤쳐 모이게 하는 방도입니다. 이 길이 진보/자유/보수의 삼각구도를 만들어내는 첫 걸음이라 믿고 싶고요.

    정말로 패권과 종북을 없애고 싶다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입니다. 수세적으로 그리 말아라, 할 게 아니고, 그런 얘기 자체가 나오지 않도록 해야죠. 민주노동당 당권파는 무난한 일정 전개를 기대하고 있을 겁니다. 우리 당 돌아가는 상황이 보증수표죠. 이걸 뒤집어엎자는 겁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하나로 뭉쳐, 좌파의 기치를 들고 적극적으로 나서자는 거죠. 이런저런 거창한 대안 말고, 갸우뚱하게 하는 원리원칙 말고,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대안을 들고 패권세력을 궁지로 몰아넣는 방안, 그게 바로 ‘합의문의 철저한 관철’이라 믿습니다. 이참에 합의문 공부 함 빡세게 해보자구요.

    * 이 글은 필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토대로, 조금 고쳐 쓴 글입니다. 진보신당 당원들을 염두에 두고 올린 페이스북 글을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읽었으며, 필자의 제안을 놓고 다양한 내용의 토론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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