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시민의 변신은 유죄 혹은 무죄?
        2011년 07월 06일 02:0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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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가 4일 전국농민회 총연맹을 찾아 참여정부 당시 체결했던 한미FTA에 대해 ‘반성의 뜻’을 내비치면서, 이 같은 발언이 진보대통합 논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이광석 전농 의장을 만난 유 대표는 이날 여러 차례 참여정부 당시 맺은 한미FTA에 대해 "오류", "미안하다"는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한미FTA는 오류, 미안하다"

    유 대표는 “참여정부가 좋은 마음을 가지고 잘 하려고 했지만 더러 잘못한 것도 있다”며 “참여정부에서 좀 더 잘했더라면 생각이 들고 이게 다 갚아야 할 빚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우리 당도, 내 개인적 입장도 참여정부 때 충분히 대화하고 협력하면서 좋은 성과를 남기지 못해 아직도 원망의 대상이 되고 있는 정책적인 선택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오류를 말하기 이전에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이렇게 말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조심스럽지만 현실적으로 진보정치세력들과 맞추어서 (한미FTA에 대한)입장을 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동시에 내가 대통령이었다면 한미FTA를 그렇게 하자고는 못했을 것 같다고 에둘러 말씀 드린다”고 말해 사실상 참여정부 FTA에 오류가 있었음을 분명히 했다.

       
      ▲이광석 전농 의장을 만나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사진=국민참여당) 

    유 대표는 여기에 “(고 노무현)대통령은 돌아가시고 안 계시지만 대신 빚을 조금이라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정책 면으로도 우리가 신생당이고, 농업이나 노동 분야에 대해 정책적으로 미숙하고 부족한 상황이라서 우리의 소신을 세우거나 주장하기보다 당사자들의 말을 잘 듣고 최대한 그런 소망에 의거해 택할 수 있는 정책을 택해보자 생각하고 있다.”고 몸을 낮췄다.

    이는 그동안 유 대표와 국민참여당이 한미FTA에 대해 취했던 입장과 비교해 봤을 때 한 발 나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유 대표와 국민참여당은 그동안 “이명박 정권의 재협상은 이익의 균형이 깨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진보진영이 반대해왔던 참여정부 협상 원안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었다.”는 입장이었다.

    또한 유 대표는 그동안 ‘과거를 묻지 말라’는 태도를 보여왔다. 유 대표는 지난 달 한 라디오 방송에서까지도 “신앙고백 하듯이 타인 앞에서 공개적으로 (반성과 성찰을)하라고 강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한 바 있다. 또한 “무조건 모든 면에서 완전히 색깔이 똑같아지면 그러면 통합의 효과나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효과는 별로 없다”며 기조 변화에 대한 거부감도 드러냈다.

    "신뢰가 가지 않는다"

    그러던 유 대표가 전농을 방문한 자리에서 참여정부 당시 한미FTA 추진에 대해 반성의 기미를 내비친 것은, 진보대통합에 국민참여당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지만 진보진영의 분위기가 냉담하고, 특히 진보진영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대중조직인 민주노총과 전농 등이 한미FTA에 대해 반대의사가 뚜렷해 국민참여당에 대한 불신감이 높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의 한 관계자는 “민주노총이나 전농에서 한미FTA에 대해 고운 시선을 가질 사람은 없다.”며 “한미FTA에 대한 원죄가 있는 유시민 대표가 진보대통합에 합류한다면 대중 조직들은 당연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결국 독자노선도 포기하고 민주당과의 통합도 불가능한 유 대표의 입장으로서는 진보정치 외에 다른 대안이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가장 큰 이견 중 하나였던 한미FTA에 대한 자기 주장을 철회하고 반성의 기색을 내비침으로서 진보진영과의 거리 좁히기에 나선 것이다. 

    특히 민주노동당 수임기관 회의에서 안건이 반려되었으나 “대중조직의 동의와 최종합의안에 동의”를 ‘새로운 진보정당 통합추진위원회’ 참석 기준으로 삼은 것과 유 대표의 전농 방문이 맞물린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민주노동당 주류와 연석회의에 참여했던 시민회의가 국민참여당의 참여를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에서 유 대표의 행보에 진보진영이 어떤 해석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이번 유 대표의 발언에 대해 “얼마 전까지 (한미FTA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양심의 자유에 속하는 문제라고 얘기했었는데 이번에 사과를 한 셈”이라면서도 “한미FTA에 대해 유 대표가 사과할 만한 사정 변경이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사과를 했는데 그 사이에 입장이 변경될 만한 특별한 사정이 뭐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게 본인의 입장이 정말 변해서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배경이 궁금할 뿐”이라며 “이렇게라도 해서 민주노동당과의 통합을 추진하려고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진보정당과의 통합 추진을 위한 사전작업으로 기존의 자신의 신념이나 다름 없었던 한미FTA에 대해서까지도 자기 입장을 번복하는 정치인을 신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긍정적이나 실천 통해 감동줘야"

    정성희 민주노동당 통추위원장은 “지금까지 유 대표와 국민참여당이 비정규직법, 이라크 파병, 대북송금특검,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등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문제점을 인정해왔는데 한미FTA와 관련해서는 모호한 태도를 취해왔다”며 “그런데 최근 전농을 방문해 과오를 인정하고 사죄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런데 문제는 한 번 (사과를)하면 노무현 정부 시기에 고통 받은 노동자 민중들이 설득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라며 “보다 진지하고 진정성있게 참여정부의 공은 계승하고 과에 대해서는 진정성 있는 성찰 계속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한 “5.31합의문에 대한 승인이 있고, 진보적 가치와 정책에 대해 동의하면서 실천을 통한 감동을 주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정 위원장은 “그래도 진보진영에는 국민참여당이 결국 자유주의 세력이라는 의구심이 있을 것인데 사람이 변할 수 있는 것에 대해 인정을 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유 대표가 자신의 진정성을 진보진영에 확인할 수 있는 핵심 요체는 대선 불출마 약속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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