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의 비판엔 내 물음의 답이 없다
        2011년 06월 03일 08:0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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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김상철 동지의 핵심 논지

    나의 <레디앙> 기고글 “독자파들이여 나를 설득해 달라!”라는 글에 대한 김상철 동지의 답변을 읽었다. 나는, 나의 글 마지막 부분에서, 나의 주장에 대한 이성적 비판과 대안일 경우 기꺼이 독자파들의 입장을 수용하겠다고 썼다.

    그러나 김상철 동지의 글은 나의 주장에 대한 비판으로 읽기에는 너무나 빈약하여 과연 답변을 해야 하나 잠깐 고민했다. 그러나 그가 답변을 부탁한다고 하기에, 하지 않으면 무시한다고 생각할 수 있기에, 간단하게 답변해 보겠다.

    김상철 동지는, 자신이 진보정당 운동에 동참한 이유는 “노동자의 정치 세력화와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정치조직 건설”이었으며, 이는 민주노동당으로부터 분리되면서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로 구체화되었다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들의 진정한 목적은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며, 통합진보정당을 건설하기 위한 연석회의 합의도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라는 궁극적 목적에 부합하는가 그렇지 않은가로 판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덧붙여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북한 문제라고 덧붙인다. 또한 북한 문제는 진보정당과 남한 정권, 남한 민중, 북한 정권, 북한 민중, 동북아 질서라는 다섯 가지 분리되지만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쟁점들에 관한 일관된 답변이 요구되는 문제라고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5월 26일 합의문의 한계는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에서 특히 중요한 북한 문제에 대해 일관된 입장이 표명되지 않았기 때문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왜냐하면 현재의 합의문은 진보정당과 남한 민중과의 관계에 집중되어 있지 진보정당과 북한 정권과의 관계는 명시적으로 드러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2. 내적 모순

    첫째, 김상철 동지는, 노동자 정치 세력화와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위한 정치조직 건설이 정당운동에 참여한 목적이라고 말하는 동시에 진보신당이 북한정권에 관해 의견을 밝히는 것은 근본적으로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상철 동지의 주장에 대해서는 바로 다음과 같은 의문이 제기된다. 남한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와 남한 사회의 근본적 변화를 위해 존재하는 진보정당에서, 왜 북한정권에 대한 입장 표명이 근본적으로 중요한가? 북한 정권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표명하지 않으면 남한 사회의 근본적 변화와 노동자 계급의 정치조직화가 불가능한가?

    김상철 동지의 주장은 참으로 코믹스럽다. 그의 문제 의식대로라면, 진보신당이 노동자계급의 정치세력화를 제대로 조직하지 못한 것은 북한 정권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거짓말이다.

    왜냐하면 진보신당은 지속적으로 북한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표명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북한 정권에 대해 입장 표명을 하지 않는 민주노동당이 진보신당보다 남한 노동자 운동을 더 잘 조직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나의 요지는 북한 사회에 대한 입장 표명 하지 않고도 노동자계급 정치 세력화할 수 있고, 한국 사회에 대한 구조적 변화도 가능하다는 말이다. 김상철 동지는 이 질문에 대해 어떻게 답변할지 궁금하다.

    둘째, 더 나아가 남한 사회에 대한 분석만큼이나 북한 정권에 대한 진보신당의 입장 표명이 중요하다면, 김상철 동지는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를 밝혀야 한다. 이 글을 읽고 있는 <레디앙> 독자들도 김상철 동지의 글을 꼼꼼히 읽어보길 당부한다. 나는 아무리 읽어도 그 답을 발견할 수가 없다.

    김상철 동지의 글에는, 북한에 대한 입장이 반드시 밝히고 그것도 다른 분야와 일관되게 밝혀야 한다고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유는 단 한 자도 적혀 있지 않다. 김상철 동지의 논지대로라면 “북한 정권에 대한 입장을 반드시 밝혀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중요하기 때문이다.”라고 정리된다. 이 또한 우스꽝스러운 논리 아닌가?

    셋째, 김상철 동지는 사회운동정당이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운동정당은 사회운동의 발전을 지원하는 정당이다. 사회운동에는 다양한 운동이 참여한다. 노동운동, 생태운동, 평화운동, 여성운동 등. 당연히 이런 사회운동 조직에는 다양한 경향의 조직들이 참여한다. 이들은 각자 자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운동에 참여하면서 전선적 형식으로 활동하는 정당이다.

    다른 경향들이 공존하면서 공동의 목표와 힘을 키워가는 정당이다. 당연히 입장의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공존의 질서 속에서 그 차이점을 인정하는 것이 이와 같은 정당을 유지하는 힘이다. 어떤 사람들은 북한과의 평화공존이 중요하고, 어떤 이에게는 생태주의가 중요하며, 또 다른 이에게는 노동자계급의 형성이 중요할 수 있다. 당은 이런 운동들 내에서 공존과 질서를 만드는 틀이 되어야 한다.

    그렇다면 북한문제는 다양한 경향들이 동의하는 수준에서 합의하되 나머지는 차이로 인정하면 된다. 나는 그 합의의 수준이 남북한 상호존중과 평화공존, 한반도 비핵화와 무기감축 및 체제경쟁 지양, 남북한 교류 확대를 통한 상호 신뢰 형성이라고 본다.

    이 과정을 통해 통일을 향해 나아가면 된다고 생각된다. 김상철님이 바라는 대로 북한이 민주화되기 위해서도 이 과정은 반드시 거쳐야 한다. 연석회의 합의문에는 이와 같은 취지가 충분히 표현되어 있다.

    3. 나오며

       
      ▲필자.

    나의 글은 자본주의 극복을 위한 사회운동의 성장과 진보진영의 발전을 위해 독자파들은 어떤 대안을 갖고 있는가를 묻고 있다. 독자파들이 통합에 반대한다면, 진보신당이 독자적으로 남는 것이 남한 진보진영의 발전에 더 도움이 되는 실질적인 이유를 제시해 보라는 것이었다.

    그런데 김상철 동지의 답변은 이와 관련된 내용이 없다. 그의 답변은 북한 정권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면 된다는 것이다.

    연석회의 합의문이 함량미달인 것은, 남한의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 과정에서 북한정권에 대한 태도가 진짜 중요한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 정권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밝히면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이 올바른 궤도에 오를 수 있다는 이 ‘창조적인 발상’에 경의를 표하고 싶다.

    나의 글에 대한 김상철 동지의 비판은 아무런 답변이 될 수 없다. 독자파들이 이런 답변으로 흐뭇해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상철 동지의 논리적 취약함은 현재 일부 독자파들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다. 나는 물론 독자파들의 논리가 이렇게 허술하지는 않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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