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유니온과 대학생이 만났을 때
        2011년 05월 31일 09:4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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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릴레이 기고 소개를 보니 ‘청년 논객과 활동가’를 대상으로 필자들의 글을 받는다고 씌어있던데, 스스로가 청년 논객인지, 활동가인지는 잘 모르겠다. 먼저 자기 소개부터 하자면, 일단 나는 대학생이다. 집에서 나와서 뜻이 맞는 친구들과 공동생활을 한지 10개월이 지났으며, 가끔 맛있는 밥 사먹으라고 집에서 용돈을 받긴 하지만 기본적인 생활비는 스스로 벌어서 쓰고 있다.

    청년 세대의 사회적 자립

    다행히도 아버지 회사에서 등록금을 대납해주기 때문에 아버지 퇴직 전까지는 등록금에 대한 부담을 크게 느낄 필요가 없다. 어떤 운동 조직에 속하진 않았지만, 학생회에서 일하면서 어떤 학생 운동을 만들어 가야하는지 고민하고 있는 진보정당 당원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청년 세대의 사회적 자립이 가능한 모델을 만들어나가고, 또 이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있다 보니, 청년유니온이 처음 출범할 때부터 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고, 또 굉장히 의미 있는 단체가 되리라고 기대해왔다.

    비록 활동에 대한 부담 때문에 가입하진 않았지만, 후원행사에서 가벼운 지갑이나마 최대한 털어내고, 또 주변에 있는 조합원들과 청년유니온의 방향성이 어떤 것이 되어야 하는지 이야기하며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왔다.

    그동안 청년유니온은 노조 설립이 계속해서 반려되고 있는 악조건 하에서도 ‘30분 배달제’ 폐지에 대해 발 빠르게 대응하고, 구직자의 노동자성을 인정받기 위한 운동을 전개한 것은 자신들만이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을 다 한 의미 있는 활동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청년유니온에 대해 아쉬웠던 부분도 적지 않았다. 나는 다른 것을 떠나서, 일단 ‘대학생’의 관점에서 아쉬웠던 부분에 집중하여 청년유니온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청년유니온이 포괄하는 ‘청년’에는 당연히 대학생도 포함되어 있으며, 실제로 현재 청년유니온 조합원들 중에서 22% 가량이 대학생, 혹은 대학원생 조합원이다. 청년유니온은 정책기획팀에 대학생팀을 구성하고 있으며, 출범 이래 등록금 문제나 대졸 구직자 문제 등에 대하여 계속해서 발언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참여연대와 최저임금 캠페인을 벌이고 있는 청년유니온.(사진=참여연대) 

    아쉬운 점

    하지만 아직 본격적으로 대학생 문제에 대해서 명확한 사업의 방향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더욱이 나는 청년노동의 구조적 모순을 직접적으로 겪게 되는 예비 노동자로서 누구보다도 더욱 청년유니온의 강력한 지지자가 되어야 할 대학생들에게 청년유니온이 잘 알려지지도 못했고, 큰 매력을 갖지 못하는 이유가 바로 대학생 사업의 미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청년유니온 릴레이 기고를 준비하면서 내 주변에 있는 대학생들에게 “청년유니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라고 묻고 다녔다. 아무래도 내 활동 영역이 그러한 만큼 학생회 활동을 하는 친구들이나 학내 운동권, 혹은 진보적 경향의 사회 활동에 참여하는 대학생들이 대다수였음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대학생들이 “청년유니온이 뭔지 모른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년유니온에 대해서 들어는 봤다는 소수 대학생들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게(세대별 노동조합이) 과연 가능하겠냐?”나 “조합이면 조합원에게 이득을 줄 수 있어야 하는데 실질적으로 나에게 뭐가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대다수였다.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사람도 “조합원들 인터뷰한 적이 있는데 도대체 청년유니온이 대학생 문제에 대해 가지고 있는 구체적인 상이 뭔지 정확하게 모르겠더라.”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비록 내 주변 이들의 반응을 일반화해서 이야기하기는 어렵겠지만, 1년 전부터 청년유니온의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고, 조합원인 친구들을 두고 있는 나 자신부터가 청년유니온이 구체적으로 어떤 사업으로 대학생들과 어떻게 관계 맺으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통 알지 못하고 있다. 이것은 청년유니온의 대학생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거나, 혹은 그 사업이 별 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 아닐까.

    물론 대학생이라고 해서 단일한 범주로 묶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어떤’ 대학생이냐에 따라서 청년유니온 활동이 접점을 만들어나갈 수 있는 사업이 달라질 것이다. 나는 대학생을 크게 두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본다.

    편의점 알바 실태조사 좋은 사업

    어떤 방법으로든 돈을 벌어야만 하는 대학생과 부모의 지원으로 아직 돈벌이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되는 대학생. 전자의 경우에도 일정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 상대적으로 시급이 센 과외로 돈을 버는 이들과, 과외 시장에 진입할 수 없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드는 시급을 받는 이들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현재 청년유니온의 활동과 연결될 수 있는 이들인 최저임금을, 혹은 최저임금도 제대로 못 받는 알바를 통해 학비나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 맨 마지막 케이스의 대학생들이다. 물론 거의 모든 대학생들은 예비 노동자이다. 그러나 대학생들 스스로가 알아서 예비 노동자로서 정체성을 가지고 청년유니온에 가입하기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은 현재 상황에서 당연한 것이다.

    결국 대학생들을 청년유니온의 활동으로 포섭하기 위해서는 명확한 조직 대상을 정하고 그들을 대상으로 하는 구체적인 사업을 펼쳐나가는 것이 중요해진다. 그러한 관점에서 (명확한 대학생 사업은 아니었지만) 편의점 알바 실태조사나 최저임금 지키기 캠페인 같은 활동은 이들에게 홍보할 수 있는 좋은 활동이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청년유니온이 지금까지 ‘알바하는 대학생들’에게 이러한 사업에 대해 잘 알려냈는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충분히 화제가 될 수 있을만한 아이템을 가지고도 홍보를 제대로 펼쳐내지 못했던 것이다.

    그뿐 아니라 대학생들에 특화된 구체적인 사업으로 대학생들을 포괄해내지 못한 것 역시 아쉽다. 청년유니온 역시 반값 등록금 집회에 참여하고 등록금 문제에 관하여 학생 단위들과 연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그것이 바로 대학생들의 노동 문제와 연관되는 것은 아니다.

    근로장학생 임금 문제

    좀 더 구체적으로 대학생들이 동참하고, 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주제에 대해 사업을 펼쳐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테면 현재 장학금 명목으로 지급되는 근로장학생 임금 문제를 청년유니온이 본격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어떨까?

    당연히 노동의 대가로 지급되어야 할 근로장학생들의 임금이 ‘장학금’ 명목으로 지급되고, 또 일부 대학에서는 장학금 중복 수령 불가의 원칙에 따라 근로장학생들은 성적 장학금 수혜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학교는 이렇게 근로장학금으로 지급된 비용을 장학금 총액에 포함시켜 발표한다. 문제는 그뿐만이 아니다.

    개별 학교마다 근로장학생 시급이 큰 차이를 보이고, 근로장학생을 뽑을 때 성적에 따라 차등을 두는 학교도 존재한다. 물론 근로장학생이 다른 알바에 비하여 상당히 편하게 돈을 벌 수 있는 자리이고, 그만큼 근로장학생의 노동 조건 개선이 시급한 문제가 아니라고 이야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적지 않은 대학생이 근로장학생으로 일하고 있고, 그런 만큼 청년유니온이 실태 조사와 근로장학생 제도 개선 캠페인을 통해 대학 안에서 좋은 일자리를 확대하고 또 개선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대학생들에게 청년유니온을 알리고, 그 필요성을 깨닫게 하는 사업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각 대학 학생회들과 이 문제에 대해 공동전선을 펼치면서 자연스럽게 학생 운동이 청년 노동 문제와 연결될 수 있는 가교 역할을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미 청년유니온의 2011년 사업계획에도 제출된 사안이라고 알고 있는데, 과외알선업체 실태조사와 같은 사업 역시 충분히 대학생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과외를 포함한 사교육 노동에 대한 비판적인 입장은 당연한 것이지만, 현재 대학생들과 가장 가까운 돈벌이가 사교육인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사교육 시장의 노동권

    그리고 대학생들이 사교육 시장에서 겪게 되는 불합리한 노동권 침해 사례들도 적지 않게 존재한다. 대학생들이 사교육 시장에 진입하게 되는 구조 자체를 당장 바꿀 수 없다면, 사교육 시장에서 대학생들이 자신의 노동권에 대해 인지하고, 또 그것을 지켜나갈 수 있게 만드는 작업 역시 중요한 일이다.

    청년유니온이 대학생 사업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또 대학생들을 조직화하는 작업에 나서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기존 학생 운동과 어떻게 관계를 맺으면서 구체적인 기획을 공유할 것인가가 중요해진다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다수의 학생 조직들과 기타 사회단체들과 함께하는 청년실업네트워크를 결성하고, 최저임금 문제에 대해서 청년 세대의 관점에서 공동행동을 펼쳐나가는 것에 대해 주목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행동이 단지 일회성 집회나 최저임금 캠페인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정말로 대학생들이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해 구체적인 사업으로 “청년유니온을 통해 바꿀 수 있다”라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총선과 대선을 한해 앞둔 현재, 어느 정도 사회적 합의를 이룬 등록금 이슈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청년세대가 자립할 수 있는 물질적 조건들, 가령 교육권, 주거권, 노동권 등의 문제에 대해 전면적인 연대를 형성하고, 이러한 권리가 청년층에 당연하게 주어져야 할 것이라는 인식을 확산시키기 위해서라도 이미 어느 정도 단위를 형성하고 있는 학생 운동과 연계를 통해 대학생 사업을 진행해 나갈 것을 부탁하고 싶다. 지금처럼, 청년 문제에 관심 있다는 이른바 ‘운동권’ 학생들도 청년유니온에 대해서 듣도 보도 못했다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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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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