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대표 “한-EU FTA, 내 소신
4.27 야권 정책합의문? 어제 봤다"
    2011년 05월 03일 01:52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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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과 민주당이 4일 본회의에서 한-EU FTA 비준동의안을 전격 처리키로 하면서 진보정당들이 한나라당은 물론, 법안 처리에 합의한 민주당을 향해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민주당의 이번 한-EU FTA처리 합의는 진보진영의 실력이 부존하는 상태에서 야권연대의 부실성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사건으로, 향후 야권연대 논의에 이번 사태가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2일 관련 부처 장관과 상임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한-EU FTA 조항 가운데 피해 대책이 필요한 부분을 보완하고 비준동의안을 처리키로 했다. 양당은 그 후속조치로 3일 SSM규제를 강화한 유통법 개정안이 상임위를 통과시켰으며 농어업인에 대한 지원법 개정,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도 통과시킬 예정이다.

하지만 진보정당들은 일제히 한-EU FTA를 합의 처리키로 해준 민주당을 향해 강한 비판의 화살을 날리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재보궐선거 야권 정책연대 과정에서 ‘전면적 검증 없는 한-EU FTA 비준 저지’에 동의한 바 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3일 별도의 보도자료를 통해 “이번 재보선에서 야권연대가 어떻게 가능했는가”라며 “야4당 정책연합 합의문은 4월 27일까지만 유효한 합의가 아니라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진보개혁 세력간의 연대의 기반 형성과 정책연합으로 나아가는 발판으로 삼기 위해 합의한 문서”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어 “재보선에서 야4당 합의는, 공동의 정책 의제에 합의했기 때문에 가능했고, 이것이 없었으면 민주노동당은 어떤 야권연대에도 응할 수 없었고, 응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야권연대 합의의 정신으로 다시 돌아오시기를 간곡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아울러 “야권연대의 약속과 한나라당과 합의 중 무엇이 중요하는가?”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또 “국민들이 야권연대에 손을 들어준지 1주일도 되지 않았다”며 “민주당이 한나라당과 합의에 얽매여 약속을 저버리면, 국민들은 다시 실망할 것이고 야권연대는 무너진다”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2012년 정권교체를 향해 함께 나아가야 한다”며 “민주당이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도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한-EU FTA 처리를 위해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지만, 이는 한-EU FTA 통과에 반발하는 영세상인들을 달래기 위한 눈속임에 불과하다”며 “협정문에 따르면 EU 측은 소매 분야에 대한 경제적 수요 심사를 할 수 있도록 되어 있지만 우리 측은 소매유통 분야를 전면 개방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이어 “유통법상의 대형마트 및 SSM 영업허가제는 한-EU FTA에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작년 유통법 및 상생법 개정안에 대해 정부가 줄기차게 반대해왔던 논리도 한-EU FTA와 정면으로 충돌한다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주장대로라면, 이번 여야 합의사항은 소매유통 분야의 한-EU FTA 분쟁 가능성을 낮추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시킬 것”이라고 꼬집었다.

조 대표는 “민주당은 지금이라도 합의를 파기하고 한-EU FTA 재협상을 촉구해야 하고, 영세상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한-EU FTA 재협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별 문제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는 어제(2일) 사전에 회의를 갖고 ‘어떻게 해서든 우리 것을 관철시킨다. 안되면 박차고 나오자’고 했는데 합의가 됐다”며 “재보선 정책합의문은 어제서야 봤는데 우리에게는 현실이 있다. 국익 차원에서 한-EU FTA는 국민의 70~80%가 지지하고 있고, 한미 FTA와 달리 훨씬 이익이 많기 때문에 해야 된다는 것은 내 개인적 소신”이라고 말했다.

박 원내대표는 “100% 만족보다는 강행과 저지의 충돌 보다는 대화와 타협으로 그리고 600여만명의 소상인과 농민, 축산농가를 위해서 고육지책으로 최상은 아니지만 최선의 합의를 했”며 “이런 내용이 보도를 통해 국민들에게 소상히 알려지고, 국민과 농민들의 이해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미 FTA 전면 폐기를 위한 국회의원비상시국회, 한미-한EU 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 전국유통상인연합회, 한국농민연대 등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검증 절차를 거치지도 않고, 4․27 재보궐선거 승리를 위한 야4당 합의문에도 위배되는 비준동의안의 졸속 처리에 강력하게 반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민주당은 어떻게 야4당 합의문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이를 파기하고, FTA 속도전에 동참할 수 있나”며 “더 이상 국회는 실효성 없는 미봉책을 대책이라 내세우며 합의 처리를 서두르지 말고, 하루 빨리 ‘민심의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 등도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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