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노총-야3당 연대, 진보신당만 왜?
    손배가압류, 필수유지업무 등 빠져
        2011년 04월 29일 02:43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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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보신당이 29일 최근 논의 중인 야4당과 양대노총의 노조법 재개정 공동입법 발의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29일 밝혔다. 강상구 진보신당 대변인은 이날 “애초 민주노총이 제안했던 8대 핵심 쟁점에서 5개안을 우선 공동발의하고 3개안을 사후 발의키로 결정했는데, 진보신당은 이 배제된 3개 쟁점을 핵심사안으로 보고 있다”며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노동법 개정 주요 5개항 공동발의

    민주노총이 제안했던 8대 핵심 쟁점은 △노동자성 및 사용자성 확대 △노조설립 절차 개선 △손배가압류 제한 △타임오프 폐지 △교섭창구 단일화 폐지 △산별교섭 법제화 △단체협약 해지권 제한 △필수유지업무 폐지다. 이중 최근 야당과 양대노총은 ‘손배가압류 제한, 산별교섭 법제화, 필수유지업무 폐지’는 사후 논의하고 남은 5개 항을 공동 발의키로 했다.

       
      ▲29일 야3당과 양대노총이 노동 관련 공동 입법발의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진보정치) 

    이에 앞서 양대 노총과 민주당, 민주노동당, 국민참여당은 29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을 밝혔으며, 나머지 의제들에 대해서도 5, 6월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정기국회 전까지 공동 발의를 추진키로 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합의된 5개 항에 대해서는 바로 공동발의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며 "합의가 안된 3개 항에 대해서는 모든 야당이 기본 방향과 내용에 동의하지만 입법 기술상의 문제를 포함해 검토가 필요하며 다른 비정규직, 최저임금 등 노동관련 제반 입법 사항도 공통 입법을 끌어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국회 환노위 소속을 자청한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도 "집권 10년의 경험에서 비정규직 문제에 원죄를 안고 있는 민주당이 양대노총, 진보 야당들과 함께 하는 것은 민주당 노선의 대전환과 진보성의 확인"이라고 말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오늘 합의는 야권연대를 좀 더 밑에서부터, 구체적인 부분에서 합의해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진보신당 "민주당에 끌려다닌다"

    하지만 진보신당은 “배제된 3개 쟁점은 피폐화된 노사관계를 정상화하고 이후 복지국가를 형성하는 데 있어 매우 핵심적인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진보신당은 “손배가압류는 노동자를 그야말로 벼랑으로 내모는 수단이고, 산별교섭 법제화는 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수단이며, 필수유지 업무는 과도한 단체행동권 제한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제도”라고 말했다.

    진보신당은 이어 “이런 점에서 우선 공동발의에서 제외된 3가지 쟁점이 결코 합의된 5가지보다 부차적이라고 볼 수 없다”며 “민주노총이 제안한 8개의 핵심 쟁점이 거대야당이 입장을 바꿨다는 이유로 축소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강상구 대변인은 “어느 때보다 야권연대가 강조되고 있는 때, 가치연대의 핵심적 과제가 초반부터 이처럼 중요 쟁점을 미룬 채 진행되는 상황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진보신당의 이같은 행동의 배경에는 이번에 제외된 3개항의 내용과 관련된 것뿐 아니라, 재보선 직후 민주당이 야권의 정책 공조와 관련해 자기 중심적인 태도를 보여주는 것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진보신당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노조법 개정 논의 과정에서 민주당이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협상에 임해왔고 또한 민주노총의 요구안 중 몇 개 안만을 얘기해와 논의도 불충분했다”며 “재보선 이후 민주당이 자기중심성을 더욱 강화시킬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야권연대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워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말했다.

    진보신당의 또다른 관계자는 "지금까지 민주노총과 야4당의 노동관계법 개정 공동 논의 과정에서 민주당은 8개항에 대해 합의를 해놓고, 기자회견 등 발표 직전에 이른 번복하고 했다"며 "28일 민주노총의 고위 관계자가 정동영 최고위원을 만난 후 5개항만 발의하자는 안이 합의됐다."고 전했다. 그는 애매한 민주당의 입장과 함께 여기에 "끌려다니고 있는 민주노총"에 대한 비판적 입장도 숨기지 않았다.

    정치적 타협 필요 vs 지금은 현장 힘 키울 때

    하지만 진보신당의 공동 발의 불참에 대해서 노동계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정호희 민주노총 대변인은 “8개 항 모두가 중요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라면서도 “진보신당의 결정에 따로 할 말은 없지만 3개 항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5개 항을 실질적으로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3개 항이 빠지는 것이라면 우리도 그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이남신 한국비정규직센터 소장도 “민주당이 패권적으로 당장 챙겨야 할 영역을 후순위로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8개 요구안 모두를 패키지로 고민해야 하는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다만 민주당과 함께 하면서 이러한 이견은 일정 정도 예상된 것인데 여기서 그냥 빠지기 보다는 정치적 타협을 위해 노력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이 소장은 “현재 민주당의 역할을 무시하기도 어렵고 일정 부분 타협을 해야 한다면 진보신당은 다른 당들과 공조를 굳혀 민주당을 견인하거나 압박하는 방법을 썼으면 어떠했을까 생각한다”며 “당장 현장 노동자들의 절박한 사안인데 이 공조의 틀을 깨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진보신당이 공동 발의에 빠지면서 쟁점을 분명히 하는 것은 잘 한 일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이근원 공공운수노조 중부지역권 조직팀장은 "노동법 개정은 기본적으로 노동자 대중들의 관심과 투쟁이 바탕이 돼야 가능한 일"이라며, "현단계에서 중요한 것은 정치권과의 협상이 아니라 민주노총이 동력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현재로서는 개정시킬 힘이 없는 상황에서 이것을 넣고 저것을 빼는 식의 협상은 의미가 없다"며 "만약에 합의된 5개 항목의 통과가 사실상 담보된 경우라면, 나머지에 대한 일정 기간 유보 등도 전술적으로 고민해볼 수 있겠지만 지금은 그런 정세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필수유지 업무 조항은 노무현 정권 때 만들어진 것

    그는 특히 공공 부문 노동운동에 결정적인 걸림돌이 되고 있는 필수유지 업무 조항과 관련 "이는 직권중재를 폐지한다는 명목으로 노무현 정권 때 도입된 것으로 내용적으로는 개악된 것"이라며 "민주당 입장에서는 원죄를 인정해야 되는 대목이라서 꺼끄러울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계 한 관계자도 "손배가압류 경우 배달호 열사의 죽음에 이어 수많은 노동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치명적인 부분으로, 이를 제외하는 것은 문제"라며 "지금은 노동법 개정의 핵심 쟁점이 무엇인지를 분명히 하고 이를 토대로 대중들의 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노동계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번 국회 회기가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사후 처리의 정확한 시한이라도 민주당으로부터 약속을 받아냈어야 했는데 그에 대한 합의가 애매하고 부족했던 것은 사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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