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뉴타운, 우리가 옳았다"
    2011년 04월 27일 06:25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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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6년 지방선거와 2008년 총선은 ‘뉴타운 바람’이었다. 서울 등 수도권 곳곳에서 뉴타운 공약을 내 건 한나라당 후보들이 대거 당선되었고, 낙선했던 민주당 후보들도 뉴타운을 전면화 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최근 개발 불패신화로 불려왔던 뉴타운이 사실상 심박 정지의 사망 상태에 접어들었다.

지난 2009년 용산에서 벌어진 철거민들의 참사는 뉴타운 정책의 이면을 고스란히 노출한 사건으로, 뉴타운으로 인한 사회적 갈등을 단적으로 드러냈고, 미국발 금융위기는 이미 지정된 뉴타운 사업도 중단시켰다. 서울은 2002년 이후 10년 동안 26개 지구, 331개 구역을 뉴타운으로 지정했지만 85%는 착공조차 못하고 있다.

   
  ▲108세 노인이 진보신당 뉴타운 피해자 증언대회에 참석해 호소하고 있다.(사진=진보신당) 

뉴타운 사업 중단, 전면 재검토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난 13일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금 추진되는 뉴타운 사업이 안정화될 때까지 추가 (뉴타운)지정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오세훈 서울시장도 14일 “이미 지정된 사업은 그대로 유지하되 지역 특색에 걸맞는 개발을 추진한다”고 밝혀, 사실상 뉴타운을 폐기시켰다.

하지만 뉴타운을 추가 지정하지 않는다고 문제가 끝나는 것은 아니다. 이미 지정된 뉴타운 지역의 사업이 중단되면서 해당 지역 주민들 간의 찬반 갈등이 격화되고 있고, 서울시와 경기도가 발표한 대책도 뉴타운에 대한 원천적 폐기라기 보다는 일종의 보완 개선책의 모색의 측면에 더욱 가깝다. 정치권에서 개정 준비중인 관련 법안도 보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진보신당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타운 재개발 사업의 폐해를 해소하기 위해 △뉴타운 사업 추진의 중단 및 전면 재검토 △도시재정비촉진법의 폐기와 ‘주거안정을 위한 도시재개발 특별 조치법’ 제정 △공공투자 강화를 통한 사업의 공익성 확대를 제안했다.

진보신당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최근 경기도와 서울시가 잇따라 뉴타운 재개발 관련 개선방안을 내놓고 있으나, 이는 뉴타운 재개발에 대한 반성보다는 이를 보완하여 지속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뉴타운 재개발 사업의 문제는 ‘사업성 낮아서’가 아닌 ‘사업 자체의 한계’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진보신당은 이어 “2002년 시범사업 때부터 뉴타운 재개발은 언제나 문제성을 내포한 사업이었기에 최근 국회에서와 같이 용적률이나 임대주택 비율 조정, 공적 자금의 융자확대와 같이 사업성을 높이려는 법 개정이나 대책은 오히려 뉴타운 재개발 사업의 부작용을 키우는 것에 불과하다”며 “이에 따라 진보신당이 뉴타운을 실질적으로 넘어서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공 주도 개발, 주민들에게 금융 지원

같은 날 오후 진보신당이 개최한 관련 토론회에서 권정순 변호사는 “현행 주거환경개선 사업은 LH공사 등 공공이 시행자가 되어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없으며, 최근 LH공사가 과다한 부채 등으로 사업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해 새로운 정비사업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한 ‘주거환경복지사업’ 제안했다.

‘주거환경복지사업’은 뉴타운처럼 일괄적으로 지역을 철거하고 재건축하는 것을 벗어나 주민들의 소득 수준이 대통령령이 정한 기준 이하인 곳을 대상으로 하며, 이 경우 정비기반 시설 설치는 정부 또는 지자체가 부담하고, 주민들의 금융지원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주원 재개발행정포럼 사무국장도 “주민들의 소득수준, 비용부담 능력 등을 고려하여 도시 기반시설은 공공이 책임지고, 주민들은 금융지원 등을 통하여 노후화된 자기 집을 개량하는 방식의 재개발이 주된 방식이 되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시장 상황에만 기대어 추진되는 재개발이 아니라 정부가 정책적으로 개입하는 재개발 복지사업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보신당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당장 수도권에서 진행되는 뉴타운 사업의 ‘6개월 동결조치’를 요구하며 ‘질적인 실태조사’와 지역 주민들에게 사업추진 여부를 묻는 ‘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 “해당 기간 동안 실시된 주택 지속 사용평가와 전수조사의 결과에 따라 지구지정 해제 혹은 다른 정비 사업으로의 전환을 실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도시재정비 촉진을 위한 특별법’을 폐기하고, 지속가능한 재개발의 내용을 담은 ‘주거안정을 위한 도시재개발 특별조치법’을 제정해야 한다”며 “특별 조치법 내용은 기존 정비사업 외 기반시설에 대한 공공투자 및 거점 중심의 순차적 개발방식을 결합한 ‘주거복지관리지구’의 지정을 통해 뉴타운 해제에 따른 난개발 등을 방지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진보정당, 서민 대청소법이라 말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이날 피해자 증언대회 축사에서 “지난 18대 총선 때 주민들의 내 집 마련 꿈을 이용해 정치권이 너나할 것 없이 뉴타운 공약을 내걸어 총선이 사실상 ‘묻지마 뉴타운’ 선거가 됐다”며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 아무도 이를 책임지는 사람이 없고 지구지정에 묶여 오도 가도 못하는 주민들을 위한 어떠한 해법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잘못된 뉴타운 정책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진보신당은 작은 정당이지만, 지난 총선 때부터 문제를 제기해왔고, 서울시장 선거 때는 뉴타운 전면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고 말했다. 조 대표는 “결국 그때 저희가 했던 얘기가 옳은 것이었다”며 “토론회를 계기로 뉴타운과 관련해 주민들을 위한 새로운 전환 마련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심상정 진보신당 상임고문도 축사를 통해 “주민주거 개선을 한다는 명목은 말짱 새빨간 거짓말이고, 뉴타운 사업은 재벌건설사들의 투기사업이었다”며 “재벌 건설사 출신 시장, 투기적인 탐욕을 뒷받침하는 사람들을 시장, 대통령 만들었기 때문으로 그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2006년, 도시정비촉진법이 국회에 상정될 당시 이것이 서민대청소법이라고 주장한 곳은 우리 진보정당 밖에 없다”며 “고통에서 보상 받으려면 이제 확실하게 정치인들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심 고문은 “나와 노회찬 전 대표가 바로 뉴타운 광풍 때문에 금배지를 날렸는데 힘이 부족해 너무나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증언대회에 참석한 목영대 경기뉴타운재개발 반대연합 회장은 “토론회 시간을 대폭 축소할 만큼 증언대회의 열기가 뜨거웠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참석 주민들은 자신이 겪은 일들을 적극적으로 증언했고, 그들은 ‘뉴타운 사업의 문제점을 다 알고 있다, 우리는 반대한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이날 대회에는 10여 명의 나와서 2시간 30분 동안 증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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