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까운 먹을거리' 실전 가이드북
        2011년 04월 16일 03:3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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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

    2011년 새학기부터 전국 시군구 181곳에서 친환경 무상급식이 시작됐다. 전국의 80%에 이르는 초등학교 어린이들이 점심만큼은 마음껏 안전하게 먹을 수 있게 됐다.

    전북 완주군은 지역 소농의 경제적 기반을 구축하기 위해 두레농장, 행복한 밥상 축제 등을 기획하며 로컬푸드 사업에만 모두 100억 원을 투입하는 등 ‘로컬푸드 1번지’를 표방하고 나섰다.

    많은 논의와 갈등 끝에 시행된 친환경 무상급식은 보편 타당한 복지 실현과 안전한 먹을거리 제공, 시민이 주도하는 정책이라는 세 요소로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시민사회의 꾸준한 노력이 정책으로 입안된, 주민이 주인 되는 풀뿌리 주민자치의 성공 사례라는 점에서 더욱 뜻 깊다.

    ‘지구를 살리고 내 몸을 바꾸는’ 『로컬푸드 조례』(스즈키 노부히로 등 지음, 정선철 옮김, 이매진, 10000원) 는 일본의 농부와 농업 전문가, 먹을거리 관련 시민단체 활동가 11명이 모여, 왜 로컬푸드를 먹어야 하는지 설명하고, 지역 주민 스스로 로컬푸드 조례를 만든 과정을 소개한, ‘가까운 먹을거리 실전 가이드북’이다.

    일본은 한국보다 훨씬 빠른 1983년에 학교 급식에 지역산 유기농 식재료를 도입하려고 시도했다. 그 뒤 농업 단체, 소비자 단체, 학부모회 등의 열렬한 지지에 힘입어 2006년 한 지역에서 먹을거리·농업의 지역 만들기 조례가 탄생했다. 이런 일본의 앞선 사례를 참고하면 한국에서 친환경 무상급식 조례를 만들 때 겪을 수 있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좀더 알차고 단단한 조례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주민들이 손수 만드는 로컬푸드 조례 매뉴얼

    이 책은 로컬푸드에 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1부에서는 왜 로컬푸드를 먹어야 하는지에 관해 환경, 지역 경제, 건강이라는 세 기준을 들어 설명하고 있다. 지역 농산물을 먹으면 환경도 지키고 식품 안전도 보장받을 수 있지만, 무엇보다 위축된 지역 경제를 살릴 수도 있다.

    저자들은 식량 자급이 보호주의 무역이라는 시각에서 벗어나 세계가 함께해야 할 의무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무조건 모든 나라가 식량을 자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들은 농사를 지을 때 들어가는 물의 양을 일컫는 ‘가상수’ 개념과 토양에 축적되는 질소 문제를 통해 식량 자급론이 자칫 빠질 수 있는 함정을 경계했다. 또한 푸드 마일리지라는 개념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이것을 통해 먹을거리가 밥상까지 오는 데 환경에 얼마나 영향을 주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다.

    2부는 본격적으로 로컬푸드에 관련된 시민 활동을 자세히 소개한다. 일본의 ‘대지를 지키는 모임’은 판매하는 물건들을 소비자가 사서 푸드 마일리지를 얼마나 줄였는지를 물품에 표시해 커다란 반향을 얻었다. ‘CS 마을 디자인’은 먹을거리와 환경에 관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초중학교 아이들에게 가르친다.

    세계 기아 지도, 풍선, 콩트, 역할극, 게임, 요리 등을 이용해 현재 식량 자급과 안전한 먹을거리 문제를 재밌고 쉽게 전달해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먹을거리 문제를 생각하게 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일본의 농업협동조합인 JA 그룹은 지역산 농산물을 홍보하는 시식회나 요리 교실 등을 열고, 소비자들이 직접 논밭을 방문할 수 있는 ‘지산지소 관광’을 개발하는 등 소비자와 교류의 장을 넓혔다.

    이런 노력들이 한데 모여 이마바리 시에서는 2006년 ‘먹을거리·농업의 지역 만들기 조례’가 만들어졌다. 이 조례는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라 다양한 시민운동과 활동을 통해 기초를 닦고 시민들의 동의를 얻어 가능했다. 말 그대로 시민이 주도하고 민관이 협력한 먹을거리 안전망이 탄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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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자 : 스즈키 노부히로(鈴木 宣弘) 

    1958년 미에 현에서 태어났다. 농림수산성, 농림수산정책연구소, 규슈대학교 농학연구원 겸 아시아종합정책센터 교수를 거쳐, 현재 도쿄대학교 대학원 농학생명과학연구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식량의 해외 의존과 환경 부하와 순환농업》 등을 썼다.

    편자 : 야마시타 소이치 

    1936년 사가 현에서 태어났다. 본업은 농업이며 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생활인대학교(극단 고마쓰자 주재) 교감이자 아시아농민교류센터 대표이기도 하다. 《신토불이 탐구》, 《농업의 잣대》, 《산지직상》 등을 썼다.

    편자 : 나카타 데츠야

    1960년 도쿠시마 현에서 태어났다. 농림수산정책연구소, 간토농정국 등을 거쳐 현재 농림수산성 규슈농정국 소비·안전부 소비생활과장으로 있다. 《푸드 마일리지》 등을 썼다.

    역자 : 정선철

    요코하마시립대학교 국제학 박사로, 요코하마시립대학교 연구원, 부산발전연구원 연구원, 조선대학교 강사를 거쳤다. 2008년 현재 사회설계연구소장이다.

    역자 : 김진희

    동부산대학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와 요코하마에서 생활했다. 귀국한 뒤에는 한국의 전통문화와 여행 명소를 일본에 알리는 일본어판 한국 문화 잡지 《ATTI》 편집장을 지냈다. 현재 일본어판 한류 문화여행 잡지 《칸스타일》 편집장으로 일하면서, 프리랜서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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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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