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산 무법천지, 무차별 징계-탈퇴 협박
        2011년 04월 14일 08:36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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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해 11월 현대차비정규직노동자들의 파업투쟁 이후 현대차 공장 안팎은 비정규직 조합원에 무차별적 탄압이 가해지는 무법천지가 됐다.

    노조 탈퇴 강요와 노조활동 방해 등 부당노동행위가 버젓이 자행되고 있고, 그 가운데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권은 철저히 짓밟히고 있었다. 특히 이러한 탄압에 원청인 현대차가 직간접적으로 개입, 지휘한 것이 확인됐다.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인권 및 법률단체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은 13일 이 같은 탄압 실태를 담은 진상조사보고서를 공개했다.

       
      ▲진사조사단 기자회견 모습(사진=신동준)

    진상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무단결근, 무단이탈, 업무방해 등을 이유로 아산사내하청지회 조합원은 39명 해고, 158명이 정직 징계를 당했다. 울산공장도 해고 45명, 정직 및 감봉 5백 여 명으로 대규모 징계가 진행됐다. 모두 해고 84명에 정직 및 감봉이 7백 명에 육박한다.

    해고 84명 정직과 감봉 7백명 수준

    진상조사에 참여한 문은영 노무사는 “징계통보서를 발부한 다음날 바로 해고하거나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지 않고 업체 소장이 징계통보서를 개인적으로 전달하는 등 절차상으로도 문제투성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2월 28일 아산공장에서 진행된 징계위원회의 경우 징계당사자 소명시간을 각각 5분에서 10분밖에 주지 않아 징계 당사자 소명기회가 사실상 배제되기도 했다.

    징계가 형평성 없이 진행된 것도 확인됐다. 일례로 현대차아산사내하청지회 조합원 두 명이 하청업체로부터 받은 징계 통보 내용증명서에는 취업규칙 위반내용이 똑같이 적혀있었다. 하지만 한 명은 해고됐고 다른 한 명은 정직 3개월을 통보받았다.

    이러한 징계수위 조절은 노조탈퇴를 강요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다. 울산비정규직지회 조합원은 “하청업체 사장이 각서 양식을 보여주면서 서명하라 했는데 처음에는 정직 2주였는데 각서를 쓰니까 정직1주로 줄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각서 쓴 사람 대부분 감봉으로 징계수위가 낮춰졌다고 덧붙였다. 진상조사단에 따르면 현대차 사내하청업체들이 “앞으로 파업지침에 따르지 않겠다, 두 번 다시 노조 가입하면 내 발로 나가겠다”는 내용이 담긴 각서를 출력해 보여주고 서명하도록 했다고 전한다.

    노조탈퇴하면 징계수위 낮춰준다?

    이같은 노조 탈퇴 강요는 전방위적이었다. 하청업체 사장이 면담하면서 탈퇴를 요구하는가 하면, 원청(현대차) 협력지원팀 고위 간부가 밥을 먹자고 불러내 노조탈퇴를 회유했다는 증언도 있다. 아는 사람 추천으로 입사하거나 가족이 현대차 정규직으로 일하는 비정규직의 경우 이들을 통해 탈퇴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울산공장 한 조합원은 “한 조합원 아버지가 정규직인데 아버지가 직접 와서 ‘니가 그만둘래 내가 그만둘까’ 그러니 할 말이 없다고 하더라”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일상적인 노조활동조차 가로막히고 있다. 진상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사업장 내 유인물 배포 및 선전전을 금하고 식사시간과 휴식시간에 조합원이 모이기만해도 감시와 사찰을 하는 등 일상적인 활동이 봉쇄하고 있었다.

    회사는 1차 징계를 진행한 뒤 직원 출입증을 모두 교체하고 징계자들에게 출입증을 제공하지 않는 등 회사 출입마저 금했다. 유인물 현장 반입을 막기 위해 차량 출입 시 트렁크를 검사하거나 가방을 뒤지기도 한다는 것이 조합원들의 증언이다.

    진상조사단은 “현대차울산 비정규직 조합원이 선거에 참여하거나 선거관리위원회 활동을 하는 정당한 노조활동조차 추가 징계 협박으로 방해하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전했다. 현장에 부착한 선전물 훼손과 중식집회 참가 저지, 회사 밖 임시 지회 사무실에 대한 24시간 감시까지. 비정규직노동자들의 기본적인 노조활동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가방 뒤지기에 24시간 감시까지

    이러한 탄압과 부당노동행위에 원청인 현대차가 직간접적으로 개입했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진상조사단은 보고서를 통해 “징계 과정의 절차와 방식 등 업체가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자체적으로 징계를 했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거의 같은 형태를 띠고 있다”며 “업체 사장이나 소장들도 ‘위에서 이미 정해진 것이라 어쩔 수 없다’는 등의 발언을 해 현대차가 관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조합원들도 하청업체 사장과 면담 때 업체사장이 원청을 지칭하는 ‘위에서, 사무실에서, OO부 관리자가, 노사협력팀에서’ 등을 거론했다고 밝혔다.

    이날 공개된 영상 자료에는 현대차 경비가 정문에서 일부 비정규직 조합원들의 사진과 명단이 적힌 종이를 들고 얼굴을 대조해 출입을 허용하는 장면도 담겨 있었다. 이 영상이 촬영된 시점은 하청업체에서 징계를 통보하기 전이었다. 하지만 원청 경비대가 가지고 있던 명단은 이후 징계를 받은 조합원의 명단과 일치했고, 이는 원청이 사전에 징계 대상자를 알고 있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위에서 정한 것", ‘위’는 누구?

    진상조사단은 노조 활동 탄압도 원청 지시에 의해 진행됐다고 보고했다. 한 조합원은 업체 소장에게 직접 원청에서 소장들을 모아놓고 조합원 탈퇴 방식에 대해 교육시킨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출입증 발급에 대해 업체에 항의하자 “발부는 다 됐는데 위에서 주지 말라고 했다”는 얘기를 들은 조합원도 있다.

    윤애림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간사는 “이번 진상조사를 통해 현대차 비정규직노동자들이 헌법에 보장된 노동기본권을 행사했다는 이유만으로 부당한 탄압과 인권침해를 당한 것이 확인됐다”며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하는 현대차가 현재 벌어지고 있는 탄압을 중단하고 비정규직과의 교섭에 성실히 나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대량징계는 법적 무효”

    인권 및 법률단체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이 현대차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인권침해와 부당노동행위 실태조사 결과를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개했다. 이들은 현재 현대차 현장에서 벌어지고 징계와 노조탈퇴 강요 및 노조활동 방해 등이 법률적으로도, 인권적으로도 문제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학준 변호사는 비정규직조합원에 대한 징계가 무효라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현대차와 비정규직이 파견관계에 있는 이상 비정규직 조합원의 사용자는 현대차이므로 하청업체는 징계권자가 아니라고 그 근거를 밝혔다.

    이어 이 변호사는 “목적, 절차, 방법 등이 정당한 쟁의행위를 징계사유로 하는 것 자체가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징계사유를 통보하지 않거나 서면통보, 소명자료 제출 기회박탈 등 절차적 부당성 △징계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징계재량권 남용 등을 추가근거로 설명했다.

    김산 인권단체연석회의 활동가는 결사 및 표현의 자유박탈, 양심의 자유박탈, 차별 등 심각한 인권침해가 벌어지고 있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현대차가 발표한 <2010년 지속가능성 보고서>를 제시하며 “현대차는 헌법이나 세계인권선언, ILO협약 등에서 제시하는 노동자 권리를 하나도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인권말살공장이라는 타이틀이 자랑스럽지 않다면 사내하청노동자들의 인권을 보장하는데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 2010년 지속가능성 보고서>에는 현대차가 세계인권선언과 국제규범, 결사의 자유와 단결권 등을 보장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진상조사단은 “진상조사 결과 현대차 비정규직노동자들이 부당징계, 노조탈퇴 강요, 인권침해와 차별, 폭력에 시달리고 있음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현대차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탄압을 알고 있으면서도 제대로 된 조사도 시행하지 않았다”며 “정부와 경찰은 자신의 직무를 방기하고 사용자에 편향적으로 공권력을 행사했다”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현대차에 부당노동행위와 차별, 인권침해 중단과 비정규직과의 성실 교섭에 임할 것을 촉구했다. 정부와 경찰에도 노동부 특별근로감독 실시, 사용자 폭력행위 처벌과 재발방지 등을 요구했다. 진상조사단은 노동인권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주주의 법학연구회,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인권단체연석회의 등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달 31일부터 울산과 아산공장 비정규직 노동자 1백 50명을 면접조사했으며 증거와 자료를 수집해왔다. 현대차 협력지원팀과 사내하청업체에도 지난달 29일 공문으로 진상조사 협조요청을 했으나 이들은 진상조사에 응하지 않았다.
     

    * 이 글은 금속노조 인터넷 기관지 ‘금속노동자'(www.ilabor.org)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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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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