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비정규직 지회, 조합비 유용 파문
By 나난
    2011년 02월 22일 10:4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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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비정규직 노조(지회) 전 간부가 지난 21일 조합비 유용을 폭로한 가운데 지회 집행부가 총사퇴 의사를 밝혔다. 지회는 22일 확대간부회의와 오는 2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개최해 집행부 사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조합비 유용을 폭로한 전 간부에 이어 이상수 비정규직지회장 역시 자진 경찰 출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향후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주장하며 이어져 온 현대차 비정규직 투쟁 역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노조의 도덕성에도 심각한 타격을 입히게 됐다.

지회장 "폭로 내용 일정 부분 사실"

22일, 이상수 지회장은 조합비 유용과 관련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최00 전 사무장의 공금 관련 내용은 일정 정도 사실”이라며 “조합비 관련하여 일정 정도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내부적으로 정리가 될 것이라 판단하고, 그리 많은 신경을 쓰지 않은 것은 직무유기이고 책임을 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그는 “정말로 죄송하고, 어떻게 사과를 해야 할지 너무나 갑갑하다”며 “저 스스로의 잘못이 분명히 존재하는 한 반드시 책임이 주어질 것이고 그것에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지회장은 또 “잘못에 대해서는 그 어떤 말도 필요없다”며 “불규칙한 상근비에 따른 생계에 대한 곤란이 있었다하더라도 잠시나마 조합비를 가져다가 채우는 방식을 채택했다는 것 자체는 변함이 없을 것이다. 진정으로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장 엄중한 시기에 이런 일이 벌어짐에 따라 조합원 동지들과 함께 하고자 한 많은 동지들에게 진정으로 사과를 드릴 수밖에 없다”며 “금속노조에 이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하고, 처분을 기다리겠다. 우리의 정당한 정규직화 투쟁을 이번 사건으로 왜곡시켜 나갈 것이라 생각하니 너무나 갑갑하고, 평생 죄를 지고 살아야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지회는 22일 확대간부 회의와 23일 임시대의원대회를 통해 조합비 유용 대책을 논의해 집행부 총사퇴는 물론 지회 쟁의대책위원회를 비상대책위원회로 전환해, 비상대책위원장과 비상대책위원을 선임할 예정이다. 아울러 금속노조에 특별 회계감사를 요청하고, 진상조사위원회 구성 및 조합비 환수방법 등에 대해서는 비대위로 위임하는 방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폭로 간부 회사와 유착관계 의혹도

앞서 지난 21일 지회 전 사무장 최 아무개 씨는 유인물을 통해 “지회 임원의 조합비 유용, 횡령 사실을 인정한다”며 “2010년 4월부터 임원들은 생활비가 없어 조합비 통장에서 임의로 조합비를 인출하여 사용하기 시작하다가 임원들끼리 노래방 등에서의 유흥비, 복권 구입비, 사행성 게임장 비용 등으로 사용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조합비 유용, 횡령 규모는 2,000여 만 원이 넘는다”며 “현장에서 이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자 해당 임원들끼리 그 금액을 다시 채워놓기로 약속한 바 있으나, 일부만 채우는 데 그치다 보니 여전히 1,500여 만 원이 빈 상태”라고 밝혔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지회는 잘못을 모두 인정한 상태다. 하지만 최 전 사무장이 해당 사건을 폭로하며 회사 측과의 유착관계가 있었다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최 전 사무장이 사용하던 지회 휴대전화를 수거한 결과 회사 측 김 아무개 이사와의 통화기록은 물론 최 전 사무장이 자신의 은행계좌번호를 그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남아있다는 것이다.

22일 지회가 공개한 최 전 사무장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내용에 따르면, 그는 이 아무개 협력지원팀 담당자에게 “만나서 이야기하자”, “체포영장 발부자 잡는 시늉 좀 해라”, “어제 이야기한 거 빌려달라”는 등의 내용을 보내기로 했다.

지회는 “2차 투쟁에 돌입한 상황에서 조합비 유용문제와 사측과 연류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를 두고 몇 차례 논의했다”며 “노동조합 운영의 기본인 자주성과 민주성 원칙에 따라 조합비 유용과 사측과 유착관계를 모두 공개하고 신속하게 수습방안을 마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비대위 구성 시간 걸릴 듯

조합비 유용 사건은 지난 1월말 한차례 의혹이 일며 이번 사건을 폭로한 전 사무장 등 임원 2명이 사퇴하며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최 전 사무장이 이 같은 사실을 인정, 폭로하며 세상에 알려지게 됐다. 이에 따라 집행부는 총사퇴할 것으로 보이며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오는 25일로 예정됐던 서울 상경 4박5일 투쟁 역시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나 불법파견 특별교섭이 지난 1월말부터 중단된 상황에서 이번 사건이 향후 현대차 비정규직 불법파견 문제에 어떻게 작용할 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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