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숙정 사건은 필연인가 우연인가?
        2011년 02월 04일 12:5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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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과 설 같은 이른바 민족명절은 정치권이 주목하는 시기이다. 이 기간 동안 전국적인 차원에서 수천, 수백만 건의 대규모 사랑방 좌담회가 자생적으로 열리기 때문이다. 그 도마 위에 어떤 재료를 어떻게 올려놓느냐에 따라 정치적인 지지도에 큰 변동이 오기도 한다. 정치인들은 명절연휴에 만났던 고향민심을 국회 안으로 가지고 들어오기도 한다.

    설날 사랑방 좌담회 최고 메뉴

    그러나 이번 설 연휴에는 정치권에서 별로 준비를 하지 못했다. 겨우 준비했던 논쟁이 복지와 증세에 관한 논쟁이었다. 예정대로라면 올해의 사랑방 좌담회는 증세-복지 논쟁이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예상이었다. 그러나 이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민주노동당의 이숙정 의원이 동사무소 여직원에게 행패를 부리는 장면이 9시 뉴스에 소개되면서 설 차례 상 위에 올라가려고 대기중이던 모든 정치 재료들이 순식간에 다 날아가 버린 것이다. 이숙정 의원은 순식간에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고 심지어는 연예인 이름이 주로 거론되는 싱글녀 검색어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연관검색어인 민주노동당 사이트는 마비 되다시피했다.

    그렇다면 이러한 이숙정 파문은 필연적인 것일까? 아니면 그냥 우연히 일어난 것일까? 여기서 문제는 민주노동당 시스템상 이숙정 의원은 당원들의 직접 투표로 선출된 공직 후보였을 것이라는 점이다. 다시 말해, 이 사건은 ‘당원 직접투표’라는 공직자 선출 체계가 무조건 좋은 제도인 것만은 아니라는 증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원래 정치인은 겸손하고 예의바름을 제1의 처신 원칙으로 한다. 정치인은 그야말로 대중의 지지를 얻어서 먹고 사는 직업의 특성상,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겸손하고 다정하고 상냥해야 함을 기본으로 할 수 밖에 없다.

    때로는 욕을 먹는 일도 많다. 그러나 정치인은 같이 욕하고 싸울 수도 없다. 특히 지역의 작은 정치를 신경써야 하는 기초의원의 경우 생활속에서 일상적으로 주민들을 만나야 한다. 어찌보면 고도의 감정노동을 수행하는 자리인 것이다.

    정치훈련 안된 시의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숙정 의원은 자기감정이 발생하자마자 곧바로 동사무소로 달려가 행동으로 분풀이를 하는 황당한 사건의 주역이 되었다.

    이것은 쉽게 말해 그가 정치훈련이 덜 되어있다는 얘기가 된다. 만약 이숙정 의원이 사소한 언행으로 당 홈페이지 당원게시판 같은데서 욕이라도 몇 번 먹어 보았다면, 사소한 거만함으로 정치적 반대파들에게 조금이라도 두들겨 맞아본 경험이 있었다면, 정치적으로 이렇게 무모한 짓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표면적인 겸손함과 예의 바름은 한나라당 정치인들조차도 잘 지키고 있는 정치인의 기본 덕목이다. 안상수가 무수한 사람들의 도마 위에 올랐지만, 어디까지나 말실수이지 이렇게 무모하고 저돌적인 행동을 감행 한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렇다면 민주노동당은 어떻게 이런 훈련되지 않은 정치적 신병을 당원투표를 거쳐 버젓이 시의회에 내보낼 수 있었을까?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는 아마도 숨은 정파의 존재 때문이 아니었을까?

    숨은 정파는 형식적으로는 당원투표의 형식을 밟지만 실제로는 정파 내부의 서열구조 등에 따라 자리를 배분한다. 참고로 북한은 수령-당-대중이 이른바 전일적 체계를 구성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수직적 의사결정 구조를 갖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형식적인 선거를 하긴 한다. 다 소용없는 짓이지만.

    숨은 정파에 좌우되는 선거

    이숙정 사건은 우리에게 이런 지점에서 고민을 던져준다. 민노당 내부의 당원투표 시스템이 형식은 민주적이지만 실제로는 숨은 정파에 의해 좌우되는 투표로 귀결되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정희 민노당 대표는 이번 사건에 대해 ‘사과’를 표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진정한 사과는 "죄송하다"는 말로 끝나서 될 일이 아니다. 이 문제의 진정한 해결책은 민노당을 좌우하는 것으로 알려진 인천, 경기, 울산의 숨은 정파들을 다 해산하고 공개하는 것이다. 그것이 문제의 본질을 해결하는 진정성 있는 해법이 될 것이다. 이것이 전제 되지 않는다면 이숙정 사건이 다시 반복되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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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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