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고 찬바람, 그칠 줄 모르고 있다
By 나난
    2011년 01월 25일 12:58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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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 이후 약 3,000명의 노동자가 길거리로 쫓겨나고, 그 가족 등 12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정리해고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최근 한진중공업이 생산직 400명, 대우자동차판매가 388명에 대한 정리해고가 진행 중에 있다.  

이들 사업장은 ‘경영 악화’를 구조조정의 이유로 내걸고 있지만, 노동계는 “경영악화에 대한 책임이 경영진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노동자를 자르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2009년 쌍용차 사태가 그대로 재현되고 있는 것이다.

김진숙 지도위원 20일째 고공농성 중

지난 12일, 한진중공업은 희망퇴직 인원을 제외한 생산직 290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통보했다. 이에 반발하는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는 지난 달 28일부터 영도조선소 내에서 철야농성을 벌이며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24일부터는 한나라당 부산시당 사무실과 김무성 원내대표 부산사무실 등에서 노숙 단식농성에도 들어가며 ‘부산경제의 디딤돌인 한진중공업 경영정상화와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한나라당이 나서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전달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20일째 한진중고업 영도조선소 내 85호 크레인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다.

   
  ▲ 금속노조가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진중공업과 대우자동차판매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했다.(사진=이은영 기자)

대우자동차판매는 오는 31일자로 전체 직원 572명 중 약 70%에 달하는 388명을 정리해고 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진행 중인 대우자동차판매는 약 10개월간의 체불임금도 발생한 상황. 금속노조 대우자동차판매지회 조합원 100여 명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지난 24일부터 인천 부평 본사에 들어가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다.

심계호 대우자동차판매 수석부지회장은 “조합원들은 어제 오후3시부터 본사 점거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현재 용역직원 50여 명이 들어와 마찰을 빚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한진중공업과 대우자동차판매의 구조조정 사유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경영상의 어려움을 주장하고 있으나 구조조정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이 수반되지 않았고, 그 책임을 모두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구조조정 사유 납득하기 어려워

한진중공업 회사 측은 지난 13일 ‘서울 신문로 세르시움 사업 관련 시공사로서 사업 시행권 양수의무를 불이행했다’는 이유로 삼성생명에 723억 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했다. 관련 공사대금 320억 원도 받지 못하는 있는 형편이다. 노동자들은 지난 1999년 도산위기에 있던 한진건설을 한진중공업이 합병한 이후, 중공업 부문에서 얻은 이익을 부실한 건설부문에 투자하며 회사의 경영이 어려워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영도조선소의 수주가 2년 연속 0건인데 반해 필리핀 법인 HHIC-Phil(수빅조선소)은 3년치 물량을 수주해 놓은 것으로 알려져, 공장을 폐쇄하거나, 비정규직 공장을 만들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자동차판매의 부실경영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대우자동차판매의 주력사업인 자동차판매를 등한시하고, 건설 부분을 무리하게 추진하며 경영부실을 야기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대우자동차판매 측은 GM대우와 타타대우의 총판권 해지를 맞았으며, 이에 따라 구조조정 논란에 휩싸이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만은 피하자”며 노조가 경영정상화에 대한 논의를 제안하고 있지만 한진중공업과 대우자동차판매 회사 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대우자동차판매는 25일 대상자에 정리해고를 직접 통보한다는 계획이며, 한진중공업 측은 부산시 등이 참여하는 대화테이블을 거부하고 있다.

심 수석부지회장은 “노조는 ‘구조조정을 우선시두는 게 아니라 경영정상화를 위해 구조조정만은 회피할 수 있도록 노사 간 실질적 팀을 구성해 논의해보자’고 제안했지만 회사는 오늘 정리해고를 통보하겠다는 입장만 주장하고 있다”며 “노조가 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의 입장을 보이고 있음에도 회사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악덕 경영진, 정리대상 1순위

금속노조는 25일 오전 11시 기자회견을 갖고 “한진중공업과 대우자동차판매는 정리해고를 철회하라”며 “악덕 경영진이야말로 정리대상 1순위”라며 비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상욱 한진중공업 수석부지회장은 “지난해 2월 정리해고 철회에 노사가 합의를 하고도 또 다시 정리해고가 진행되고 있다”며 “오는 2월 14일 회사가 살인적 해고를 강행한다면 우리 역시 최후의 수단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근로기준법에서 강제하고 있는 정리해고 요건에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합리적 기준, 해고회피 노력, 근로자 대표와의 성실한 협의 등이 명시돼 있다”며 “하지만 한진중공업과 대우자동차판매에서는 이 같은 요건이 충족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진중공업 측의 경우 경영상의 이유를 주장하고 있지만 영도조선소에는 한 건의 수주도 하지 않은 채 필리핀 수빅조선소에만 수주하는 것이 경영상의 이유가 될 수 없으며, 대우자동차판매 역시 노동조합이 해고를 회피하기 위해 정상화 방안 논의를 제안했지만 회사가 거부하며 부도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기자회견은 “무능력하고 파렴치한 두 회사 경영진은 현재 자신의 잘못에 대한 책임은커녕 그것을 노동자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또한 악덕 경영진의 출현에는 정부도 책임이 막대하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대우자동차판매의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으로,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회사와 내놓은 경영정상화방안은 결국 대규모 정리해고 였다”며 “지난 2009년 쌍용차사태로 인해 12명이 목숨을 잃은 것을 볼 때 ‘해고가 살인’이라는 점이 여실히 입증되고 있다”고 말했다.

금속노조는 25일 인천 부평 대우자동차판매 본사 앞에서 집회를 개최하며, 오는 26일에는 노조 소속 전 간부가 부산에서 한진중공업 투쟁지원 집회도 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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