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이란 건 없어!”
By 나난
    2011년 01월 22일 01:07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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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존재의 핵심을 향해 떠난 여행. 이 책에 펼쳐지는 예상치 못한 풍경을 따라가다 보면 평범하고도 예외적인 사람들, 존재 그 자체로 ‘주류’ 미국의 이상을 뒤흔드는 사람들의 일상 속에 구현된 아름다움을 만나게 된다. 이 책은 다양성에 관한 진정한 축가이다.”(추천글-데이비드 J. 코너 (<Reading Resistance> 저자)

   
  ▲ 책 표지.

숏버스(short bus)는 특수교육을 받는 학생들이 이용하는 스쿨버스로 1975년 장애인교육법에 의해 탄생했다. 도서출판 부키가 새롭게 선보인 『숏버스』(13,500원)는 읽기장애(난독증)를 극복하고 명문 브라운 대학을 우등으로 졸업한 저자 조너선 무니가 숏버스를 타고 미국 전역을 다니며 ‘비정상’ 딱지가 붙은 사람들을 만난 이야기다.

저자는 난독증을 이겨내고 명문 브라운 대학을 졸업한 이후 장애 극복의 표본이 되어 활동가로, 강연자로 살아가지만, 한편으로는 ‘정상’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에 늘 사로잡힌 채 자아가 분리되어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결국 무니는 자신과 비슷한 사람들을 만나 그들이 어떻게 그런 생각에서 자유로워졌는지를 (혹은 그렇지 않은지를) 알아보기 위해 중고 숏버스를 타고 여행을 시작한다.

굳이 숏버스를 고른 것은 장애인이라면 누구나 숏버스를 타는 데다 자신들이 겪은 차별과 고통,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이야기가 모두 그 안에 담겨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숏버스는 장애인의 상징이며 그들을 하나로 묶는 ‘접착제’인 셈이다. 무니는 2003년 5월부터 10월까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학습장애, 신체장애, 지적장애를 가진 13명의 사람들을 만난다. 이 책 『숏버스』는 바로 그 여행의 기록이다.

무니가 숏버스 여행에서 제일 먼저 만난 사람은 열두 살 소년 브렌트. 브렌트는 읽기장애와 학습장애라는 딱지를 달고 고통 받으며 축구와 페인트볼 게임에서 위안을 얻는다. 무니 역시 어릴 때 똑같은 문제로 힘들었고 축구를 탈출구로 삼았다. 하지만 사회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속으로 갈등했던 무니와 달리, 브렌트는 스스로에게 정상을 강요하지 않는다.

무니의 브라운 대학 동창인 켄트는 주의력결핍장애가 있다. 자기 집에 찾아오는 길을 설명할 만한 집중력조차 없는 반면 대학 입학 시험에서 만점을 받을 만큼 영리하다. 그는 유머 책을 쓰고 24시간 스탠딩 코미디 공연을 하는 ‘괴짜 예술가’의 모습을 통해 자기 존재를 드러내고 인정받고자 한다. 남들 눈에는 천재와 미치광이 사이를 넘나드는 것으로 보이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즐기며 살 뿐이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읽기장애라는 딱지가 붙은 뒤 무니는 세상이 정해 놓은 정상이라는 기준에 맞추려고 애써 왔다. 그 기준과 맞지 않는 부분은 스스로 선을 긋고 분리시킨 뒤 축구를 통해, 공부를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끊임없이 분투해 왔다. 그러나 숏버스 여행을 통해 그는 진정한 자기를 인정하고 더 이상 남들의 기준에 맞춰 살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멀기만 했던 아버지와 대화를 시작하고, 빤히 쳐다보는 남들의 시선을 웃으며 넘긴다. 애초 자신이 다녔던 초등학교 앞에 시위하듯 숏버스를 버리려던 계획도 바꾼다. ‘숏버스를 타는 사람’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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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조나단 무니

읽기장애를 가진 작가이자 활동가. 열두 살 때까지 글을 읽지 못했다. 축구 장학생으로 대학에 진학한 뒤 명문 브라운 대학 영문학과에 편입해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다. 장애학과 사회 변화 분야에서 트루먼 장학금을 받았다. 브라운 대학 재학 시절, 학습장애 학생을 위한 비영리단체 ‘프로젝트 아이 투 아이(Project Eye-To-Eye)’를 설립했고 현재 자문위원으로 있다.

역자 – 전미영

서울대 정치학과와 같은 학교 대학원을 졸업했다. 『헤럴드경제』 등에서 기자 생활을 했으며, 푸르메재단에서 근무했다. 『다크 플랜』『오일 카드』『자기신뢰』『사랑받지 못한 어글리』『부모가 알아야 할 장애 자녀 평생 설계』 등 다수의 책을 번역했다.

필자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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