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공포 동원 정치 파시스트 연상
    2010년 12월 29일 01:3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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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을 주기로 돌아온다는 백호랑이 경인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다사다난’이란 낯설지 않은 사자성어가 지배하는 연말이기도 하니, 올해 저마다 그것의 실체를 반추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다.

벌써 성격 급한 언론들이 친절하게도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를 ‘10대 사건’으로 정리해주고 있다. 그 중에서 ‘국가안보’라는 말이 가지는 무게감 때문에라도 ‘천안함 침몰’과 ‘연평도 포격사건’이 상위를 차지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인 듯하다.

안보에 관한 평범하고 근본적인 사실

필자의 컬럼 중에도 천안함 침몰사건의 처리과정에서 발생한 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주제로 한 것이 있었다. 군에 대한 사회적 통제의 중요성을 제기하면서 이를 정치에 대한 신뢰와 연결시켜보았다.

문제제기의 핵심은 아니었지만, 권력기관 중 군의 신뢰도가 가장 높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 이유가 불행하게도 ‘모르는 사람’보다 정당과 국회, 그리고 정부와 같은 공적 권력기관의 신뢰도가 더 낮은 데 기인한 것이라고 했다.

그래서 천안함 사태에서 보여준 군의 기밀주의와 보신주의로 군의 신뢰도가 낮아지기는 하겠지만, 결국 사람들의 뇌리에서 이러한 기억이 희미해지면서 결국 다시 요지부동 군의 신뢰도는 정부기관 중 제일 높은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봤다. 그리고 얼마 전 한 여론조사기관(리얼미터, 12월 14일)에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러한 ‘법칙’(?)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위의 두 사건이 주는 교훈 중에서 한반도의 불안정성과 이로부터 파생되는 안보의 중요성을 되뇌는 것보다는, 안보가 반드시 물리적인 군사력을 통해 보장되지는 않는다는 평범하지만 매우 근본적인 사실을 새삼스레 확인해준 것에 있다고 본다.

앞서 언급했듯이 대내적으로는 권력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 제고와 대외적으로는 한반도 주변국, 특히 한미동맹에서 벗어난 다자동맹(탈한미동맹), 거기까진 못가더라도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하는 다자외교 시스템의 구축과 같은 동북아 평화레짐이 먼 미래가 아닌 바로 오늘의 문제에 대한 실마리라는 점을 확인시켜 준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행보는 이와는 거리가 멀다. “전쟁을 두려워해서는 전쟁을 막을 수 없다”란 말로 국민의 단합을 독려하는 모습은 공포를 동원하여 다양성과 반대를 억압하는 파시스트 혹은 전체주의자들을 쉽게 연상시킨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 단합과 전쟁을 두려워하지 말 것을 국민에게 요구하기 전에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재구성 문제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다.

"뭉쳐야 산다" 통합 담론, MB식 공포정치와 같아

다른 하나의 사건은 바로 ‘6.2지방선거’였다. 대부분의 예상을 깨고 집권여당의 참패로 귀결되었던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불확실성의 제도화’라는 선거민주주의의 전형을 보여주었다.

이와 함께 진보진영에 ‘반MB연대’에 대한 정치적 의의와 효과에 대한 논쟁을 극대화시키기도 했다. 이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빅텐트론’, ‘통합진보(개혁)정당’, ‘100만 민란’, ‘진보대통합’, ‘새로운 진보정당’ 등의 구호나 이름붙이기를 통한 연합정치론이 제기된 상태다. 또한 진보진영에 대한 시민사회의 강제력을 행사할 시민사회조직(복지국가와 진보대통합을 위한 시민회의)도 창립을 앞두고 있다.

단순한 몸통불리기가 아닌 ‘가치’와 ‘비전’의 공유를 통해 힘을 모으겠다는데 반대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정당한 목적이라도 올바른 수단과 공정한 과정을 거쳐야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 정말 가치와 비전의 공유가 연합의 대전제라면 그것을 위한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공유하는 것이 먼저이지 않을까?

진보정치를 보는 관심의 눈은 현재 이른바 ‘진보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제 진보진영 대표자 연석회의(이하 연석회의)’에 쏠려있는 듯하다. 사회당의 참여문제를 놓고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간의 이견 때문에 연석회의의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한다.

논의의 우선순위나 난항의 책임소재를 거론할 생각은 없다. 다만 당부하고 싶은 것은 기왕에 시작된 논의이니만큼 속도보다는 내실 있는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진보진영의 연합정치는 진보정치의 논리로 풀어야 한다는 것이다. “분열하면 다 죽는다.”, “뭉쳐야 산다.”는 ‘義士형 정치’는 MB식 공포의 정치와 크게 다를 게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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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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