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인가, 소비재인가?
    2010년 12월 25일 10:4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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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표지 

어느덧 소비가 행복의 척도가 된 시대다. 『소비중독 바이러스 어플루엔자』(존 드 그라프 등, 나무처럼, 20,000원)는 현대사회에서 ‘미덕’을 뛰어넘어 ‘정의’의 수준까지 이른 바로 그 소비의 그늘을 조망한다.

우리의 모든 시선은 잠시도 상업광고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한다. 조그맣던 상품 로고는 이제는 대문짝만 하게 커졌으며 자기 스스로 기꺼이 그 제품의 광고판이 된다. 저자는 이것을 “지독한 어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이라고 말한다.

이런 시스템에서는 인간도 소비재일 수밖에 없고 소비재로 전락한 인간은 기술문명이 발달하면 할수록 도구화되고 대상화된다. ‘신상’이라는 말은 이 시대를 사는 많은 사람의 ‘로망’이 되었고 이제는 필요한 만큼의 소비를 넘어 ‘관상용’ 소비라는 개념이 나온다.

사회현상뿐 아니라, 몸의 병

그런데도 현대인들은 문제의 심각함과 원인을 찾아 처방하기보다는 끊임없는 소비로 욕망과 탐욕의 노예가 되고야 만다. 아무리 많이 가져도 충분하지 않다. 이것이 어플루엔자 중독의 난점이다. 아무리 ‘내려놓기’를 얘기하고 ‘비움’과 ‘나눔’에서 행복이 온다고 역설해도 ‘탐욕’이라는 바이러스는 점점 기승을 부린다.

이 책은 우리의 일상과 생활을 깊숙이 조명한다. 그리고 우리의 소비욕망이 수많은 사회적, 환경적 문제와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음을 알려준다. 첨단 IT 제품이 봇물처럼 신상이 신상을 밀어내고 끊임없이 소비를 부추긴다. 경쟁이 강요되는 사회에서 남에게 뒤처지지 않으려는 충동은 가만히 있어도 우리를 어플루엔자에 감염시킨다.

이 증상을 사회현상이라고만 인식하지 않고 몸의 병이라고 인식해야만 고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는 보수주의자들이 입만 열면 제한 없는 시장을 찬미하는 것에 대해 비판하며 인간은 단순한 소비자가 아니라 안정적이고 의미 있는 일로 자신을 표현하고 싶은 생산자라고 말한다.

또한 그리고 가족과 공동체의 성원이며 공정성과 정의에 관심을 두는 도덕적 존재이며 건강하고 아름다운 환경에 기대어 사는 살아 있는 유기체라고 정의한다. 그러나 최대의 소비를 추구하는 우리의 욕망은 이런 소중한 가치를 좀먹는다. 최저비용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해 노동자를 대량해고하고 노동자와 그 가족의 꿈을 깨뜨린다.

SSM이라는 대기업 슈퍼마켓 때문에 동네 상권은 초토화되었다. 소비자 주권은 ‘경쟁’과 ‘효율’을 최대가치로 여기지만 무너진 중산층은 또다시 값싼 노동시장으로 들어가 비정규직 시장으로 편입된다. 이런 악순환은 사회의 건강성을 해친다. 현명한 소비자로서 이른바 ‘착한 소비’를 해야만 공동체의 안녕을 유지할 수 있으며 개인의 행복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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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저자

데이비드 왠 – 4권의 책과 100건이 넘는 기사를 썼으며,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에 대한 비디오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여러 편 제작했다. 그의 책 <Biologic>(1994년)는 생물학적 실상에 토대를 둔 개인적 실천을 논의하고 있으며 <Deep Design>(1996년)은 지속 가능한 기업에 토대를 둔 경제 일반의 전망을 다루고 있다.

여러 대학에서 강의를 했고, 10여 년 동안 미국 환경청에서 정책분석가로 일했다. 현재 살고 있는 콜로라도 주 골든의 공동 마을을 설계하고 건설하는 일에 직접 참여했다.

존 드 그라프 – 그라프는 현재 시애틀에 살며 30여 년간 공영 텔레비전 방송국의 다큐멘터리 연출자로 일하고 있다. 그의 수많은 프로그램이 PBS 방송국을 통해 골든아워에 방영되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For Earth’s Sake: The Life and Times of David Brower,』『Running Out of Time』『Affluenza』『Escape from Affluenaz』등이 있다.

그는 자주 여러 대학 강단에서 강연하고, 에버그린 스테이트 칼리지에 객원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워싱턴 액스탠션 대학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을 강의한다. 그라프는 ‘자기 시간 돌려받기’ 캠페인을 전국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그는 『David Brower: Friend of the Earth』를 공동 저술했고, ‘단순한 삶 포럼’을 이끌고 있다.

토마스 네일러 – 네일러는 듀크 대학의 명예 경제학 교수로 30년 동안 재직했다. 그는 또 미들베리 대학에도 강의를 나간다. 그는 작가 겸 사회비평가로, 30개 넘는 나라의 정부와 대기업 상담을 도맡아 왔다. 1933년 버몬트 주 샬로트로 이사했다.

그곳에서 그는 공동체와 단순한 삶에 대해 글을 쓰고 있다. <뉴욕타임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보스턴 글로브>,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 <네이션>. <비즈니스위크> 등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ABC, CBS, CNN, NPR, CBC 방송국 등에도 출연했다.

데이비드 호시(그림) – 호시는 <시애틀 포스트-인텔리전서> 소속으로 퓰리쳐 상을 받은 만화가이다. 그의 작품은 트리뷴미디어서비스(TMS)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방영되고 있다. 현재 그는 미국 만화가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시애틀에서 아내와 두 자녀와 함께 살고 있다.

역자

박웅희 – 전남대학교를 졸업하고 편집자로 일했으며, 현재 출판 기획자와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제5도살장>을 비롯해 <고양이 요람> <타임 퀘이크> <갈라파고스> 등 블랙코미디와 공상과학을 버무린 사회 풍자 소설로 유명한 커트 보네거트의 까다로운 작품들을 원어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면서 우리말로 번역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 바 있다.

이 밖에 옮긴 책으로 <거짓말의 진화> <아시모프의 바이블> <렘브란트 1, 2> <달라이 라마 평전> <세계에서 가장 경이로운 자연 문화 유산 100> <어플루엔자> <전쟁을 위한 기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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