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 "생산직 400명 정리한다"
노조, 공장 축소-폐쇄 의혹 제기
By 나난
    2010년 12월 16일 03:27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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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회장 조남호)이 생산직 노동자 400명에 대해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생산직 노동자 750명에 대해 구조조정 입장을 밝힌 지 1년 만에 또 다시 대량 해고의 칼날을 집어 든 것이다. 여전히 회사 측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내세우고 있다.

1년만에 다시 대량 해고

한진중공업은 지난 15일 금속노조 한진중공업지회(이하 노조)로 ‘인력감축 규모 및 일정’을 명시한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서 회사 측은 인력감축 규모를 생산직 400명으로 명시하며, 오는 2011년 2월 7일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를 단행하겠다고 밝혔다.

   
  ▲ 자료=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구체적으로 생산직을 대상으로 오는 20일부터 24일까지 희망퇴직을 진행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력감축 규모 400명에 달하지 않을 경우 내년 1월 5일 부산고용노동청 정리해고 계획을 신고, 대상자에 해고 예고를 통보한다는 방침이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에 따르면, 현재 한진중공업 생산직 노동자는 1,200여 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중 조합원이 1,150여 명 정도로, 이번 정리해고에는 노조 조합원이 절대 다수 포함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생산직 노동자에 대한 정리해고 방침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2월 한진중공업 측은 수주 부족 등을 이유로 생산직 노동자 750명에 대한 정리해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당시 417명의 노동자가 희망퇴직으로 공장을 떠났으며, 설계부문 아웃소싱 등으로 사직한 노동자를 포함해 모두 600여 명이 한진중공업과의 고용관계가 해지됐다.

부산 공장 수주 없고, 필리핀 공장 23건

이후 회사 측은 지난 2월 "352명에 대해서도 정리해고 하겠다"며 노동부에 신고한 바 있다. 당시 노조는 경영정상화를 위해 고통분담을 제안한 반면, 사측은 정리해고 밖에 방법이 없다는 입장으로 갈등을 겪었으며, 지난 3월 노조의 전면파업 하루 만에 정리해고 중단을 합의한 바 있다. 당시 노사는 회사 생존을 위해 수주 경쟁력 확보와 생산성 향상에 노력한다는 내용을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진행된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회사 측은 임금 20% 삭감과 300명 인력 감소를 주장해 왔다. 그리고 결국 지난 15일 회사 측은 생산직 노동자 400명에 대한 정리해고 방침을 밝힌 것이다.

   
  ▲ 한진중공업지회 조합원들이 지난 2월 회사 측의 정리해고 방침에 항의하며 서울상경투쟁에 나섰다.(자료=노동과세계/이명익)

한진중공업은 그간 경영악화를 이유로 노동자들을 압박해 왔다. 노조에 따르면, 부산에 있는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가 올해 수주한 물량은 단 한 건도 없는 반면, 필리핀 법인 HHIC-Phil(수빅조선소)에는 8월말 현재 23건의 물량을 수주했으며 현재는 50건이 넘는다. 때문에 노조는 그간 영도조선소를 축소, 폐쇄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특히 회사 측이 필리핀 수빅조선소를 신규 건설하며 무리하게 자금을 투입하고, 부실을 초래해 놓고 그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비판해 왔다.

노조와 부산시민단체 연대 계획

현재 노조는 “정리해고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책 마련에 들어간 상태다. 16일 오후,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와 한진중공업지회 등은 긴급 대책회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노동․시민사회단체․진보정당 등은 ‘한진중공업 살리기와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부산시민대책위원회(가칭)’를 결성해 정리해고 반대 운동을 벌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난 9월 30일 한진중공업의 박 아무개(55) 씨가 길에서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당시 노조는 “박 씨가 지난해 12월 정리해고 입장 발표 이후 극심한 심리적 압박을 받아왔다”며 “회사의 지속적인 인원 정리와 앞날에 대한 불안감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을 하지 못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각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003년에도 대량 정리해고 방침을 밝혀, 이에 맞서 노조가 129일 동안 장기 투쟁을 벌인 바 있으며, 이 과정에서 김주익, 곽재규 두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던지면서까지 투쟁을 했던 사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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