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현장 유보 임금, 사람 잡는다"
    By 나난
        2010년 12월 13일 11:53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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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가을, 건설현장의 임금체불 문제가 사회 주요 이슈로 떠오르며 정부는 대책 마련을 약속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답변이 나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건설노조는 “차가운 겨울을 임금도 받지 못한 채 굶어야 한다”며 정부의 빠른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10월, 건설현장에 만연한 임금체불에 항의해 분신했던 서 아무개(47) 씨가 병원에서 사망했다. 일명 ‘쓰메끼리’로 불리는 유보임금으로 인해 생활고를 겪던 그였다. 문제는 서 씨가 극단의 선택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 유보임금이 건설현장에 만연해 있다는 것이다.

    다단계 하도급 때문에 일어나는 일

    유보임금은 지급해야 할 시기보다 한두 달씩 늦게 임금을 지급하는 건설 현장의 임금체불 관행이다. 지난 2007년 건설 노동자 2만 2,366명이 949억 4,300만 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으며, 지난 2009년에는 3만 4,959명이 1천555억 원의 임금체불 피해를 입었다.

    이 같은 임금체불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발주처-원청-하청으로 이어지는 건설현장의 다단계 하도급 때문에 일어나는 현상이다. 하청이 원청에 공사대금을 신청하면, 원청은 다시 발주처에 이를 제출하게 된다. 이후 발주처가 공사대금을 지급하면 원청은 다시 하청에 이를 지급하게 된다.

    임금 청구와 지급까지 걸리는 기간은 보통 45~60일이다. 결국 10월에 일을 해도 임금은 12월에나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건설업계 임금체불이 사회적 문제로 야기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노동계와 시민사회단체, 정당에서도 건설현장 유보임금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며 정부에 대책마련을 요구해왔다. 건설노조는 “유보임금으로 인한 임금체불을 막기 윙해서는 하도급대금 지급기일 단축과 유보임금에 대한 실질적 처벌, 발주자가 건설노동자에게 임금을 직접 지급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찬열 민주당 의원은 "임금은 매월 1회 이상 일정한 날짜를 정하여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지만 이는 건설노동자 체불임금의 사후적 구제방안"이라며 "회사가 부도가 나면 사실상 유명무실해져 유보기간을 14일로 제한하고 처벌규정을 강화하라"며 근원적 대책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노동부 "강력 조치" 말로만

    고용노동부는 이에 대해 지난 9월, 전국 260여 개 건설 현장에 근로감독관을 집중 투입해 유보임금 등 임금체불 여부를 철저하게 감시하겠다고 밝혔다. 적발된 건설현장에는 즉각 시정을 명령하고,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형사처벌 등 강력 조치도 예고했다.

    하지만 고용노동부는 12월 현재 여전히 현장감독 결과는 물론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에 건설노조는 “국정감사 기간에 노동부 장관도 토지주택공사 사장도 건설현장 유보임금 근절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하였음에도 모두 입을 닫아버렸고, 눈도 감아버렸다”고 비판했다.

    건설노조는 이어 “ 노동부를 비롯한 정부와 토지주택공사등은 유보임금으로 인해 분신한 건설노동자를, 목숨줄을 담보로 타워크레인에 올라 갈 건설노동자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냐”며 “이명박 정부가 국격을 높이고, 공정사회 건설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고자 한다면, 노동자가 일한 대가인 임금을 제 시기에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건설노조는 “노동부를 비롯한 정부는 유보임금 악습을 철폐하기 위해 유보임금 시행 건설업자에 대해서 강력한 처벌은 물론 건설현장에서 퇴출을 하여야 할 것”이라며 “유보임금을 근절하기위한 근본적이고 확실한 대책을 발표하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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