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차, 다음주 본격 교섭 예상
    By 나난
        2010년 12월 10일 10:4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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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25일간의 점거농성을 해제한 이후, 이르면 오늘 13일 노사 간 대화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금속노조-현대차지부-사내하청 3지회는 10일 오전 특별교섭을 위한 대책회의를 갖고 구체적인 교섭단을 구성하는 한편, 회사 측에 교섭 요청 공문을 발송할 예정이다.

    13일 첫 대화 예상

    지난 9일 오후, 열린 노사 상견례에서도 노조 측은 “농성자들이 13일 업무에 복귀할 때 사측이 선별해 거부하지 말고, 체포영장 발부자 신변문제 해결을 우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현대차 측은 대화의 성격이 교섭이 아닌 협의임을 명확히 하자는 것과 현장 복귀 후 쟁의행위 자제를 당부했다.

       
      ▲ 9일 오후 현대차 사내하청지회가 25일만에 농성을 해제한 뒤 노사는 상견례를 가지고 대화를 약속했다.(사진=이명익 기자 / 노동과세계)

    일단 노사 간 대화테이블을 만드는데 합의한 만큼 당분간 노조의 쟁의행위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교섭의 내용이다. 노조 측은 특별교섭 의제를 4가지로 선정했으며, 회사 측은 이에 “전향적인 입장에서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따라서 노조의 4가지 교섭의제 중 △농성장의 비정규직 고소고발, 손해배상, 치료비 등 해결 △농성자 고용보장 △비정규직지회 지도부의 사내 신변보장 등에 대해서는 다소 입장 차가 있을 수는 있어도 이견을 좁힐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의 원인이자 목적이었던 불법파견 교섭에 대한 대책과 관련해서는 노사 간 입장차로, 의견 접근이 쉽게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박유기, 이경훈 "정규직화 방안 찾자"

    9일 상견례에서 박유기 금속노조 위원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불평등한 구조 속에 자동차가 생산되어서는 세계 3대 기업으로 현대차가 발전할 수 없을 것”이라며 “세계적 기업이 되기 위해서라도 이번 기회에 노사가 비정규직 문제에 대해 돌파구를 찾아보자”며 불법파견 문제가 교섭의 주요 의제임을 강조했다.

    이경훈 현대차 지부장 역시 “이번 일은 언젠가는 터질 일이었다”며 “불법파견에 대한 최종 판결 전에 노사가 머리를 맞대고 방안을 찾는다면 현대차 노사 역사에 새로운 방점을 찍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불법파견, 근무기간 2년 이상 정규직화 지위 확인이라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에 대한 확정 판결은 내년 2월경 나올 예정이다. 따라서 확정 판결 이전에 노사가 대화로 불법파견에 대한 원만한 해결을 이룰지, 확정 판결을 이유로 현대차 측이 사태를 더 장기화시킬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금속노조-현대차지부-사내하청지회 3주체는 공동투쟁본부를 구성하고 불법파견 정규직화를 위한 논의와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 9일, 25일만에 남편을 만난 아내는 눈물을 흘렸다.(사진=이명익 기자 / 노동과세계)

    비정규직 노조 홈페이지 응원글 답지

    한편,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불법파견 철폐-정규직화”를 요구하며 25일간의 점거농성을 해제하자 가족은 물론 사회 각지에서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고 있다. 현대차 사내하청지회 홈페이지에는 “수고하셨다. 이번 투쟁은 위대한 승리를 위한 초석이 될 것”이라며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내용의 글들이 답지하고 있다.

    부산의 한 학생은 “불법파견으로 지금껏 차별 당하셨던 많은 분들의 울분이 파업으로 폭발됐고, 파업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최후의 보루였다”며 “비정규직 분들, 열심히 싸우셨다. 그리고 용기 있게 함께 하신 정규직분들도”라며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현대차 아산지회 조합원은 “(농성장 벽에 붙여져 있던) 종이에 그려진 삼겹살을 보며 눈물과 웃음이 함께 했다”며 “부디 자책은 말아달라. 정말 어렵게 잘 버텨줬다. 덕분에 여러 가지를 이루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많은 국민에게 불법파견의 심각성을 알리게 되었고, 협의를 이끌어 냈다”며 “자책이란 거 하지 마시고 당당하게 뵙고 싶다”고 밝혔다.

    2공장 조합원의 아내는 “정말 고생하고 수고하셨다”며 “당신들이 있어 마음이 든든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조합원의 가족 역시 “정말 고생 많았다. 몸 빨리 추스르라”며 “훗날 더 좋은 날이 놀 것”이라고 말했다.

    1공장에서 25일간 농성을 벌인 한 조합원은 “춥고 힘들고 배고픈 투쟁이었다”며 “하지만 제 자신에게 하나도 부끄럽지 않다”며 불법파견 투쟁은 정당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의 투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며 “우리 모두 몸과 마음을 추스르고 다시 더 가열차게 정규직화 쟁취를 위해 달려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1공장 조합원 역시 “농성장에서 마지막 집회를 끝내며 많은 동지의 얼굴을 보았다. 그들의 얼굴에 그늘진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며 “비정규직이라고 교섭장에도 나오지 않던 사측과 마주할 수 있는 크나큰 초석을 마련했다는 자부심과 노동조합의 소중함을 우리 노동자 스스로 일깨워가는 소중한 농성이었다”며 소회를 밝혔다.

    이어 그는 “우리가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경우 같이 한 목소리로 잘못된 것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형제를 가졌다는 것에 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며 “25일간 함께 고생한 동지분들 수고하셨다”고 말했다.

    한편 25일간 진행된 점거와 파업으로 사내하청지회 지도부 등에 대한 체포영장이 발부된 데다, 점거 조합원 전원에 대해 162억 원의 손해배상 청구, 70여 명에 대한 고소고발이 제기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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