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중동 "다이빙궈 왜 왔는지 모르겠다"
        2010년 11월 29일 10:24 오전

    Print Friendly

    ‘대화 경색’이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내달 초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간 긴급 협의 개최를 28일 제안했지만, 한국 정부는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혔다. 한중 정부가 한반도 긴장을 해결하는 방법에서 상당한 시각차를 드러낸 셈이다. 29일자 아침신문에선 한겨레 등을 제외하면 중국 입장에 대한 비판이 다수였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늘(29일) 오전 10시 청와대에서 ‘북한의 연평도 도발에 대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한다. 한겨레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은 대한민국에 대한 명백한 도발이자 민간인까지 공격한 비인도적 행위라고 규정하고, 추가 도발할 경우 단호하게 응징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다음은 29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머리기사다.

    경향신문 <중 “6자 협상서 풀자” 한 “중, 공정한 역할을”>
    국민일보 <중 “내달초 6자 재개” 청 “그럴 때 아니다”>
    동아일보 <“6자 긴급회담” 중은 달라진게 없었다>
    서울신문 <한-중 ‘연평도 해법’ 너무 달랐다>
    세계일보 <중 “내달초 6자 만나자” 청 “때 아니다”>
    조선일보 <이 판국에…“6자회담 하자”는 중국>
    중앙일보 <중, 느닷없이 6자 제안…MB “때 아니다” 일축>
    한겨레 <중 “내달 6자 협의” 전격 제안/한 “때 아니다” 사실상 거부>
    한국일보 <MB “중 공정해야” 다이빙궈 “내달 6자 열자”>

       
      ▲ 29일자 동아일보 1면. 

    중국의 5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는 28일 베이징 외교부 청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중국은 한반도 정세에 타당하게 대응하기 위해 (2005년) 9․19 공동성명을 바탕으로 신중한 연구를 했다”며 “12월 상순에 베이징에서 북핵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긴급 협의를 통해 각국이 관심을 가진 주대한 문제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중국의 발표 직후 외교통상부 대변인 논평을 내 “6자회담 수석대표 회의 개최는 매우 신중하게 검토돼야 할 것”이라며 사실상 거부 의사를 밝혔다.

    앞서 28일 낮 이명박 대통령은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의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다이빙궈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연평도 포격 사태에 대해 2시간 넘게 협의했다. 이 대통령은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지만, 중국측은 “상황 악화 방지”만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대다수 신문은 1면부터 양측의 상반된 입장을 톱 기사로 배치했다. 무엇보다도 <“6자 긴급회담” 중은 달라진게 없었다>(동아), <이 판국에…“6자회담 하자”는 중국>(조선), <중, 느닷없이 6자 제안…MB “때 아니다” 일축>(중앙) 등은 중국의 입장에 대한 부정적인 반응을 부각시켰다.

       
      ▲29일자 조선일보 2면. 

    동아는 1면 기사<중, 국제 압력에 ‘외교 해결’ 나섰지만 결국은 북감싸기>에서 중국의 6자회담 제안에 대해 “무엇보다도 갈수록 높아지는 국제사회의 압력을 회피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며 “나아가 또 다른 형태의 ‘북한 감싸기’라는 분석도 나온다”고 보도했다. 동아는 중국의 대외적 상황에 대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을 위한 원심분리기 시설 공개에 이어 연평도 사태까지 터져 나온 상황에서 북한의 유일한 동맹국인 중국이 수수방관하기는 어렵기 대문”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은 2면 머리 기사 제목을 <중, 긴급 중대 발표라더니…기껏 북한 감싸기 ‘외교 쇼’>라고 뽑을 정도로 반발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은 중국이 천안함 사태 때와 달리 이번에 6자회담 각국을 접촉하면서 발빠르게 대응하는 것을 두고 “베이징 외교가에서는 그러나 중국의 이런 움직임을 외교 공세 차원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고 전했다. 조선은 “외교 당국자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일부 입장 변화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번 사건을 보는 중국의 시각과 태도에는 아무런 본질적 변화가 없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은 익명의 베이징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이 대북 압박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낮다”고 전했다.

       
      ▲29일자 중앙일보 4면.

    중앙은 4면 기사 <‘빈손’으로 서울 온 다이빙궈, 알맹이 없는 ‘베이징’>에서 “도대체 왜 왔는지 모르겠다. 이 대통령에게 6자회담을 하자고 한 것은 연평도를 공격한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고, 국면을 전환하려는 의도로밖에 볼 수 없다. 중국이 이 대통령과 한국 정부를 우습게 본 것 아니냐”는 익명의 정부 관계자들 불만을 전했다. 이같은 부정적 분위기는 <중, 6자회담으로 북 연평도 도발 물타기 할 땐가>(동아), <중, 6자회담 제안 앞서 북 공격부터 짚어야> 등 사설에서도 드러났다.

    그러나 한겨레는 중국의 행보에 대해 조중동과는 다른 분석을 했다. 한겨레는 중국의 이번 제안이 과거 관행과는 다른 ‘전격적’이었다는데 주목하고, 한반도 긴장고조를 막고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5면 기사<한반도 긴장고조 막고 ‘군사→외교’ 국면전환 포석>에서 “중국의 28일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협의 제의는 전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전격적”이며 “한국 정부의 입장과 분위기를 모를 리 없는 중국 정부가 당장 실현 가능성이 낮은 수석대표 협의라는 파격적인 카드를 던진 데는 여러 전략적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29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이에 대해 “군사적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키고, 정세의 중심을 ‘군사’에서 ‘외교’로 옮기려는 전략의 일환”, “미국을 비롯해 국제사회가 ‘중국 역할론’을 거론하며 중국이 북한을 제어하라고 ‘압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중국이 외교적으로 적극 노력하고 있는 모습을 안팎에 과시할 필요가 있다는 계산”, “중국은 대화를 위해 노력했고 이를 실행할지 말지는 한·미·일 등의 몫임을 강조해 공을 넘기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한겨레는 “중국과 한·미가 당분간 제 갈 길을 가는 게 불가피해 보이지만, 중국의 공식 제안을 두고 어찌됐든 관련국 간 물밑 논의는 진행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고 전했다. 외교안보 분야의 전직 고위당국자는 한겨레를 통해 “중국이 미국한테 6자회담을 열자고 하니까, 미국이 한국 쪽을 설득해 보라고 했을 수도 있다”며 이런 가능성을 제기했다.

    한겨레는 사설<‘외교적 해법’ 적극 모색해야>에서 “중국의 이런 적극적인 태도는 자신의 곤혹스런 처지를 반영하는 측면이 있으나, 외교적 해법의 토대를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시의적절하다”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른 관련국들도 사태를 외교적으로 풀려는 노력을 강화할 때”라고 밝혔다.

    한겨레는 “당장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이 최대 현안이지만, 정세가 이렇게 요동치는 데는 악화하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국 사이 심각한 불신이 자리잡고 있다”며 “6자회담 재개 노력을 강화하는 것은 이런 점에서 아주 중요하다. 주최국인 중국이 다음달 초 수석대표회담 개최를 제안한 것에 발맞춰 우리나라와 미국도 전향적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논평했다.

       
      ▲ 29일자 경향신문 4면.

    한편, 미 핵항공모함 조지 워싱턴 호까지 참가한 연합훈련에 대해 대다수 언론이 대서특필하는 가운데 이에 대해 허와 실을 정면으로 지적한 보도도 나왔다.

    경향은 4면 기사<반복되는 미 항모 배치, ‘일상적 도발’ 방지엔 한계>에서 “‘불굴의 의지’ 훈련에도 불구하고 북한군은 연평도를 포격했다”며 “이는 북한의 도발 때마다 습관적으로 반복되는 한·미 연합전력의 무력 과시가 사태의 근본 해결책으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경향은 “상당수 군사 전문가들도 한·미동맹 차원의 군사력이 전면전에서는 ‘원자탄’ 역할을 하지만 평시 도발에는 그다지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며 “차라리 국가 안보전략 차원에서 한국군이 도발에 대한 대응을 주도적으로 하기 위한 ‘국군 기본 교전규칙’ 제정이 더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고 밝혔다. 경향은 “한국군은 유엔사·연합사가 만든 교전규칙의 개정 권한은커녕 스스로 만든 ‘교전규칙’조차 갖고 있지 못하다”며 “이 때문에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대응방식과 교전규칙 적용을 둘러싸고 국론만 분열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29일자 경향신문 1면. 

    한편, 연평도 포격 사태로 논란이 되는 가운데 한국과 미국은 30일(현지시간)부터 미국에서 자유무역협정 재협상을 한다.

    필자소개
    레디앙
    레디앙 편집국입니다. 기사제보 및 문의사항은 webmaster@redian.org 로 보내주십시오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