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건설 인수 전에 사내하청 정규직화부터"
    By 나난
        2010년 10월 20일 01:44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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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그룹(회장 정몽구)이 최근 ‘글로벌 고부가가치 종합엔지니어링 선도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현대건설 인수 계획을 밝혔다. 10조 원을 투자해 2020년 수주 120조 원, 매출 55조 원의 기업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다. 경제계에서는 “현대건설의 성장성은 현재보다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

    현대건설, 장미빛 청사진

    하지만 현대차그룹은 최근 대법원의 사내하청 노동자 “정규직 지위 확인” 판결에 대해서는 “경쟁력이 떨어질 것”이라며 외면하고 있다.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법원 판결을 근거로 직접교섭을 요구하는 한편, 농성, 집회 등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지만, 무시되고 있을 뿐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27일 현대건설의 매각 입찰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인수 절차에 들어갔다. 그리고 지난 19일 현대차그룹은 향후 현대건설 인수와 육성을 통해 기존 자동차 부문과 철강 부문에 더해 신 성장부문으로서 종합 엔지니어링 부문을 그룹의 3대 핵심 성장축으로 삼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에 현대건설 인수를 통한 종합 엔지니어링 사업 진입은 해양자원 개발 사업과 신규자원 개발 등 또 다른 녹색 신성장 사업을 수행하게 돼 추가 부가가치를 창출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오는 2020년까지 민자 사회간접자본․플랜트 개발사업․신재생 에너지 개발사업․건축개발사업․연구개발을 위해 현대건설에 10조 원을 투자해 현대건설을 수주 120조 원, 매출 55조 원의 기업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 출처-금속노조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현대건설 직원은 4배로 늘릴 계획

    즉, 지난해 현대건설 매출이 9조2,786억 원인 점을 감안하면, 10년 내에 매출을 6배 가량 신장시킨다는 것. 특히 그룹의 주력계열사인 현대차와 기아차가 브릭스(BRICs) 시장에서 우월한 입지를 활용해 현대건설의 기존 핵심 사업지역인 중동과 동남아는 물론 중남미와 독립국가연합(CIS), 아프리카 등지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포함됐다.

    현대차그룹은 아울러 현재 9만여 명인 현대건설 직․간접 고용인력을 2020년에는 41만 명으로 늘리고, 신규 인력 채용비율을 12%, 즉 4만여 명으로 정해 청년실업 해소에 앞장서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이렇듯 현대차그룹은 현대건설에 막대한 자금과 시간, 기술력을 투자해 사업을 확장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법원의 사내하청 노동자 “불법파견, 정규직 지위” 판결 관련, 하도급 노동자의 직접 고용에 대해서는 “고용 유연성보다 경직성으로 기업이 경쟁력을 잃게 될 것”이라던 현대차가 현대건설 인수에 대해서는 “현대차그룹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재도약의 원동력’”으로 삼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현재 현대차에는 생산직 대비 사내하청 비율이 50% 가까이 된다. 이들의 임금은 정규직 노동자의 2분의 1 수준. 이런 가운데 현대차는 지난해 6조 원에 달하는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전년대비 66.5%의 이익 증가율을 보였다. 그리고 매년 이 이익의 85%에 해당하는 재원을 이익보유금으로 축적하고 있다. 이에 그룹 전체에 누적돼 있는 이익잉여금의 총합은 29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고용 책임은 철저히 무시

    때문에 현대차의 포부와 달리 비판의 목소리가 높은 사실이다.  대법원 판결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그룹의 지난 10년간 축적된 엄청난 자산과 이익이 현대차그룹 관련 하청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만들어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라는 고용에 대한 사회적 책임은 철저히 무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현대차를 지금까지 성장시켜온 비정규직을 외면’하며 외연확장에만 자금과 공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금호그룹이 대우건설을 무리하게 인수했다가 경영 위기를 겪은 상황에서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가 자칫 현대기아차는 물론 사외하청업체, 납품업체 노동자들에게도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 현대차사내하청지회와 동희오토 등 현대기아차그룹 하청노동자들이 회사 측에 대법원 판결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출처=금속노조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

    경제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자금은 최소 3조5,000억 원에서 최대 6조 원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노동계에 따르면, 현재 현대차그룹 내 2년근속 정규직과 사내하청의 임금격차는 연간 약 1,500만 원선으로, 이를 환산하면 1만 명의 사내하청의 정규직화 비용은 총 1,500억 원이다.

    여기에 기아차 ‘모닝’을 생산하는 동희오토와 현대모비스 등 사외하청 노동자의 규모는 약 5,000명 수준으로, 정규직과 이들의 임금 격차는 연간 약 2,000만 원 수준이다. 즉, 이들을 정규직화하는데 드는 비용은 연간 대략 1,000억 원으로, 현대차그룹 2년 근속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화드는 데 드는 비용은 2,500억 원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단돈 2500억!

    이에 노동계는 “현대차는 그간 비정규직 노동자를 통해 차를 싸게 만들어 비싸게 파는 방식으로 거둬들인 이익으로 지금의 현대차를 만들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현대차를 있게 한 사내하청 노동자들에게 연간 2,500억 원이면 충분히 이들을 정규직화할 수 있음에도 이를 외면하고, 그 돈의 몇 배에 달하는 자금을 투자해 현대건설을 인수하려 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특히나 지난 12일 부산․대구지방고용노동청 국정감사에서 강호돈 현대차 부사장이 사내하청 노동자의 정규직화를 실현했을 경우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현대차를 통해 얻은 이익을 노동자와 나누면 국가경쟁력이 떨어지고, 자동차 산업과 아무런 상관없는 건설회사를 인수하면 국가경쟁력이 높아지느냐”는 나오고 있다.

    이같이 대법원의 판결조차 무시한 채 이뤄지는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한 정규직 지위 부정과 탄압은 문제시 될 수밖에 없다.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 판결 이후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노조(금속노조 현대차 사내하청지회) 가입률이 늘자 현대차와 사내하청업체 측이 노조 탈퇴를 종용하는가 하면, 노조의 집회와 법원 판결 교육 간담회 등을 방해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조합원 일부가 부상을 입는 일도 발생했다.

    이에 현대차 사내하청지회 등을 중심으로 노동․정당․시민사회단체는 ‘현대건설을 인수하기 전에 사내하청 노동자부터 정규직화하라“고 요구하며 기자회견과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 농성 등을 펼치고 있다.

    한편, 이번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해 동일업종을 담당하는 계열사인 현대엠코가 있는 상황에서 ‘문어발식 몸집불리기’가 재현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결국 현대건설 인수를 통해 현대엠코와의 합병을 통한 주가 급등을 노리는 동시에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으로의 불법적 경영승계가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노동계는 “노동자들의 고통은 외면한 채 몸집 불리기를 통한 전근대적인 부자세습을 고집하고 있다”며 “현대건설 인수에 수조 원을 쏟아 부을 게 아니라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기술개발과 설비투장 등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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