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백혈병 사망자 또 있다
By 나난
    2010년 10월 11일 05:2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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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에서 또 한 명의 노동자가 백혈병으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삼성SDI 부산공장에서 세척 작업을 하던 박진혁(28)씨가 지난 2005년 11월 29일 급성림프구성백혈병으로 사망했다. 이 같은 사실은 그의 아버지 박 아무개 씨가 반도체 노동자의 인권과 건강지킴이, 반올림에 제보하며 세상에 드러났다.

회사, 치료비 지원 일체 없어

반올림은 11일 고 박진혁 씨가 지난 2004년 삼성SDI 부산공장에 입사해 3교대 근무를 하던 중 2005년 2월 급성림프구성백혈병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후 10개월간의 투병생활을 해왔지만 그해 11월 29일 부산 동아대학교병원에서 사망했다.

유가족에 따르면, 사망한 박 씨의 투병기간 중 회사 측은 ‘개인질병’이라며 치료비 지원 등을 일체하지 않았고, ‘병가기간이 지났으니 사직을 해야 한다’며 사직서를 요구했다. 결국 회사 측은 박 씨가 사망하기 며칠 전 사직서를 받아갔다.

   
  ▲지난 5월 13일, 삼성 백혈병 피해자 증언대회.(사진=이명익 기자 / 노동과세계) 

박 씨의 아버지는 삼성전자 등에서 백혈병을 얻어 사망한 노동자들의 뉴스를 접하고 지난달 9월 반올림 홈페이지에 이 같은 사실을 제보했다. 그는 글에서 아들에 대해 “입사 전 감기 한 번 걸린 적 없는 건강한 놈이었다”며 “(가족은) 지금까지 정신적 물질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분(반올림)이 진실을 밝히시려고 노력하신다기에 반갑고, 동참하고자 글을 올린다”고 적었다. 지난 5일 박 씨의 아버지를 만난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은 “고인이 투병 당시 ‘억울하다’는 말을 자주했다”며 “지난 2005년 박 씨의 근무 당시 세척 작업에 어떠한 화학물질이 사용됐는지 알아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고인의 아버지는 아들과 같은 불행한 일을 겪는 사람이 더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제보하게 된 것”이라며 “외아들을 잃고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고 있는 상황에서도 현재 삼성에 맞서 백혈병 등 희귀암으로 고통 받는 유족들과 같이 힘을 모아 진실을 규명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노동부 국감서 "산재 연관성 재검토"

김 위원장에 따르면, 고인의 아버지는 제보 후 언론에 관련 내용이 보도되거나, 반올림 활동으로 인해 혹시라도 있을 사건 무마를 위한 합의금 제안에 대해서도 “외아들을 잃고 경제적으로 힘들게 살고 있지만, 자식의 목숨을 돈으로 팔수는 없다”고 말했다.

2010년 7월 현재 반올림에서 공식 확인된 삼성전자/전기 직업병 피해 노동자는 59명으로 이미 목숨을 잃은 사람만 32명에 달하고 있으며, 정부 조사 및 제보 등 추가 확인이 필요한 피해자 규모는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삼성반도체 공장에서 근무하다 백혈병으로 사망 혹은 투병 중인 노동자에 대해 “산업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며 한 목소리를 낸 바 있다. 이들은 “건강한 사람이 삼성전자에서 근무하다 병에 걸렸다면 상당히 인과관계가 있는 것으로 추정해주고, 산재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노동부에 “공개하지 않은 화학물질 사용 자료를 공개하고 백혈병 연관성을 입증”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박재완 고용노동부장관은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장에서 근무했다는 사실과 백혈병 발병은 연관성이 없다고 알고 있다”면서도 “(산재 연관성을)재검토 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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