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혈통보다 인물...똘레랑스 필요"
    "세습 분명...비판할 것 비판해야"
        2010년 10월 07일 05:15 오후

    Print Friendly

    민주노동당 부설 새세상연구소가 7일 오전 국회에서 개최한 ‘당 대표자회의 이후의 북한, 어디로 갈 것인가’ 토론회에서는 이번 당 대표자회의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남, 김정은 대장으로의 후계구도를 분명히 한 북한의 향후 진로와 한반도 정세에 대한 전문가들의 다양한 분석이 줄을 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당 대표자 회의를 통해 북한이 ‘김정은 체제’로 전환기를 맞았다는 점에서는 의견이 일치했지만 “이미 김정은 체제로 돌입했다”는 의견과 “(김정은 체제로의 돌입을 확정짓는 것이)섣부른 분석”이라는 의견이 엇갈렸으며, 김정은에 대한 관점과 이른바 3대 세습을 둘러싸고 남측의 진보진영이 어떠한 시각을 가져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이견이 드러났다.

       
      ▲새세상연구소 주최 북한 관련 토론회(사진=정상근 기자) 

    박경순 "김정은 어리다고 볼 수 없다, 혈통 때문 아니다"

    토론자로 나선 새세상연구소 박경순 부소장은 “이번 대표자회가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악화로 후계체제 구축의 시급성 때문에 열렸다는 것은 왜곡”이라며 “김정은이 후계자로서 대중적으로 나섰다는 것은 의미가 있으나 후계구도를 확고히 한다는 의미보다 당 체제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당의 계승성을 보장할 후계체제 구축작업을 동시적으로 추진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정일 위원장이 26세 때 갑산파 사건에서 맹활약한 이후 당내에서 정치조직활동을 전개했던 점에 미루어 현재 (후계자로 등장한 것이)매우 어리다고 볼 수 없다”며 “사실상 수년전부터 체계적으로 후계자 문제는 치밀하게 준비되어 왔으며 김 국방위원장이 치료중일 때 김정은이 실질적으로 북한의 당, 정, 군을 지휘했다는 보도도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능력도 없이 김정일 위원장의 혈연이란 이유만으로 후계자에 올랐다’는 분석에 반박한 것으로, ‘3대 세습’ 논쟁에 대해서도 “이 문제에 비판하지 않거나 반대하지 않으면 친북-종북 딱지가 붙여진다”며 “진정한 진보는 용납할 수 없는 이데올로기까지를 포용할 수 있는 똘레랑스를 가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정은이 단지 아들이기 때문인지, 후계자로서 자질과 능력을 갖춰 북한의 인민-당원들이 아래로부터 추대했는지 판단할 수 없다”며 “북한은 나름의 독특한 후계자론을 가지고 있으며 후계구도는 ‘혈통본위’가 아닌 ‘인물본위’로, 김정은이 이런 후계자론에 비추어 합당한 내용과 절차를 거쳐 후계자로 확정된다면 그것이 세습인지 신중한 토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 부소장은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따라 모든 북한문제는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잣대로 삼아야 하며, 이는 내정불간섭 원칙과 체제 인정과 존중의 원칙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각에서 ’3대 세습‘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종북’ 딱지를 붙이고 있는데, 이러한 태도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사고방식”이라고 지적했다.

    정성장 "결국 세습, 비판할 것 비판해야"

    그러나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당 대표자 회의의 목적이 김정은 후계구도의 확립이라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며 “아직 (후계구도가)확립되지 않았다는 것은 나이브(순진)한 해석으로, 정치는 말보다는 실제 그들의 행동을 통해 해석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이어 “(3대 세습이)혈통본위가 아니라 인물본위라고 해석하는 것도 순진하다”며 “김정은에 대해 인물본위 뿐 아니라 혈통본위도 고려해야 하며 이는 결국 ‘세습’이라 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 연구위원은 “비판할 것은 비판하고, 이후 그가 능력을 보여준다면 그건 그대로 인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인혁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는 “북한 후계문제에 대한 관심이 3대 세습에 편향되지 않고, 정책변화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공식화된 북한 후계구도를 내정문제로 규정해 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도, ‘민족공조’ 관점에서 북한의 후계구도를 일방적으로 인정하거나 미래가 불투명한 문제로 치부하는 것보다는 비판적 거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발제를 맡은 정창현 국민대학교 겸임교수(<민족21> 대표)는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과 관련 해 “김정은 대장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후계자 지도체계가 중앙군사위원회를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라며 “앞으로 당중앙군사위원회와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북한의 모든 노선과 정책을 결정하고 핵심기구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울러 이번 노동당 대표자회의에 대해 “노동당의 운영과 인사를 정상화하는 계기이자 당의 기능을 정상화해 당-인민의 관계를 확고히 하려는 의도”라고 해석하며, 이번 북한의 인사개편을 볼 때 “향후 ‘특정인’의 섭정보다는 ‘집단 협의’를 거쳐 조직적으로 후계자를 보좌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무진 "차근차근 승계과정 밟을 것"

    이에 대해 정성장 연구위원은 “김정은이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되었다고 중앙군사위가 ‘후계구축의 사령탑’이 될 것이라는 해석이 있는데, 군사분야에서는 중앙군사위가 이전부터 국방위원회보다 더 영향력있는 기관”이라며 “중앙군사위가 갑자기 최고군사지도기관이 되었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정은이 당 중앙위 정치국 상무위원과 비서직에 선출되지 않은 것은, 김정일의 건강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집중과 선택’에 따라 중앙군사위를 먼저 장악해 군부를 통제한 후 당 장악에 나서는 것이 유리하다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이번 당 대표자회의로 김정은 후계구축은 ‘대외적 공식화 단계’로 진입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3차 당대표자회의는 당의 기능 복원, 김정일 총비서의 건재함 과시, 김정은 후계체제 토대 마련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김정은 후계체제의 전망은 다소 불안하지만 차근 차근 권력승계 과정을 밟아나갈 것으로 예상되며 남한은 북한이 불안할수록 정확한 정보획득과 안정적 상황관리를 위해 대화와 교류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는 새세상연구소 최규엽 소장의 사회로 진행되었으며 정창현 국민대 겸임교수가 발제를 맡았다. 토론은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방인혁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 박경순 새세상연구소 부소장이 맡았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