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파 지식인의 일관된 시선
        2010년 09월 25일 02:42 오전

    Print Friendly
       
      ▲책 표지 

    ‘B급 좌파’ 김규항이 세 번째 칼럼집을 발간했다. 『B급 좌파, 세 번째 이야기』(김규항, 리더스하우스, 20,000원). 지난 2005년 여름부터 2010년 봄까지 블로그 ‘규항넷’과 「한겨레」, 「프레시안」, 「시사저널」, 「보그」등에 기고해 온 글을 모았다.

    신자유주의가 끝도 없이 팽창하고 바로 그 신자유주의가 스스로 위기를 맞았지만 대한민국 사회에서 진보주의는 점차 신자유주의 세력과 더 손을 맞잡기 시작했다.

    이 책은 지난 5년 동안 한국사회의 모습을, 한 좌파 지식인의 일관된 시선으로 기록한 한편의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는 우리가 더 이상 기억하려 하지 않는 지난 5년의 시기가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했는지 성찰적으로 기록하고, 그 5년 동안 개인으로서의 ‘나’를 너머 ‘사회인’으로서의 내 모습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해 준다.

    이 책이 시작하는 2005년 여름은 한미FTA가 본격화 되면서 이에 반대하던 전용철, 홍덕표 2명의 농민이 숨을 거둔 해이고, 2007년에는 허세욱 열사가 자기 몸에 불을 질렀다. 이에 김규항은 묻는다. “이들의 죽음을 담보할 만큼 한국사회는 먹고 살만해졌는가?” 물론 “아니다”가 그 답이다.

    김규항은 바로 이 두 명의 농민과 한명의 노동자를 죽인 본질이 신자유주의화이며 현재의 한국사회를 자본의 계급사회로 완성한 최고 실무자는 많은 사람들이 ‘진보’라 착각하고 있는 김대중, 노무현 정권을 만든 이들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가짜 진보’, ‘가짜 좌파’이며 정작 진정한 좌파들은 이들 가짜 좌파와 함께 매도되고 있다.

    김규항의 칼끝은 개혁 세력 뿐 아니라 한국사회 지식인들에게도 향해있다. 그는 지난 2008년 촛불 당시 지식인들은 “문제의 본질이 이명박이 아니라 신자유주의라고 광장의 인민들을 설득했어야 했고 촛불의 열기에 저마다 투사가 되어 싸우고 있지만, 이미 제 스스로 신자유주의의 괴물이 되어버린 내면을 아프게 ‘성찰’할 것을 간곡히 말했어야 했다”고 말한다.

    이어 예수의 삶을 통해 혁명성과 영성의 조화를 피력한 김규항은, “‘영성’은 단지 종교적인 개념에 머물지 않고 개개인의 내면에 작용하면서 일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모여 한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말한다”며 “결국 영성이, 성찰이 결핍한 혁명은, 사상누각일 뿐”이라 말한다.

    이번 『B급 좌파, 세 번째 이야기』는 전작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삶에 대한 이야기와 그의 두 아이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그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쓰면서 자신의 글과 삶을 일치시키려 노력한다. 이는 「고래가 그랬어」에 매진하는 그의 삶을 통해서도 바라볼 수 있다.

                                                      ***

    저자소개 – 김규항

    1962년생. 전라도에서 태어나 직업군인 아버지를 따라 전국을 떠돌며 지역갈등이나 계급구조, 대중의 습속 따위 사회 문제에 대해 많은 정서적 자극을 받았다. 1980년대 초 한신대를 다니며 나름의 사회의식을 갖게 되었고, 예수를 만났다. 1990년대 초까지 서울영상집단과 민중문화운동연합에서 활동했고, 1998년 「씨네21」의 ‘유토피아 디스토피아’로 글쓰기를 시작하였다.

    일상의 체험에서 우러나온 소재와 얽히고설킨 현실의 본질을 꿰뚫는 직관, 그리고 비판과 성찰이 공존하는 그의 글은 꾸준히 독자들의 공감을 사 왔다. 군더더기 없는 간결한 문장은 글의 내용과 별개로 읽는 이에게 깊은 인상을 준다. 그의 글이 비타협적으로 느껴지는 건, 그가 정직하게 일하면서도 인간적 위엄을 유지하기 힘든 사람들 편에서만 글을 쓰기 때문이다.

    2000년 극우 집단주의와 싸우는 사회문화 비평지 「아웃사이더」를 만들어 편집주간을 지냈고, 2003년엔 사람이 아니라 상품으로 키워지는 한국 아이들을 응원하는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를 만들어 발행인을 맡고 있다.

    아이들과 이야기하기, 자전거 타기와 타악기 연주를 좋아하며, 2010년 3월 「한겨레21」이 정치인과 사회인사 5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좌파적이면서 동시에 개인의 자유에 대한 신념이 가장 높은 사람으로 꼽히기도 했다.

    지은 책으로 첫 번째 산문집 『B급 좌파』와 그 두 번째 버전에 해당하는 『나는 왜 불온한가』, 인터뷰집 『가장 왼쪽에서 가장 오른쪽까지』(공저), 그리고 『예수전』이 있다.

    필자소개

    페이스북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