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산가족이 상습적 앵벌이수단?
        2010년 09월 13일 08:58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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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월 천안함 사태 이후 얼어붙었던 남북관계에 해빙 조짐이 보이고 있다.

    북한이 지난 10일 남측에 추석을 맞아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갖자’는 조선적집사회 명의의 통지문을 보냈다고 통일부가 12일 밝혔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을 정례화하자고 역제의하기로 했다.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대북 쌀 지원 및 6자회담 재개 등으로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앞서 북한은 지난 4일 대북 수해지원을 위한 쌀과 중장비, 시멘트 제공을 요청했고, 7일에는 남쪽 어선 대승호를 나포 한 달여 만에 돌려보냈다.

    상당수 언론이 남북 이산가족 상봉을 환영하며 정례화로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는데 반해 동아는 “(북한이) 이산가족을 줄곧 앵벌이용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그러면서 동아는 “북이 인도주의를 말하려면 천안함 무력도발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 ‘도발 후 대화 요구’라는 상투적 술책으로 천안함 사태를 넘어갈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사설 <이산가족을 상습적 앵벌이 수단으로 쓰는 북>).

    다음은 13일 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남북, 한 발씩 앞으로…‘해빙’으로 가나>
    국민일보 <오가는 화답…남북경색 풀리나>
    동아일보 <남북 고위급 개성 접촉설>
    서울신문 <“연내 남북정상회담을”>
    세계일보 <남 “이산상봉 정례화하자”>
    조선일보 <“후진타오, 김정은 만났다”>
    중앙일보 <“이산 상봉을 정례화 하자”>
    한겨레 <대결 치닫던 남북 ‘해빙’ 조짐>
    한국일보 <‘화해의 달’ 뜨나>

    아사히 “남북 고위급 개성서 비밀 접촉”

    일본 아사히신문은 남북한 고위 관계자들이 지난달 중순 북한 개성에서 비밀 접촉을 했다고 12일 1면 기사로 보도했다. 이날 언론은 “한국 측은 천안함 사건 사죄와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요구했고, 북측은 ‘햇볕정책’으로의 복귀를 주장했다”고 인용보도했다. 정부는 부인했지만, 동아는 1면 <남북 고위급 개성 접촉설>에서 대북 소식통의 말을 인용 “남북한 최고위급 당국자들이 올해 6월 이후 세 차례 개성에서 비밀 대화를 한 것으로 안다”고 보도했다.

    대결 치닫던 남북관계에 훈풍 부나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대치와 대결로 치닫던 남북관계가 국면 전환의 기로를 맞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한겨레는 1면 <대결 치닫던 남북 ‘해빙’ 조짐>에서 “인도주의적 사안을 매개로 한 북한의 잇단 적극적 대남 조처와 제안이 이런 분석의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남쪽 역시 수해지원을 위한 긴급구호를 명분 삼아 대북 쌀 지원에 나서기로 하는 등 북쪽의 제안에 제한적이나마 호응하는 분위기다. 북한의 적극적인 대남 공세는 일단 수해와 경제난 극복을 위해 외부의 경제 협력이 절실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한겨레는 분석했다. 이와 관련해 북쪽의 최근 대남 조처가 미국의 요구에 대한 화답의 성격을 띠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9월13일자 한겨레 1면.

    인도적 교류가 주목받는 것은 당국 간 접촉의 촉매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향은 1면 <남북, 한발씩 앞으로… ‘해빙’으로 가나>에서 “김대중·노무현 정부에서도 이산가족 상봉과 쌀 지원 등은 함께 협상테이블에 오른 적이 많다”며 “2009년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으로 경색됐던 남북관계도 북한에 억류된 개성공단 근로자 유성진씨의 석방,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조문단 파견 등 인도적 교류를 거쳐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비밀접촉 단계까지 풀린 바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선제적 유화 조치에 대해 경향은 “향후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남한의 입장 표명을 요구하겠다는 의도도 읽힌다”고 봤다.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제의는 “남한의 ‘통 큰 지원’을 끌어내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경향은 3면 <북, 선제적 ‘유화 공세’…경제지원·6자 ‘다목적 포석’>에서 “남한의 지원을 받아내기 위해 천안함 사태 이후 북한에 비판적인 여론을 달래야 남한 정부의 움직임도 가벼워질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을 것으로 짐작된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 장소를 금강산으로 지목한 것에는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입장을 요구하는 성격도 있다고 봤다.

    조선 “쌀 구할 데 남한 뿐”…중앙 “천안함 탈출 위한 것?”

    북한의 이 같은 유화적 제스처에 대해 조선은 “경제난에 수해가 겹친 북한이 지금 쌀 구할 데는 남한뿐”이라고 말했다. 조선은 5면 <남엔 “이산상봉 줄테니 쌀달라”메시지/미엔 “남과 관계개선 위해 노력” 제스처>에서 신의주지역 수해 복구가 늦어지고 있고, 김정은으로 알려진 후계 세습을 앞두고 민심을 다독여야 한다는 해석이다. 중국에 요청한 대규모 식량 지원도 성사되지 않았고, 군량미 창고까지 열어 급한 풀을 끄는 등 지금 수중에 남은 쌀이 별로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조선은 조영기 고려대 교수의 말을 인용해 “남한이 원하는 인도주의 행사를 열어줄 테니 북한이 원하는 10만t 이상의 대규모 식량을 지원해달라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 9월13일자 조선 5면.

    중앙은 “3월 말 발생한 천안함 사태로 인한 대북 압박·제재 국면을 탈피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있다”고 봤다. 중앙은 6면 <쌀 이어 이산상봉…‘천안함 탈출’ 교감?>에서 “수해 지원이나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한 남북 접촉을 통해 ‘천안함 가해자’에서 벗어나려 한다”며 “이산가족 상봉이나 대승호 선박 등의 조치로 대북 비난 여론을 무마시켜 나가려는 치밀한 전술이 읽힌다는 게 정부 당국자들의 진단”이라고 분석했다.

    동아 “김정일 ‘MB 올가을 평양 불러오라’ 지시”

    동아는 북한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대남 정책을 공세에서 유화로 전환하고 천안함 사건의 출구전략을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동아는 2면 <김정일 6월 ‘MB 올가을 평양 불러오라’ 지시>에서 북한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소식통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6월 대남 사업 담당자들을 불러 모아 남한과의 관계 개선과 연내 남북 정상회담 재추진을 지시했다”며 “이후 북한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천안함 출구전략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아는 김 위원장은 올가을 이명박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도록 하는 대신 남측이 원하는 국군포로와 납북자 송환 등을 전향적으로 처리하라고 대남 사업 담당자들에게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 9월13일자 동아 2면.

    남북 이산가족 상봉 이르면 내달 15일께 가능

    북쪽이 추석을 계기로 이산가족 상봉을 제의했지만, 실제 추석(22일) 앞뒤에 상봉이 이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겨레는 3면 <남북 이산가족 상봉 이르면 내달 15일께 가능>에서 “불과 10일 만에 상봉행사를 준비하기는 실무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산가족 상봉을 위해서는 남북이 상봉에 참여하는 가족의 규모에 합의하고 그에 따른 명단을 서로 교환한 뒤 양쪽이 이를 토대로 서로 제출한 명단에 있는 가족의 생사 여부와 건강 상태 등을 확인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이런 작업은 최대한 빨리해도 한 달쯤 걸린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남북의 일정을 고려하면 “10월 15~20일 사이에 상봉행사가 열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앙 “통지문 10일 접수하고도, 11일까지 숨겨”

    중앙은 “통일부가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제안 통지문을 10일 접수하고도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11일 오전 10시까지 숨겼다”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의 쌀 요청 통지문을 통보 사흘이 지난 7일 뒤늦게 공개했다가 비난이 거세지자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도 사흘 만에 잘못을 되풀이한 것이다. 중앙은 “국민에게 투명한 남북 관계 추진을 공언했던 이명박 정부가 몇몇 고위 당국자의 정보 독점과 비밀주의 때문에 신뢰를 잃고 있다”고 비판했다(6면 <쌀 이어 이산상봉…‘천안함 탈출’ 교감?>).

    동아 “북, 이산가족 상봉 제의 앵벌이용으로 이용”

    상당수 언론이 남북에 부는 훈풍을 환영하고 있는데 반해 동아는 북한이 이산가족 상봉을 ‘앵벌이용’으로 이용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동아는 “북이 추석을 불과 열이틀 앞둔 시점에 이산가족 상봉 제의를 한 속셈은 뻔하다”며 “북이 대남 유화공세를 취하면서 언급한 ‘인도주의 협력사업’은 남한의 대규모 지원을 뜻한다. 북은 작년 추석 이산가족 상봉 때도 쌀 지원을 요청했다. 이산가족을 줄곧 앵벌이용으로 이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동아는 “북이 인도주의를 말하려면 천안함 무력도발을 인정하고 사죄해야 한다”며 “‘도발 후 대화 요구’라는 상투적 술책으로 천안함 사태를 넘어갈 수는 없다”고 말했다.

       
      ▲ 9월13일자 동아 사설.

    경향은 이산가족 상봉이 남북 화해 흐름을 촉진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며 먼저 신뢰를 쌓는 게 우선이라고 주문했다. 경향은 사설 <이산 상봉, 남북대화·6자회담 기회로 삼아야>에서 “상호 대립하기보다 만나고 화해하며 협력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사실을 남북 모두 다시 한번 깨달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제공하리라 믿는다”며 이같이 말했다. 경향은 “최소한의 신뢰를 쌓고 그런 과정을 통해 대화를 복원하고, 대화를 통해 천안함 사건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남북관계를 개선해야 6자회담 재개의 길도 열린다”며 “그런데 북측의 사과 및 비핵화 조치를 남북관계 개선과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삼겠다면 해결이 난망하다”고 지적했다.

    방송·연예계도 ‘공정한 사회’ 논란

    공직사회를 뒤흔든 ‘공정한 사회’론의 불길이 방송·연예계로 번지고 있다. 중앙은 18면 <방송·연예계도 ‘공정 사회’ 논란>에서 공인의 사회적 책임과 행동의 적정성을 따지는 잣대가 인터넷 여론을 통해 가수 신정환의 원정 도박 의혹에 이어 가수 MC몽의 병역 기피, ‘4억 명품녀’ 논란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 9월13일자 중앙 18면.

    가수 MC몽은 지난 11일 병역 면제를 받기 위해 멀쩡한 치아를 뽑은 혐의(병역법 위반 등)로 불구속 입건됐다. 가수 신정환의 필리핀 원정 도박 의혹이 불거졌고, “부모 용돈으로 화려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4억 명품녀’ 김모(24)씨의 경우도 ‘공정한 사회’ 논란을 거치며 확산되고 있다.

    이와 관련 조선과 한국은 엠씨몽씨와 명품녀에 대한 사설을 실었다. 조선은 사설 <병역 기피 연예인 다시는 국민 앞에 못 서게 해야>에서 “연예인, 스포츠 스타들이 누구의 행동을 보고 듣고 이런 탈선을 ‘해도 되는 일’로 여기게 됐겠는가”라고 물으며 “대한민국 정계·재계·학계의 어른이라는 사람들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며 통절한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사설 <명품녀 소동과 케이블TV의 공적 책임>에서 “이번 소동은 갈수록 선정성과 자극성을 좇는 케이블TV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냈다”며 “방통위는 케이블TV가 공적 책임을 저버리고 마냥 타락의 길로 치닫지 않도록 감시하고 규제해야 한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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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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