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없는 인사청문회, 동아도 "쪽팔린다"
    2010년 08월 24일 09:11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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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앞두고 ‘석연치 않은 선거자금 거래’와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이 불거졌다.

한겨레는 김 후보자가 거창군수 시절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지역 건설업체 사장한테서 거액의 선거자금을 빌렸던 사실이 23일 확인됐다고 전했고, 박연차 게이트 당시 김 후보에 박연차씨의 돈을 전달한 의혹을 받은 한식당 여종업원이 작년 국내서 검찰 조사를 받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조 후보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이 최대 쟁점이 됐는데, 조 후보자는 “노 전 대통령과 천안함 사고 유가족과 관련한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한다”면서도 차명계좌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 이를 두고 보수신문은 ‘사과는 했지만 부인은 안 했다’며 차명계좌 존재에 무게를 싣는 모습을 보였다.

25일로 집권 반환점을 맞은 이명박 정부 장·차관급 인사의 영남·고려대 편중 현상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이 청부 장·차관급(후보자 포함) 103명과 청와대 비서관 이상 59명의 출신 지역과 학교를 분석한 결과, 장·차관급 인사 중 영남출신은 37.8%로 집권 초기보다 는 것으로 조사됐다. 출신 대학도 11.3%에서 16.5%로 크게 증가했다(경향 1면 <집권 반환점 맞은 MB정부 장·차관, 청비서관 10명 중 4명 ‘영남’>).

다음은 24일자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집권 반환점 맞은 MB정부 장·차관, 청비서관 10명 중 4명 ‘영남’>
국민일보 <“노무현 차명계좌, 더 할 말 없다”>
동아일보 <“노 차명계좌 할말 없다” 의혹 키운 ‘조현오의 입’>
서울신문 <조현오 “노 묘소 찾아 사죄 의사”>
세계일보 <무딘 추궁·버티기 ‘맥빠진 청문회’>
조선일보 <“노 차명계좌 지금 말하는 건 부적절”>
중앙일보 <사과했지만 부인은 안 했다>
한겨레 <군수시절 특혜의혹 업체서/김태호, 선거자금 4억 빌려>
한국일보 <조현오, 노 차명계좌 모르쇠 일관>

한겨레 “김태호, 군수시절 특혜의혹 인 업체서 선거자금 빌려”

김태호 국무총리 후보자가 거창군수 시절 특혜를 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지역 건설업체 사장한테서 거액의 선거자금을 빌렸던 사실이 23일 확인됐다. 한겨레는 1면 <군수시절 특혜의혹 업체서 김태호, 선거자금 4억 빌려>에서 “ㅎ종합건설 대표 최아무개씨는 ‘2004년 6월 김 후보자의 선거관리통장으로 4억 원을 빌려주고 8월에 계좌로 3억3000만 원을 돌려받았다’며 ‘다음해 1∼2월쯤 나머지 7000만 원도 돌려받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ㅎ종합건설은 김 후보자가 거창군수로 재임하던 2003년 불법적인 수의계약 특혜를 많이 받은 업체로 지목돼 검찰 조사를 받았다”며 “ㅎ종건은 김 후보자가 도지사가 된 2004년 이후 사업을 크게 확장했다”고 전했다. 김 후보자쪽은 “보궐선거 전에 선거비용으로 빌려 2005년 3월 모두 갚았다”며 “수의계약 연루 의혹은 검찰이 무혐의를 내린 만큼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도 의혹

김 후보자 청문회에서는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동아는 이날 1면 <“김총리후보에 박연차 돈 전달 의혹 한식당 여종업원 작년 국내서 조사”>와 4면 <김태호 청문회 하루 전 갑자기 왜?>을 통해 지난해 김 후보자의 ‘박연차 게이트’ 연루 의혹 사건 수사 당시 검찰이 핵심 중인인 미국 뉴욕 한인식당 여종업원을 조사했다고 법무부가 23일 시인했다.

이 여종업원은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식당 사장에게 맡긴 수만 달러를 김 후보자에게 전달한 장본인이라는 의혹을 받아왔다. 동아는 검찰이 왜 그렇게 오랫동안 여종업원 조사 여부를 감춰왔느냐는 점은 의문이라며 “‘돈을 전달한 사실이 없다’는 진술을 했다면 검찰의 무혐의 처리 결정을 확실하게 뒷받침해주는 근거가 되므로 굳이 조사 사실을 감출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보수신문, 조현오 후보자 차명계좌 발언 “근거있나” 비판

국회 행정안정위원회가 23일 실시한 조현오 경찰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조 후보자의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이 최대 쟁점이 됐다. 조 후보자는 23일 자신의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 “노 전 대통령과 천안함 사고 유가족과 관련한 사려 깊지 못한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한다”고 밝혔다.

“4∼5월 집회·시위를 앞두고 기동경찰이 시위대에 위축되지 말고 엄정 법집행하라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 묘소에서 무릎 꿇고 사죄할 의사가 있느냐”는 민주당 최규식 의원의 질의에도 “그럴 생각이 있다”고 답했으나, 차명계좌의 존재 여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했다(경향 1면 <조현오 “노 전 대통령께 송구”…자신사퇴는 거부>).

조 후보자의 답변에 대해 조선일보는 “차명계좌 발언의 근거가 있긴 한데, 청문회에서 내용을 말했다가는 더 큰 사단이 날 것 같아 말할 수 없다는 것처럼 들렸다”고 보도했다(조선 1면 <“노 차명계좌 지금 말하는 건 부적절”>). 조후보자가 나름대로 근거를 갖고 발언한 것을 부각시키는 듯한 보도태도다.

중앙일보도 1면 <사과했지만 부인은 안 했다>에서 “조 경찰청장 후보자는 23일 국회 행정안전위 인사청문회에서 파문을 일으킨 데 대해서만 사과하고 차명계좌의 존재에 대해서는 ‘없다’고 말하지 않았다”며 “‘돌아가신 노 전 대통령께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차명계좌 발언 자체에 대해서는 잘못됐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 역시 조 후보자의 발언이 근거없는 것만은 아님을 시사하는 듯한 풀이가 가능한 대목이다.

이런 점에서 조선과 동아 사설은 대조적이다. 조선 사설은 조 후보자에 대해 ‘자격 미달’이라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조선은 사설 <경찰청장 후보자는 ‘있다’ ‘없다’ 구분도 못하나> “의원들은 그 발언이 사실에 토대를 둔 것이냐 아니냐를 물었다. 있으면 있다, 없으면 없다고 답변하면 될 일”이라며 “앞으로 범죄 사실이 있느냐 없느냐를 밝히는 수사를 지휘할 총책임자가 ‘있다’ ‘없다’도 구분 못하고 의혹만 키워 놓았으니 자격(資格) 유무는 더 따져볼 필요도 없이 결판이 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동아는 사설 <‘노무현 차명계좌’ 진실은 누구도 덮을 수 없다>에서 “아무리 내부 교육용 강연이었더라도 ‘10만 원짜리 수표’라는 구체적인 표현까지 쓸 정도였다면 나름의 근거가 있었을 것이다. 각종 정보가 몰리는 서울경찰청장이 아무 근거도 없이 허무맹랑한 소리를 했다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조 후보자가 결자해지 차원에서 모든 것을 아는 그대로 털어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겨레는 3면 <조현오 국민성 비하발언 드러나>에서 조 후보자가 “우리나라 사람은 주인이 보면 열을 시키면 스무개를 한다. 그런데 주인이 없으면 한두개만 한다. 이게 우리나라 국민들의 일반적인 성향”이라고 말한 것을 문제 삼았다. 한겨레는 사설 <조현오 후보자 자진사퇴하는 길밖에 없다>에서 “그를 둘러싼 법적·도덕성 시비는 막말 논란이나 억대 부조금 문제뿐 아니라 위장전입, 무리한 실적주의 조직 운영 등 손가락으로 일일이 꼽기도 힘들 정도다. …이쯤 됐으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본인에게나 15만 경찰, 그리고 임명권자를 위해서도 최선의 길”이라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주호 후보자, 논문 중복 게재 의혹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 후보자가 자기표절을 통해 논문을 무더기로 중복 게재했다는 의혹이 인사청문회에서 제기됐다. 김유정 민주당 의원은 23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이 후보자가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연구원 및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로 근무하던 1992년부터 2004년까지 자기표절을 통해 모두 6차례에 걸쳐 논문과 기고문, 저서 등에 비슷하거나 아예 같은 내용을 중복 게재했다”고 주장했다.

김상희 민주당 의원도 “2000년 서울시립대 박아무개 교수와 함께 쓴 ‘사립대학 지배구조의 개혁 의제’라는 논문을 2004년 ‘사립대학의 지배구조 개혁’이라고 재탕 게재했다”고 주장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자기표절과 중복 게재의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학술지 논문간 중복뿐”이라며 “지적된 것 가운데 학술지간 중복 게재는 실수로 주석을 달지 못한 점을 인정하지만 나머지는 중복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한겨레 4면 <이주호, 자신은 “실수”…어이없는 항변>).

진수희 후보자, 다운계약서 및 재산 미신고 여부 등에 집중 추궁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진 후보자의 재산, 자녀의 한국 국적 포기, 무자격 건강보험 혜택 등에 대한 집중 추궁이 이어졌다. 중앙 5면 <진수희 “다운계약서, 구매자가 원해 작성”>에 따르면, 진 후보자는 “2000년 12월 당시 평균시세가 5억8000만 원이던 강남 대치동의 53평짜리 아파트를 진 후보자가 매도할 때 매매가를 시세보다 훨씬 낮은 2억5000만 원에 신고했다”는 전현희 민주당 의원의 지적과 “다운계약서를 작성한 후보자는 매매 상대방의 세금탈루를 도운 공범”이라는 최영희 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해 “구매자가 원해서 그렇게 했다”며 다운계약서 작성 사실을 인정했다. 5년간 늘어난 5억 원의 예금에 대해 ‘미신고 수입’이라는 의혹이 일었고, 2003년 한국 국적을 포기한 딸이 2004∼2005년까지 7차례 부당하게 건강보험 혜택을 받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동아도 “인사청문회, ‘쪽팔린다’”

국민일보 2면의 만평이다. 청문회를 통해 고위 공직자의 자질을 검증하겠다는 인사청문회 취지가 무색할 정도다. 이명박 대통령이 “조금 더 엄격한 인사검증 기준을 만들라”고 지시했을 정도다. 경향의 사설 <대통령의 ‘엄격한 기준’ 이번 청문회는 예외?>도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권순택 동아 논설위원도 이날 30면 <‘참 쪽팔리는’ 인사청문회>에서 “일부 후보자의 도덕성은 국민이 봐줄 수 있는 한계를 넘었다”며 “위장전입, 부동산 투기, 병역 기피, 탈세 의혹은 기본이다. …지금 같아서는 대통령이 비리 의혹 종합세트 수준의 후보자들을 청문회에 넘기고 국회는 정략적 정파적 검증이나 하는 ‘통과의례’ 수준을 벗어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사과는 있지만 반성은 없다

사과는 있지만 반성은 없는 후보자들의 태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광고 경향 정치부 기자는 ‘기자메모’ <‘사과’로 허물 덮으려는 후보들>에서 ‘사과의 남발’을 지적했다. 그는 “최근 후보자들의 사과 모습을 보면 솔직함을 넘어 담담하다. 망설임도 없다”며 “사과를 통과의례나 면죄부쯤으로 여기는 듯하다”고 문제삼았다. 국회에는 “부동산 투기, 부당이득 등 반사회적 범법에 대해선 사과를 허물 덮는 명분으로 삼아선 안된다”고 주문했다.

한국 “인사청문회 취지가 의심스럽다…근본 개선책 세워야”

한국은 사설 <인사청문회 개선 방안을 생각할 때다>에서 “국회 인사청문회가 과거 어느 때와도 비교하기 힘든 심각한 무력증을 드러내고 있다”며 “인사청문회가 단순한 통과절차로서만 자리매김하는 듯하다”고 우려했다. 여론마저도 특별히 날을 세우지 않아 정부ㆍ여당의 심리적 압박을 덜어주었다. 눈이 번쩍 떠질 만한 언론의 추적 보도나 심층 취재도 불발했다. 한국은 “사회 지도층의 행태라고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쪽방’ 투기도 잘못했다고 용서만 빌면 그만이고, 경찰 총수 직책과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경박한 인식과 언행도 ‘죄송하다’고 고개만 숙이면 된다면 인사청문회의 취지가 의심스럽다”며 인사청문회의 근본적 개선책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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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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