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으로는 대화, 뒤로는 폭력"
By 나난
    2010년 08월 10일 05:01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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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땡볕과 폭우에도 불구하고 천막도 치지 못했던 농성장이 용역업체 직원들에 의해 철거됐다. 지난달 12일부터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그룹 본사 앞을 지키던 동희오토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쫓겨난 자리엔 현대기아차 직원과 용역업체 직원 200여 명이 점거(?)한 상태다.

지난 8일 현대기아차 직원과 용역업체 직원 150여 명은 ‘집회’를 이유로 깔판 몇 개와 현수막 등이 전부인 동희오토 노동자들의 조촐한 농성장을 철거했다. 몇 안 되는 농성물품은 인근 한 마트 앞에 버려졌으며, 농성장을 지키던 이백윤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장과 2명의 조합원은 서초경찰서로 연행됐다. 집회를 방해하고, 불법 집회를 했다는 이유다.

   
  ▲ 지난 7월 노숙농성 중이던 조합원들이 용역들에게 내몰리고 있는 모습 (사진=동희오토)

이 지회장 등 3명의 조합원은 10일 오후 4시경 풀려난 상태지만, 지난달 대법원이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해 "하청노동자 고용 2년이 경과했을 경우 정규직 노동자로 직접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판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실상 기아차 노동자나 다름없는 동희오토 노동자들에게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다.

"앞에선 대화 뒤로는 폭력"

특히나 농성장 철거가 지난 4일 이백윤 지회장이 소속된 사내하청업체가 노사 간담회를 요구한 뒤 발생한 것과 관련해서도 “겉으로는 대화를 제안하더니 뒤로는 또다시 폭력으로 노조를 탄압하고 있다”며 사용자측의 이중성을 힐난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번 농성장 철거와 관련해 금속노조 등 제 노동․정당․시민사회단체는 10일 기자회견을 열고 “동희오토 비정규직 노동자의 노동기본권 문제를 정몽구 회장이 직접 해결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철거 과정에서 농성장을 지키던 조합원이 경찰에 연행된 것과 관련해 금속노조 등은 이를 규탄하며 무기한 농성에 들어간 상태다.

특히 이들은 지난달 22일 대법원이 현대차 사내하청 노동자에 대해 “하청노동자 고용 2년이 경과했을 경우 정규직 노동자로 직접 고용한 것으로 본다”며 “컨베이어벨트 방식에 활용되는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고 판결한 것과 관련해서도 비정규직을 인정하지 않는 현대기아차의 태도를 꼬집었다.

금속노조 등은 “대법원판결에도 현대기아차그룹은 사내하청 노동자들을 정규직화 시키기는커녕 비정규직에 대한 무시와 탄압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현대기아차 그룹은 비정규 노동자들의 교섭 요청을 무시하고 지난 한 달여 동안 용역을 동원한 농성장 침탈을 수시로 진행하며 비정규 노동자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역시 “현대자본의 주장대로라면 아무런 상관없는 사람들이 ‘생떼’를 쓰는 것에 불과한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의 투쟁에 대해 이렇듯 예민하게 대응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동희오토 문제가 현대차자본의 치부를 드러낸다는 사실을 반영한다”며 현대기아차의 동희오토 탄압을 비판했다.

"동희오토, 현대차의 치부"

아울러 “대법원 판결 이후 노사정의 시선이 모두 현대차로 쏠리고 있는 가운데 현대기아차그룹이 내놓은 공식적인 첫 움직임이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의 농성 침탈이라는 점은, 향후 현대기아차그룹의 전략적 대책이 100% 비정규직․무노조 외주화 공장 확대에 있다는 것을 예측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비연은 “그러하기에 동희오토사내하청지회가 요구하고 있는 ‘현대기아차자본의 원청 사용자책임 인정’, ‘현대기아차그룹과의 직접교섭 요구’는 지극히 정당하다”며 “올해 들어 활성화되고 있는 ‘원청 사용자책임 인정’,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의 중요한 계기점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태수 동희오토 조합원은 농성장 철거와 관련해 “교섭 전에 노조를 압박하기 위해 농성장을 침탈한 것 같다”며 “회사가 농성장 침탈과 관련해 사과하고 농성장을 복구시키면 언제든 교섭에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일,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는 현대기아차 측에 관련 내용의 공문을 발송한 상태며 하청업체와의 간담회는 오는 11일로 예정된 상태다.

동희오토 노동자들에 대한 현대기아차의 탄압의 강도가 높아짐에 따라 각 제 정당 시민사회단체는 1인 시위, 유인물 1,000부 돌리기 등을 펼치고 있으며, 오는 8월 17일경 금속노조와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제 시민사회 등이 구체적인 투쟁 일정을 모아 공동 행동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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